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08. 12. 11. 06:29

성룡의 뉴스를 접했을 때 나는 런닝 머신 위에 있었다.
그의 결정에 놀랐고 그리고 그의 결정이 존경스러워 미친 듯이 달렸다.
그 이면엔 부러움도, 그리고 부끄러움도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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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래 공수거’ “죽기 전 통장을 깨끗이 비우겠다.”

홍콩스타 성룡(청룽)이 자신의 모든 재산(약 4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룡은 2일 중국 일간지 양성만보와 인터뷰에서 “사람이 아무것도 없이 태어난 것처럼 죽을 때도 빈손으로 가겠다(生不帶來 死不帶去)는 말을 나도 실천하겠다”며 모든 재산은 가족이 아니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성룡은 “젊었을 때 많은 돈이 생기면서 뭐든지 갖고 싶었고 닥치는 대로 물건을 사들인 적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창고에 쌓인 물건은 나에게 큰 짐일 뿐”이라며 “돈은 본래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부 동기를 들었다.
이어 “아들에게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의 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능력이 없다면 헛되이 탕진하게 되지 않겠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또 성룡은 “나는 빌 게이츠보다 10여 년 앞서 자선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성룡은 중화권에서 ‘기부천사’로 정평이 난 연예인이다. 성룡은 10여 년전 재산의 절반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 경주 대회를 열어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해 왔다.
한편 성룡은 한국의 ‘기부천사’ 김장훈에게 서해안 기름유출 피해복구를 위해 1만 달러와 한글로 쓴 격려 편지를 보내 훈훈한 감동을 줬다. 이에 김장훈은 화답으로 같은 액수 1만 달러를 중국 쓰촨성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써달라며 성룡 측에 전달했다. 


                                                                                                                       <스포츠칸 온라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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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
누군들 그를 모를까?
어린시절 태권 브이 만큼이나 신비감을 줬던 사람.
이 사람의 몸을 뒤지면 어딘가에 뚜껑이 보일 거고 그 뚜껑을 열면 엄청난 전력을 가진 밧데리가 우수수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사실 지금도 그런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가 기부한 돈은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4000억 이란다.
자기 것에 대한 소유욕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더 많이 갖고 싶고, 최대한 갖고 싶고, 그리고 할 수 있다면 거기에 또 갖고 싶은 게 사람이 마음...
그가 기부천사로 알려져 있는 우리나라 가수 김장훈에게 직접 쓴 한글 편지도 감동적이다.
그리고 성룡의 "give"에  답한 김장훈의 "take" 방식도 훈훈하다.
(이런 게 정말 give & take 가 아닐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그가 순수하게 존경스럽다.
우리나라에 이런 귀족적인 도덕심을 실천할 수 있는 유명인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도....
하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당장 내 수중에 몇 푼에도 나는 얼마나 꿍하게 움켜 쥐고 있는지...

성룡의 뉴스 뒤에 우리나라 모 배우가 출연료를 자신 삭감했다는 뉴스가 뒤따랐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 뉴스가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9시 뉴스가 참 버라이어티 하다 싶은 마음....

Posted by Book끄-Book끄

34주 된 태아의 초음파 모습입니다.
2008년 12월 10일 만난 천사...




엄마 아빠는
내가 누굴 더 많이 닮았을지
무척 궁금하신가봐요.
제가 말하기 좀 쑥스럽지만
전,
엄마 아빠의 장점만 그대로 닮았답니다. ^^




세상에 태어나
이 귀여운 콧구멍으로
들숨, 날숨 쉬는 날이 금방 오겠죠?
이제 6주만 기다리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릴거예요.
남은 기간 동안도
으랏차차~~~
열심히 크겠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8. 12. 10. 08:29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책 이미지

 


할레드 호세이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는 의사 작가입니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이란, 프랑스 등에서 체류했던 그의 가족은 1979년 소련의 침공으로 조국이 공산국가로 변하자 이듬해 미국으로 망명을 했다고 하네요.

2003년, 그는 첫 소설 <연을 쫓는 아이>를 발표했고(달동네 책거리에서 지난번에 소개했던 책이기도 하구요) 4년 후인  2007년 두 번째 소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발표했습니다.

전작이 아프가니스탄 남자의 이야기였다면 이 소설은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여성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작가는 말합니다.

“내 글쓰기가 아프가니스탄의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일으켜 대중적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

(그리고 그는 충분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단지 두 권의 책만으로도요....)


이 책에는 1959년부터 2003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의 끔찍했던 현대사를 관통해 온 두 여자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왜냐면 이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라 정말 현실이니까요.

자, 그럼 이제 그 두 여자를 만나볼까요?


* 마리암

모계의 지위가 자식에게 이어지는 아프가니스탄.

부잣집 하녀였던 어머니와 주인 사이에 태어난 아이 마리암.

태어나는 순간부터 ‘하라미(후레자식)’란 이름으로 배척받는 아비 있는 사생아. 그것이 그녀의 위치였고 이름이었습니다.

가족에 편입되지 못하고 평생 좌절감에 몸부림치던 어머니 나나는 마리암이 열다섯 되던 해 딸이 아비의 집을 찾아가 그 집 앞에서 밤을 지세우던 날 자살을 합니다.

어머니는 두려웠겠죠. 혹시 혼자 남겨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그리고 딸의 곧 느끼게 될 현실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거부 그리고 말로 표현되어질 수 없는 모든 것들이요...

혼자가 된 마리암은 아버지의 본가에서 잠시 생활하지만, 그들에게 이 아이는 단지 망신스럽고 부끄러운 존재일 뿐입니다.

그들은 마치 엄청난 은혜인양 서른 살 많은 홀아비 구두공 라시드에게 그녀를 시집보냅니다. 마리암의 나이 15살, 라시드는 45살....

