보고 끄적 끄적...2015. 5. 4. 08:42

 

<Phantom>

 

일시 : 2015.04.28. ~ 2015.07.26.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가스통 르루와 <오페라의 유령>

극작 : 아서 코핏 (Arthur Lee Kopit)

작곡 : 모리 예스톤 (Maury Yeston)

편곡 : 킴 샤른베르크 (Kim Sharnberg)

안무 : 제이미 맥다니엘 (Jayme McDaniel)

연출 : 로커트 요한슨 (Robert Johanson)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박효신, 카이 (팬텀) / 임선혜, 임혜영, 김순영 (크리스틴)

        신영숙, 홍륜희 (마담 카를로타) / 박철호, 이정렬 (제라르 카리에르)

        에녹, 강성욱 (필립) / 김주원, 황혜민, 최예원 (벨라도바)

        윤전일, 알렉스 (젊은 제라르), 이상준 (무슈 숄레) 외

제작 : EMK

 

뮤지컬 <팬텀>이 개막됐다.

시작전부터 그야말로 잔인하다 싶을 만큼 엄청난 캐스팅에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던 작품이. 

국내외 최정상의 소프라노와 최정상의 뮤지컬 배우와, 그리고 최정상의 발레리나까지.

이 캐스팅으로 어떤 작품인들 성공하지 못할까 싶었다.

내가 선택한 캐스팅은,

우리나라 대형 뮤지컬의 초연 전문배우 류정한과

우리나라보다는 유럽에서 왕성하게 활동중인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였다.

다른 캐스팅도 다 내가 바랬던 배우들이었고

필립과 벨라도바만 갑자기 교체됐는데 그것까지도 다행스럽게 김주원 발레리나였다.

미지에 가까운 신인배우 강성욱은 전날 공연에서 에녹의 부상을 당해 예정보다 일찍 무대에 서게 됐다는데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았다.

에녹만큼의 노래실력과 연기는 아니었지만 

신인 특유의 풋풋함과 조심스러움이 크리스틴에게 끌리는 필립의 마음과 잘 맞아 떨어졌다.

엄청난 대선배들 앞에서 갑자기 하게 된 공연이라 부담감이 컸을텐데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멋지더라.

(뮤지컬 첫데뷔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잘했다.)

넘버를 표현하는게 약하긴 하지만 목소리톤이나 연기는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그동안 에녹이 해왔던 역할때문이겠지만

개인적으론 에녹보다 강성욱 필립이 더 젠틀하고 귀족스럽지 않울까 싶다.

 

 

몇 번 반전을 경험하고 난 후부터는 초연 작품의 호불호는 한 번 관람한 걸로 결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까지의 느낌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Phantom of the oprea>의 아성을 무너뜨리는건 힘들것 같다.

일단 귀에 강렬하게 꽃하는 넘버가 없고

스토리나 인물도 긴장감이 떨어진다.

그래도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를 완전히 새롭게 접근했다는 사실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에릭의 과거 이야기를 발레로 보여준건 확실히 "신의 한 수" 였다.

김주원과 알렉스, 두 사람의 춤과 표정, 동작들은 그 어떤 넘버보다, 그 어떤 대사보다 훨씬 큰 울림이고 감동이었다.

뭐라 흠을 잡을 수 없을만큼 이 자체가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더라.

 

개인적으로 팬텀 역의 류정한과 제라르 역의 이정열 배우에게 박수를 보낸다.

두 사람의 "You ar My Own"은 발레 장면과 우열을 겨룰 정도의 감동이었다.

개인적으로 배우가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을 작품에 반영시키는걸 좋아하지 않는데

아무래도 이 작품만큼은 예외로 남겨야 할 것 같다.

첫공을 마치고 배우 류정한은 커튼콜에 감정이 밀려와서 울컥했다는 말을 했는데

이 장면 때문일거란 확신이 든다.

배우 이정렬은 팬텀에게서 자신의 아픈 아들을 봤을테고

류정한은 제라르에게서 오래전 하늘나라로 떠난 자신의 아버지를 봤을테다.

