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에 해당되는 글 826건

  1. 2009.06.03 간송미술관 - 겸재화파전
  2. 2009.05.16 GUSTAV KLIMT
  3. 2009.04.29 충무공 탄신일...
  4. 2009.04.15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 2
  5. 2009.03.22 Notre Dame de Paris
  6. 2008.11.30 영화 보다
보고 끄적 끄적...2009. 6. 3. 06:36

햇살 좋은 어느 일요일 오후
간송미술관을 찾다.
눈부신 오후의 산책



겸재 정선 서거 250주년을 맞아
2주간의 <겸재화파전>이 열린 간송미술관
오랫만에 보는 길게 늘어선 사람들
초록 잎들속에서 왠지 평화롭기까지 한 모습들.



초록 잎들과 함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돌부처. 탑, 그리고  정겨운 부조물들...
한 낮의 서늘한 행복감마저 안겨주는 풍경



미치도록 탐나던 나무들, 연한 잎들
그리고 햇살들.



어쩐지 다른 세계로 이어질 것만 같은 길.
모르지. 어쩜 그 길의 끝에서
신비가 시작될지도....



현실 속에서 만난 겸재 정선의 그림들.
그 앞에서 느껴지는 외경심.
이 사람....
아직까지 살아있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있겠구나....

건물 전체가 깨지 못할 주술에 싸여 있던
신비했던 5월의
간송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5. 16. 16:25

2009년 2월 2일부터 어제 5월 15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Gustav Klimt 전이 있었다.



매혹적인 여인의 얼굴에 홀리듯
어느 이른 봄의 눈 소풍
(내가 찾았을 땐 이른 봄이었는데 어느새 5월이.... )



<클림트 황금빛 비밀>
"토탈 아트"를 찾아서....



부제가 민망할 만큼
어색하기 짝이 없는 입구
옛날 약장사 공연 천막을 들어가는 느낌 !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은데....)



인상적이었던 건,
전시실 외벽에 장식된 클림트 작품들
그림 앞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쩌면 그림을 완성하는 건
그 그림을 보는 사람의 "시선"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림을 향하는 시선들의 너무 예뼈
잠시 질투가 나기도... ^^



클림트 작품의 모사품과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사람들이 웅성웅성
"클림트는 좋겠네~~~"
실없는 생각도 한 토막 !

   

클림트 하면 떠오르는 그의 대표작
<유디트>
팜므파탈을 이야기할 때 빼 놓지 않고 등장하는 그림.
옆꾸리의 저 남자,
죽었어도 황홀하지 않았을까?
저런 여인과 함께 였으니...



<아담과 이브>의 이 여인은 어떻고!
어쩐지 흡혈귀의 느낌마저도 전해지는.
뒤에 있는 남자의 얼굴...
피가 온통 빨려 축 늘어진 것 같아.
(불쌍해라... 그러니 남자들이여! 매혹에 조심할지어다~~~)



그렇다고 클림트가 무시무시한 팜므파탈만 표현한 건 아니라는 사실.
<여성의 세시기> 처럼
아이를 품은 따뜻한 여인도 있고,



너무나 유명한 <The Kiss> 처럼
황금빛 찬란한
사랑스런 여인도 있답니다.



클림트 작품처럼 느껴지지 않는
풍경화 <비 온 후>
색이 너무 평화로워 그만 저 위에 앉아버리고 싶은 소망.



어쩐지 동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이런 느낌의 그림은?
<캄머성 공원의 산책로>
모자 달린 빨간 망토를 입고
작은 도시락 가방을 들고
할머니 집을 방문해야 할 것 같은 어린 생각에
왠지 가슴이 뭉클.



Gustav Kiimt (1862~1918)
상당한 다혈질로 알려져 있고.
생전에 그래도 꽤나 명성을 누렸던 화가 중 한 명!
평생을 가족력이 있는 뇌질환에 대한 공포로 전전긍긍헸던 사람.
가장 활홀한 황금색으로 퇴폐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그래서 신비스럽기까지한 작품을 남긴 사람.
클림트로 인해
토탈 아트의 문이 열렸다는 평가.
산업 디자인의 시조라고나 할까?
미술의 상업화,
그러면서도
<베토벤 프리즈> 같은
독특한 실험정신을 담은 작품도 선사한 사람
-음악과 미술의 만남이라.... 

몇 년 전,
그의 천재성과 광기에 대한 영화도 떠오른다.
<KLIMT>
존 말코비치가 클림트로 분했던 영화.
(정말 매력적인 클림트였던 존 말코비치 ^^)
포스터 뒷배경을 수놓은 활홀한 황금빛 입맞춤 !
 


어떻게 그렇지 않을 수 있을까?
예술가는 반미치광이일수밖에 없다는 거,
그게 에로시티즘이든, 퇴폐든, 파괴든, 경멸이든,
이미 그들은 온전할 수 없었음을 이해한다.
때론,
그 온전하지 못함이
미치도록 부럽다.