남편(이 말의 끔찍스러움이여~~~) 라시드는 처음엔 다정했습니다.

아들을 몹시 바라던 그는 마리암의 유산이 계속되자 점점 본성을 드러내게 되죠.

폭행과 학대의 끝없는 시작...(이 단어는 그러나 절대...절대...절대로 부족한 표현입니다....)

밥을 제대로 짓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는 마리암에게 조약돌을 씹으라고 합니다.

마리암은 눈물을 흘리며 입 안에서 조약돌과 함께 자신의 부러지는 이를 함께 씹게 됩니다.

그녀에게 희망이라는 단어는 전혀 의미가 없는 말입니다.

이게 그녀의 삶입니다. 어쩌면 평생 동안 이어질지도 모르는.....


* 라일라

9살 라일라는 두 오빠가 전쟁터로 끌러가기 전까진 행복한 아이, 그리고 다정한 가정을 가지고 있던 사랑스런 어린 아이였습니다.

두 아들을 읽은 라일라의 엄마는 소련의 몰락만을 희망으로 아무 의미도 가치도 느끼지 않고 살아갑니다. 소련의 몰락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카불을 떠날 준비를 하던 그들의 집으로 떨어지는 로켓 유탄.....

잃어버린 한쪽 청력과 그리고 사랑하는 티리크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그녀의 의식은 점점 흐려집니다. 

마리암과 라시드에 의해 구출되는 라일라는 그들의 집에서 잠시 생활하게 되죠.

그리고 며칠 후 타리크가 피난길에 나머지 한쪽 다리도 잃고(한쪽은 이미 지뢰폭발로 잃어 의족을 하고 있었죠) 죽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러나 이 소식은 모두 라시드가 꾸며낸 거짓말이었습니다)

이제 그녀도 혼자 남습니다.

(참고로 1996년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세력은, 여성들의 교육 및 취업 기회를 완전히 박탈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집 밖으로 나온 여성들에게는 집단폭행을 가하는 등 극단적인 여성차별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절망한 라일라에게 라시드는 자신의 두 번째 부인이 되든, 거리로 나가든 선택을 하라고 말합니다. 거리는 강간과 살육이 범람하는 지옥으로 변한 지 이미 오래죠. 라일라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입니다. 그녀의 몸 속엔 지켜내야 할 생명이 있었으니까요.

15살의 나이에 환갑도 넘긴 남자의 후처가 된 라일라....


증오의 상대로 만나게 된 마리암과 라일라는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남편과 종교 근본주의로 퇴행한 사회와 맞닥뜨리면서 점차 동지적 관계를 맺게 됩니다.

남성의 소유물로 남성에 의지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들이 달리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없었습니다.

남성들에게 부여된 이러한 우월적 지위가 전쟁의 혼란 상황과 맞물리면서 남성의 가학적 폭력성은 가정 내에서 무자비한 폭력과 학대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여성들은 그것을 고스란히 당하게 되죠, 즉 이 책의 두 주인공이 그 희생물의 대표적 전형인 셈입니다.


마리암과 라일라는 한 남자의 아내로서 엄청난 나이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두 여인은 남편의 폭력을 똑같이 감내해야 하는 같은 입장에 처해 있습니다.

처음엔 서로 증오하고 미워하고 대면대면했던 그녀들은 점점 같은 상황을 감내하는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여인으로 동지애를 느끼게 되죠.

특히 라일라에게 자식이 생기면서 마리암은 그들 모두에게 진한 모정을 갖게 됩니다.

결국 남편의 극단적 폭력과 학대로 죽음 직전까지 몰린 라일라를 구하기 위해 마리암은 남편을 살해하게 되죠. 그리고 자신의 아들딸들을 살리기 위해 라일라를 그녀의 옛 애인 타리크와 탈출시키고 모든 죄를 스스로 감당하며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타리크와 행복한 새 삶을 살던 라일라는 결국 탈레반이 미군에 쫓겨 북부로 달아난 시점에 자신의 고국 아프가니스탄으로 되돌아옵니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 앙상한 뼈다귀만 남겨준 그 폐허의 현장으로요.

아마도 라일라는 자신만의 편안한 삶을 위해 남은 생을 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것이 다시 폭력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길일지라도 그녀를 필요로 하는 많은 아프가니스탄의 아들딸들의 소리를 외면할 수는 도저히 없었겠죠. 

그녀는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마리암이 자신의 마음속에 심어준 찬란한 사랑을 나눠줄 것입이다.

이제 이 책의 제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라일라의 베품 속에서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계속 떠오르게 되겠죠.....

벽 뒤에 숨어서도 떠오를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요...


이 소설을 결코 편하게 읽을 수는 도저히 없는 책입니다.

통곡을 하게 만드는 그래서 솔직히 책을 읽는 중간중간 참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아픈 책을 꼭 읽어야 하느냐고 물으면서요...

혹 누가 제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저는,

네, 꼭 읽어달라고, 그리고 제발 제발 제발 읽어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 우울해서, 너무 안타까워서, 너무 서러워서, 그리고 너무 아파서 그래서 끝없이 내 온 몸이 침몰하는 느낌이 든다고 해도 꼭 읽어 보라고요....

끝없이 가라앉더라도 그 바닥에 도달하면 마침내는 그 깊은 곳을 차고 올라올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니까요.

그리고 느끼게 됩니다.

내가 얼마나 다행인 존재고, 그리고 행복한 존재고, 그리고 아름다운 존재인지를요...

책 장을 덮으면서,

부르카로 나를 가리지 않겠다고 그리고 어떤 분노에든 약해지지 않겠다고 저 또한 함께 다짐했습니다.

저는 참 행복하고 다행한 사람입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