두 사람의 감정이 깊고 아득해서 아팠다.

류정한은 가면때문에 표정을 드러낼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손과 목소리의 변화로 그 모든 것들을 만회하더라.

특히 손동작의 변화를 따라간다면 감정의 기복과 변화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심지어 가면 위로 팬텀의 표정과 감정이 선명하게 느껴지더라.

(참 대단한 배우다. 류정한은...)

임선혜 크리스틴은 성량도 엄청나고 고음의 기교도 정말 화려한데

너무 잘하니까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다.

그리고 노래할 때와 대사할 때 목소리가 다른것도 이질감으로 다가왔다.

 

1막에서 펜텀의 잦은 가면교체는 중국의 변검을 떠올리게 했고

(그냥 임펙트 있는 걸로 하나 혹은 두 개 정도만 사용하는게 좋았을것 같다)

팬텀과 크리스틴의 레슨 장면은 너무 초보적인 수준이었고

상들리에 떨어지는 장면은... 허접했다.

2막에서는 필립도 그렇고 팬텀도 그렇고 위험한 장면들이 있어 조마조마했다.

중심을 잃거나 셋트와 합이 안맞으면 곧바로 큰 부상으로 이어질 것 같아 걱정스럽더다.

인트로의 자막도 좀 구차스러운 것 같고...

 

사실은...

조금 더 클래식하고 우아한 작품을 기대했는데

클래식과 코믹 등 극과 극을 오가는 중이라 아직까지 많이 혼란스럽다.

일단은 한 번은 더 봐야 개인적인 느낌이 어느 정도 확립될 것 같다.

 

그 와중에 류정한의 연기는... 왜 그렇게 좋은지!

Hear My Tragic tale와 Home,

You are music과 Without Your Music은 또 왜 그렇게 좋은지!

넘버 자체가 아니라 류정한이라는 배우의 표현력이 주는 임펙트가 엄청나다.

이래서 초연으로 올라오는 작품들은 늘 류정한을 원하는구나 싶다.

 

류정한은,

많이 행복하겠다.

그리고 그 행복보다 더 많이 무겁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6. 8. 05:52
어제 저녁 7시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제 4 회 뮤지컬 어워즈 시상식이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배우들이 주연상을 받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다.
창작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할을 했던 "정성화"가 남우주연상을
세계 4대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킴 역할의 "김보경"이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와~~~우!
이 날 정성화는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단다.
사실 그는 매년 소감을 준비했었다며 4년만에 꺼낸다고 말해 주변에 폭소를 자아냈다. 
“오늘 이 자리는 믿음 때문에 가능했다”며 소감을 밝힌 그는
자신을 믿고 끝까지 지원해준 제작자와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개그맨에서 조연급 연기자로 특별한 존재감 없이 연기하던 정성화.
감회가 남다르지 않았을까?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이 그에게 배역의 한계를 줬을테고 그걸 부수기 위해 무지 노력해야 했을테니까...
포기하지 않고 멋지게 이겨낸 그이기에 개인적으로 이 상의 의미가 더 특별하리라 생각된다.
배우 "정성화"는 실제로 무대 위에서 참 열심이고 진지하다.
진정성이 충분히 느껴질 정도로...
그에게 뮤지컬 "영웅"에서의 "안중근" 역은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줬을 것이다. 
여우주연상의 그녀 "김보경"
그녀의 무대를 봤다면,
아무도 그녀의 수상에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뭐 실제로 토를 다는 사람도 없긴 하다)
그 작은 체구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신비스러울 따름이다.
지금 겨우겨우 참고 있는데 그녀의 "킴"을 또 만나고 싶어서 미치겠다. (^^)
두 사람 모두, 나를 참 징글징글하게 울렸던 괴물들인데...