그대들은 충분히 미쳐있는가?
마치 묻는 것 같다.
대답할 길은,
그러나
없...다...


<클림트의 다른 작품들>

  <마리아 뭉크의 초상>

  <아멜리 추커칸들 부인 초상>



        
                   <남자 누드>                                       <여자 누드>

  <은물고기>


   <움직이는 물>

  <누워있는 소녀의 얼굴>

  <"베토벤 프리즈" 중 일부>




                                  <이탈리아 정원 풍경>

  <마리 브로이니크 초상>
--->거의 실물 크기에 가까웠던 작품
       실제 사람이 서 있는 것 같은 현실감에 문득 당혹스럽기까지 했던 기억 ^^

*  재미있는 포스터 한 장 아니 두 장 
   <토탈 아트>의 선구자 클림트는 행사 포스터도 꽤 많이 그렸다.
   두 그림을 보고 차이점을 찾아보시라~~~


 
왼쪽 포스터가 클림트가 원래 만들었던 포스터.
그런데 남성의 성기가 그려졌다는 이유로
당시 검열관에 의해 소위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오른쪽이 수정된 포스터 !
튼실한 두 그루의 나무가 아주 제 구실(?)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왠지 좀 뻘줌해진 그리스 신화 !

갑자기 외설로 전락한 듯한
테세우스와 미노타우러스.
신화가 울겠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4. 29. 18:43
4월 28일이 충무공탄신 464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뉴스를 통해 알게 됐죠.
뉴스의 요는,
충무공 탄신일에
충무공의 고택이 경매에 나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후손이 사업실패로 그 고택을 내놨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들립니다.
선조는 역사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죽음을 숨겼는데
후손은 그러질 못한 것 같아 맘이 씁쓸합니다.




공교롭게도 주말에 이순신이 주인공인 뮤지컬을 봤습니다.
제목은 <이순신>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화려한 미사여구가 남발하는 시대에
어쩌자고 달랑 이.순.신. 세 글자를 제목으로 내세웠냐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사실은 달랑 세 글자 만으로도
충분히 자신감 있다는 표시가 아니었을지...
그리고,
보고 난 후의 느낌은 확실히 "그렇다" 였습니다.



이순신을 연기했던 뮤지켤 배우 "민영기"
<화성에서 꿈꾸다>의 정조로 각인된 사람.
이 사람은....
브랜드가 되는 배우라는 생각도 잠깐....
혹 역사적으로 진짜(진심으로 진짜) 위대한 인물에 대한 사명감 같은 게 있는 건 아닌지...
이순신에 김명민과 이 사람이 함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작년에 동국대학교 만해광장에서 야외무대로 만났던 <이순신>과는 또 다른 모습이더군요.
진화(?)됐다고 할까요???



<이순신> 같은 기특한 창작품들이
정말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잠깐 품게 됩니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건,
이 뮤지컬이 공연되고 있는 <충무아트>에 관해섭니다.
이 곳에 "충무공 이순신 기념사업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건물 밖에는 거북선 모형도 있구요.
이 곳 이름이 괜히 <충무아트홀>이 아니더군요.
제가 알았던 곳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니
그 느낌 또한 묘합니다.
그래서 <이순신>이란 뮤지컬도 이 곳에서 공연되고 있었던 거였구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 보십시오. 5월 3일까지 공연됩니다)

  <난중일기>

이순신.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리더라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간혹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의 역사는
발전하는가? 아니면 퇴보하는가?를.....
그런데 사실은,
이 질문을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행해 해야 하는 질문이라는 걸 압니다.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게
참 힘겨운 일이기에....



* 뮤지컬 중에 기억나는 부분이 있어 적어봅니다.
  " 전쟁에서 이기는 전사가 되지 말고,
    자신을 이기는 투사가 되라"


나는 지금,
나를 이기는 투사로 살고 있는 걸까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4. 15. 23:19
 
그가 말했다.

"열심히 하고자하는 성실함보다 절박함이 더 큰 동기가 됐다" 라고....
그는 그때 한창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에서 "강마에"라는 도무지 비현실적인 인물을 너무나 현실적으로 살아내고 있을 때였다.

일부러 기억하겠다 작정한 것도 아닌데 우연히 보게 된 인터뷰 기사가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담겨있다.

엄청난 이슈와 함께 "강마에 신드롬"을 만들어낸 <베토벤 바이러스>
이 드라마가 방영될 때,

신기하기도 하고 우습기까지도 했다.
전적으로 나라는 인간 때문에.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나는 시간이 생기면 오히려 책을 손에 드는 편에 속한다.

