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you, Ronnie> - 낸시 레이건
5월이 가정의 달이고, 또 어제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었습니다.
좀 이벤트성 같긴 하지만 오늘 소개하려는 책은 부부에 관한 책입니다.
로널드 윌슨 레이건.
1911년 2월 6일 출생, 영화배우 출신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아놀드 슈왈제너거가 레이건 대통령의 뒤를 그대로 밟고 있다는 설도..... 물론 그 두 사람의 비쥬얼 차이는 정말 엄청나지만.... 일단 가장 큰 차이는 근육이 양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1981년 미국의 제 40대 대통령.
2번의 대통령 재임과 1981년 총격 사건, 대장암, 전립선 암 극복.
그리고 2004년 6월 5일 알츠하이머로 병으로 사망하기까지 레이건은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역대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정치나 정치인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없지 않을까 싶지만(자랑이라고 쓰고 있는 건지.....) 이 책은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세계 강국으로써 미국의 위상을 말하는 내용도 아닙니다. 그저 한 남자와 한 여자, 그 두 사람의 존중과 배려, 그리고 사랑에 관한 기록들입니다.
레이건은 데이트하던 시절부터 약혼, 결혼, 아이들의 출생,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리고 마침내 미국의 대통령에 이르기까지의 50년 시간동안 변함없이 아내에게 사랑이 담긴 편지와 카드를 수시로 보냈다고 합니다.
때로는 기차역에서 잠깐의 틈을 이용해 아주 짧게, 때로는 영화 촬영지에서, 때로는 에어 포스 원에서 그리고 때로는 바로 옆에서 책을 읽고 있는 아내에게까지....
장난스런 그림들과 문구들, 절로 미소가 그려지는 수많은 애칭들과 애정 어린 투정들...
읽고 있으면 자꾸 미소가 지어 집니다....
(어쩌면 너무 부러워 타액 분비 호르몬의 이상으로 자신도 모르게 구강에서 과다한 분비물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가령, 당신의 남편에게 이런 편지를 받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신의 어머니는 정말 딸을 훌륭하게 키우셨소.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아내가 되었으니.
‘아내’라는 두 글자가 당신 이름 앞에 붙으면 얼마나 놀라운 빛을 발하는지...
아내란,
그 사람이 없다면 결코 완전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는 나의 동반자를, 내가 날마다 더욱더 간절히 원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인을, 그녀가 방을 나가기만 해도 내게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그런 사람을 뜻합니다.
당신으로 인해 나는 영원히 따사로운 빛 속에서 살고 있고.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나의 아내가 되어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오.
어떤 아내가 미친 듯이 헌신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정말 미친다면 좀 상당히 곤란은 하겠지만......)
당신이 그 자리에 없으면, 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소. 다만 시간과 공간을 헤매고 있을 뿐이지.
예전보다 더욱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이 없다면 난 내가 아니오. 내게 당신은 생명 그 자체요. 당신이 없으면 당신이 내게 올 때까지 난 기다릴 뿐이오. 그래야 다시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레이건은 그들의 결혼기념과 발렌타인 데이 ,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에도 항상 잊지 않고 편지를 보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요...
아주 오래 전에, 당신과 결혼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만약 그랬더라면 오늘이 우리의 은혼식이 되었을 텐데...
하지만, 나는 우리가 함께 보낸 4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미 25년만큼의 행복을 다누렸다오.
이들은 우리가 20년 동안 함께 살았다고 당신을 속이려 하고 있어,
설마 20분이겠지, 20년이라니! 말도 안 돼...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29년 동안 한 남자를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남자로 만들어 준, 당신의 의무를 넘어선 봉사에 대해 언급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과 특권으로 생각하오.
우리는 특별한 삶을 살아왔으며, 나는 내가 깊이 사랑하는 사람과 50년 이상을 함께 사는 축복을 누렸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따스한 충만함을 느껴지는 건, 당신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오, 당신이 없다면 나는 바로 알 수가 있어요. 집안 전체가 공허해지는 걸... 당신은 마치 제철에 나는 싱싱한 과일이나 영원히 멈추지 않는 행복의 기계와도 같소. 날마다 새롭고 신선한 아침을 열며, 나의 온 세상을 밝게 비추는 빛처럼... 날 사랑해줘서 고맙소. 그리고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 만큼 날 현명하다 판단해준 것에 대해서도...
아내가 홀로 여행을 가게 됐을 때는 요일마다 먹어야 할 비타민 알약을 상기시켜 주기 위해 하나하나 약에 대한 메모를 써주는 자상한 편지까지....
그리고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사실을 온 국민에게 알리는 자리에서까지도 그의 무한한 사랑은 계속됩니다.
불행하게도, 알츠하이머병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나의 가족들은 무거운 짐을 안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바라는 건, 이 무거운 짐이 주는 고통스런 경험을 내 아내 혼자 감당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여러분의 도움으로 그녀는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이 어려움에 맞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일할 수 있는 영광을 허락해준 미국 국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날, 나는 미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미래에 대한 영원한 희망을 간직한 채 떠날 것입니다.
이제 나는 인생의 황혼으로 가는 여정을 시작하려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미래에는 언제나 밝게 빛나는 희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이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그는 정치인들에게는 유독 보수적인 미국에서 최초로 이혼 경력이 있는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퍼스트 레이디 낸시 여사를 내조였죠. 그녀의 헌신적 배려와 끊임없는 내조.
실제로 마치 그 두 사람은 하나의 생명줄로 연결된 사람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일...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가치의 아름다움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 두 사람은 그랬다고 하네요.
한 방에 있다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그 방을 떠나면 그 순간부터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서로의 외로움을 메워주고, 서로를 채워주는 일이야말로 그들에겐 온전한 남편과 아내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일이었다고...
이 책을 읽고,
진심으로 그 둘의 헌신적인 사랑이 부러워 부끄러웠습니다....
* 보너스 팁 하나...
레이건 대통령의 고별 연설 중 유명한 부분이 있습니다.
“All in all, not bad, not bad at all"
(전체적으로 볼 때 괜찮았습니다, 꽤 괜찮았습니다)
자신의 대통령 기간이 완벽하게 좋았던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괜찮았다는 그의 고별 연설....
스스로에게 이런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을 우리도 한번쯤은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