                   남우 주연상 : 정성화(영웅)                여우 주연상 : 김보경(미스 사이공)

작년 뮤지컬 대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조정석이
"스프링어웨이크닝"으로 또 다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모차르트"에서 "황금별"을 정말 멋지게 불렸던 남작부인 "신영숙"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도 내가 예상했던 수상자들 ^^
조정석의 데뷔작 "호두까기 인형"을 봤던 게 언제적인지...
참 이 사람도 너무 동안이다 싶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보이면 아마도 역할의 폭이 더 넓어질텐데...
그래서 나는 그의 나이듦을 따라가 보는 게 참 재미있고 특별할 거라 생각한다.
(이미 서른을 넘긴 나이긴 하지만...)
소위 말하는 상 복 없는 배우 "신영숙"씨는 수상이 너무 늦은 감이 있긴 하다.
여우주연상을 받았더라도 손색이 없는 실력파 배우.
두 사람에게도 축하의 박수를...


    남우 조연상 : 조정석(스프링어웨이크닝)                   여우 조연상 : 신영숙(모차르트)

남자 신인상은 예상했던 그대로 "모차르트"의 김준수(시아준수)가 받았다.
예상했던 인기상까지 거머줘서 2관왕의 영예을 안았으니 첫 뮤지컬 데뷔 치고는 엄청난 성과라고 하겠다.
하긴 김준수 때문에 업무가 마비된 세종문화회관이었으니...
(대극장 완판남이 드디어 나왔다는 사실...)
여자 신인상은 댄스뮤지컬 "컨택트"에 나왔던 발레리나 "김주원"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인데 안타깝게도 놓치고 말았었는데...
그녀의 수상은 좀 의외의 결과였다.
(아마 본인도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
개인적으로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가 받을거라 예상했었는데...


            남우 신인상 : 김준수(모차르트)                     여우 신인상 : 김주원(컨택트)

<명성황후>를 만든 에이콤에서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으로 만든 뮤지컬 <영웅>. 
예상대로  최우수 창작뮤지컬상과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주요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짝짝짝!)
에이콤은 1995년 명성황후 시해 100주년을 맞아 뮤지컬 <명성황후>를 제작하더니
이번에도 역사적 사실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런 시도들은 정말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그리고 뮤지컬 "영웅"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한대도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뭉클하고 아프다...
 작년 겨울에 이 작품때문에 눈발을 헤쳐가며 눈물바람으로 LG아트를 얼마나 드나들었던지...)
<영웅>의 윤호진 연출의 소감이 재미있다.
“올해가 명성황후 15주년이다. 명성황후의 옥동자 <영웅>이 태어난 것 같다”
뮤지컬 <영웅>은 내년 8월말부터 두 달간 LA 공연을 시작으로 해외진출이 시작된단다.
<명성황후>같은 성공을 해외에서도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


                   최우수창작뮤지컬상 "영웅"                    최우수외국뮤지컬상 "스프링어웨이크"

 -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수상자 -

▲ 최우수창작뮤지컬상 = '영웅'
▲ 최우수외국뮤지컬상 = '스프링어웨이크닝'
▲ 베스트리바이벌상 = '오페라의 유령'
▲ 소극장창작뮤지컬상 = '스페셜레터' '연탄길'
▲ 연출상 = 윤호진(영웅)
▲ 안무상 = 강옥순(금발이 너무해)
▲ 무대미술상 = 박동우(영웅-무대디자인)
▲ 조명음향상 = 구윤영(영웅-조명디자인)
▲ 작사작곡상 = 추민주, 민찬홍(빨래)
▲ 극본상 = 추민주(빨래)
▲ 음악상 = 피터케이시(영웅-편곡자)
▲ 남우주연상 = 정성화(영웅-안중근 역)
▲ 여우주연상 = 김보경(미스사이공-킴 역)
▲ 남우조연상 = 조정석(스프링어웨이크닝-모리츠 역)
▲ 여우조연상 = 신영숙(모차르트!-발트슈테텐남작부인 역)
▲ 남우신인상 = 시아준수(모차르트!-볼프강모차르트 역)
▲ 여우신인상 = 김주원(컨택트-노란드레스 역)
▲ BCLOUN.G 남우/여우 인기상 = 시아준수(모차르트!)/ 정선아(모차르트!)



뮤지컬을 좋아하는 내게는 이 수상자들이 참 다행이고 반갑다.
추카추카~~~~
(빠져들면 안 되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