그리고 확실히 책은 거의 모든 TV 방영물보다 훨씬 더 나를 웃게 만들었고, 그리고 내게는 훨씬 더 적극적이고 환상적이었기에...


그런 나를 늦지 않았을까 조바심치며 TV 앞에 주저앉게 만들고, 시간이 맞춰 귀가하게 만들고, 행여 놓쳤을 땐 기를 쓰고 다시 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으로 그의 이름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릴 때도, <하얀거탑>의 천재 외과 의사 "장준혁"을 연기했을 때도 난 한 번도 그 드라마들을 찾아보지 않았다.

이후에 그가 출연했던 <불량가족>, <꽃보다 아름다워> 두 편의 드마라 역시도 전혀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지금 나는 감히 그에게 열광한다.
그리고 나는 그 열광앞에 당당히 "감히"라는 말을 붙인다.

배우 김명민!
거기 없는 배우, 김명민!

그를 나 역시도 말하고 싶다.
2001년도 장진영과 함께 주연했던 <소름> .
내가 그를 배우로 처음 알게 된 영화.
영화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덕분이긴 해도 <소름>을 보고나서 궁금했다.

“뭐지? 저 사람...”
그런데 아무도 그를 아는 사람이 없단다.
그리고 그의 불운은 잘 짜여진 극본처럼 배우를 향한 그의 노력들을 무참히 강타했다.
도박같은 삶...
어쩌면 배우들은 도박처럼  “단 한 번” 그 한탕의 희망에 목숨을 거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지금은 엑스트라, 카페 손님, 행인 1에 불과할지라도 언젠간 그래도 잭팟을 터뜨리게 될거란 은밀하고 처절한 희망 그리고 질투.
혹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여지없이 파괴되는 육신과 그리고 육신보다 더 피폐해지는 정신의 소유자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
누군들 절망하는 삶을 꿈꿀까?
그게 배우의 삶이라면 누군들 그걸 원할까?
배우의 업은 평생을 떠도는 "유목민의 업"이란다.
나는 그 떠돔이라는 게 정처없는 방황이나 헤맴을 뜻하는 게 아니라 어디서든 정착하여 일구어내는 생명력의 다른 표현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배우의 책임감은 "정착",
바로 그곳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에 대한 다큐를 봤다.

무...서...웠...다....

한번도 그를 두고 무서움을 생각했던 적이 없었는데, 그는 이제 내가 아는 최고의 공포가 됐다.

차이가 있다면 그가 주는 공포의 밑바닥에는 깊고 숙연한 존경심이 내재한다는 사실...

배우를 깊게 존경할 수도 있다는 사실,

이제 알게 됐다......

 <내사랑 내곁에>라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그는 지금 루게릭병으로 몸이 마비되가는 "백종우"가 되어 있다.
그의 얼굴은 푹 꺼져 초췌했으며, 그의 육신은 힘을 잃었으며, 그의  눈빛엔 이미 그늘이 가득했다.
그의 모습에서 더이상  누구라도 이순신을, 장준혁을, 강마에를 떠올리진 못할 것이다.
정말 그는 완벽히 실종되버렸다.
단지 "백종우"만 있을 뿐....
그렇다면 그는 왜 매번 실종을 택하는가???

급기야 이제 나는 그가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왜  그는 매번 현실에서 사라져버리는가?

그가 그려낸 인물들은 “똥덩어리”를 외치는 비상식적이고 비현실적인 인물들조차 너무나 현실적으로 변해버리는데 그는 왜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을까?

그가 현실적이면 그가 창조한 캐릭터들이 비현실의 세계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영화를 찍고 있는 박준표감독은 말한다.
"미친 것 같아요....연기에"
미친듯이 그를 몰입하게 만드는 연기자의 길을 그는 떠나려고도 했단다.
과거의 기억을 말하는 그의 눈가는 이미 젖어있다.


50:50의 법칙!
나는 이걸 밑바닥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50:50의 상황을 뒤집은 건 단지 1% 노력뿐이라고...
일단 49:51의 상황으로만 만들어 놓으면 그게 추진력이 되어 100:0이라는 불가능의 영역에 내 깃발을 꽂게 될 것이라는 믿음...
밑바닥에 내려온 사람은 겁이 없단다. 
더이상 나빠질 것이 없기에.
그러나 내 두 발로 그 밑바닥에 차고 다시 튀어오른다면 그 곳에서 반전이 시작될지도 모르는 일.
마치 그가 그랬던 것처럼...


 

"그는 정말 많이 말랐다"
지금 그와 함께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는 배우 김여진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글을 남겼다.
얼마전 찍은 응급실 씬에서  그는 정말 환자 같았다. 온몸에 핏기라곤 하나도 없었고 추위를 탔다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몇번이나 '괜찮으세요?'라고 진심으로 묻게 되었다고 말한다.
57kg 그는 말한다.
"이건 무조건 말려야돼요!"
그의 최종 몸무게는 54kg이란다. 180에 가까운 그의 키를 생각할 때 그쯤 되면 그는 정말 앙상한 종우가 될 것이다.
또 다시 두렵다.
자신의 몸을 이미 백종우에게 그대로 다 내준 그가 아무렇지 않게 무조건 말려야 된다고 말한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마저도 감동하게 만들고 숙연하게 만드는 그가.... 
어떻게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사람,
어쩌면 연기를 통해 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조차도 나는 이제 그와 관련을 시킨다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것 같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연습하는 건 정말 강심장을 가진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한다.
자기는 그러지 못해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거라고.
그가 말하는 그 "연습"이라는 곳에서 허구에 불과한 인물이 디테일을 갖는 실제 사람으로 변해 현실 속을 이렇게 뚜벅뚜벅 걸어다니게 되는 건가....
아니면,
우리는 정말 무시무시한 <괴물>을 한명 알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혹, 그가 정말 괴물일지라도
나는 그를 위해, 그가 입김을 불어 살려내는 캐릭터들을 위해 괴물같은 응원을 보낼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영원히 거기 없는 배우가 되어 줄 것이기에...

김명민!
그는 확실히 거기 없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3. 22. 19:14


2009.3.21 세종문화회관 PM 7:30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로 만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예전에 프랑스 오리지날 공연팀이 왔을 때
거의 중독에 가깝게 봤던 뮤지컬.
<매혹>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했던 기억
회복되지 않을 중독을 꿈꾸기도 했었는데...

한국팀이 만든 NDP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비로소 처음 만나다.

오리지날의 기억을 뭉개지 않아줘서
한없이 고마웠던 공연 (돈주앙의 악몽을 털어내다.....)
멋진 B-boy들과 아크로바틱 무용수들
그리고 7명의 배우들...

그 마지막 커튼콜의 감동까지.....
좋은 기억 담아줘 고마웠다고.....



약혼녀와 집시여인 에스메랄라 사이에서 방황하던 페뷔스 최수형 
(심하게 사랑스런 기럭지의 소유자 ^^)
멋진 카리스마의 소유자인 집시의 왕 클로팽 임호준
(오리지날 공연에서 내가 완전 버닝했던 인물... )


극을 해설자, 멋진 목소리의 소유자 거리의 시인 그랭구와르 박은태,
그리고 한 여자를 신보다 더 사랑해 욕정의 노예가 되어 버린 신부 프롤로 서범석
(당신 항상 최고였다는 거 알아요?)


비운의 집시 여인 에스메랄라 문혜원
(좀..... ^^ 아베마리아... 내가 정말 좋아했던 노래였는데.... 섭섭)
그리고 우리의 노틀담 성당의 주인 곱추, 얘꾸, 절름발이 콰지모도 조순창


무대를 향해 달려나가는 그들의 얼굴 표정이...
눈 부시게 아름답다.


함께 기립한 사람들의
깊은 환호성...


B-boy 와 무용수들,
그들이 몸으로 말하는 모든 언어들.


당신들 몸의 말을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신기하죠?


홀로, 그러다 여럿이
그리고 결국은 모든 이들과
함께 부르는 앵콜 송.


같이 박수쳤던 것 처럼
오래 기억할께요...
오래...오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8. 11. 30. 15:01


<눈 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을 읽고 엄청난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책을 읽으면서 더 무서웠던 건,
정말 그 내용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는 사실.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게 된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나머지 것들은 전부 현실적이었다.
그것도 너무 적나라하게...
세상은 온통 쓰레기장에 난장판이 되고,
"먹이"를 위해서 자신의 여자를 성의 희생물로 상납해야 하는 상황.
원시적이기까지한 그 상황이 불편했던 건,
그 원시적인 권력의 구조와 행태가, 그리고 복종이,
그리고 분노와 폭발이.
너무 생생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향수>가 영화화 됐을 때 개봉을 기다리면서 느꼈던 유사한 긴장감이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는 동안 다시 느낄 수 있었다.
( 그 이면엔 제발 원작이 형편 없이 망가지는 참사가 벌어지진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내재했을지도...)
힘들지 않았을까?
줄리안 무어는....
이런 상황을 연기하는 게 공포스럽진 않았을까?
꼭 극악무도의 흉악범이 등장하고 지구를 초토화시키는 무시무시한 외계 생물체가 등장하지 않더라도
세상은 충분히 거대한 공포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섬뜩했다.

백색 공포...
그 이름은 어떤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있기에..

* 영화 엔딩이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차라리 원작 그대로 엔딩을 처리했거나, 마지막 줄리안 무어의 시선으로 마무리를 했었다면 하는 바람....)
전체적으로 잘 만든 영화다.
원작을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의 이해도와 느낌의 차이는 엄청날 테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