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12. 17. 09:07

 

<풍월주>

 

일시 : 2018.12.04. ~ 2019.02.17.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대본,작사 : 정민아

작곡 : 박기현

음악감독 : 이주희

연출, 음악 수퍼바이저 : 구소영 

출연 : 성두섭, 이율, 임준혁 (열) / 박정원, 손유동, 정휘 (사담) / 김지현, 문진아 (진성여왕)

        원종환, 조순창 (운장) / 신창주(궁곰), 김연진(진부인), 김혜미(여부인)

제작 : (주)랑

 

2012년 초연때 꽃혀서 봤던 작품이다.

내용은 손발 오그라들고 솔직히 유치하기도 했지만

배우들 연기와 넘버가 너무 좋아서 반복관람했었다.

그런데...

이젠 그만 봐야겠다.

초연의 성두섭 "열"로 봤건만

예전만큼의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아마도 내가 너무 나이를 먹은 탓이겠지.

솔직히 성두섭 배우도,

"열"을 하기에는 확실히 부담스런 연배가 되기도 했다

아무리봐도 열과 사담이 친구로는 도저히 안보여서...

개인적으론 예전보다 더 수다스러워진 것 같아 아쉽다.

무대 활용도 아쉬웠고

음악편곡도 예전 버전이 훨씬 더 정적이라 좋았다.

마음이 들었던건, 조명.

빗살 모양으로 떨어지는 조명 아래 인물들이 서있으면

꼭 마음의 감옥에 갇힌 사람들 같아서...

 

마음의 감옥.

그러고보니 지금 내가 딱 그런 상태긴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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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4. 18. 09:16

 

<프라이드>

 

일시 : 2017.03.21. ~ 2017.07.02.

장소 : 대학로 아트원 시어터 2관

극작 : 알렉시 켐벨 (Alexi Kaye Campgell)

각색 : 지이선

연출 : 김동연

출연 : 이명행, 배수빈, 정상윤, 성두섭 (필립) / 오종혁, 정동화, 박성훈, 장율 (올리버)

        임강희, 김지현, 이진희 (실비아) / 이원, 양승리 (멀티)

기획 : 연극열전

 

누군가 그랬다.

살기 위해선, 버티기 위해선 주문이 필요했다고...

이 작품이 딱 그렇다.

내겐 이 작품이 귓속말이고, 주문이고, 의지다.

지쳐 나가 떨어질것 같은 때,

이 작품의 대사를 떠올리면 그래도 버틸 힘이 생긴다.

올리버의 대사 그대로 오래전 내가 지금의 나를 위로하는 느낌.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을거야.

내 목소리를 어떻게든 내게 닿게 하려고 노력하다보면

그게 삶이고, 그게 생이구나 싶어진다.

아프고, 슬프고, 기쁘고, 즐겁고, 처연하고, 괴로운 작품.

하지만 이 모든 감정들을 피하지 않고 다 받아들이게 만드는 작품.

위로는 그렇게 시작된다.

내 감정의 지도같은 작품.

그래서 늘 고맙고, 안스럽고, 반갑고, 사랑스럽고, 아련한 작품.

적어도 이 작품과 함께 하는 순간만큼은

나는 나를 아낌없이 들여다 볼 수 있다.

필립인 나를, 올리버인 나를, 실비아인 나를.

THE MAP


Who know, the pain.
I'm lost in the dark.
Your memory.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This is the reason why I stand here still.
Wherever you will go-
will be alright.
will be alright.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Who know, the whisper.
I find in my mind.
Our history.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This is the reason why I stand here still.
Wherever you will go-
will be alright.
will be alright.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 성두섭은 감성적인 필립이었다.

  그래서 더 슬펐는지도 모르겟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본 배우 장율에게선 오종혁과 박은석의 이미지가 묘하게 겹쳐 보인다.

  하지만 연기할 때는 다른 느낌이다.

  중요한건, 이 작품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거.

  그 마음이 내게 닿았다.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2. 24. 08:16

 

<광염 소나타>

 

일시 : 2017.02.14 ~ 2017.02.28.

장소 : 아트원씨어터 1관

작가 : 정민아, 다미로

작곡, 음악감독 : 다미로 

연출 : 손효원

출연 : 성두섭 (J), 김경수 (S), 이선근 (K)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하하하.

또 다시 김경수다.

실제로 이 뮤지컬을 예매한 이유도 배우 김경수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작품이 HJ 컬쳐 제작이라고 생각했을까?

<파리넬리>, <라흐마니노프>의 여파다.

재관림 할인으로 HJ 티켓을 챙겨가는 바람에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할인을 못받고 차액을 결제하는 우를 범했다.

(무려 20%로 12,000원이나....)

누굴 탓하나. 내 탓인데.. 하하하!

 

본의 아니게 두루두루 <라흐마니노프>와 비교하게 되는데

스토리와 연출은 <라흐마니노프>가,

음악과 무대는 <광염 소나타> 쪽이 훨씬 좋았다.

연기적인 부분은,

김경수 > 성두섭 > 이선근 순이었고 역시나 김경수의 연기는 탁월했다.

혹여 <라흐마니노프>와 유사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기우더라.

나레이션이자 등장인물인 두 가지 역할에 대한 균형을 정확히 잡고 끌고갔다.

K 이선근의 연기가 살짝 부담스러웠던걸 빼면

배우들의 연기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압박하고 죄여오는 강도가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강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작품 속에 나오는 단어 "베클렘트(Beklemmt : 죄다, 압박하다, 괴롭히다)" 처럼.

 

"예술적 영감"을 위해서 살인까지 불사하는 J.

그걸 부추키는 K.

K는 J에게 말한다.

"어떤 대가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죽음과 담보로 한 예술.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리스의 세기의 거래는 이 작품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위대한 괴테는 앞으로도 그 위대함의 빛이 꺼지지 않으리라...)

결론은 결국 "S"다.

"사람"이 없는 "예술"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진실.

 

감동과 감탄은 다르다.

기교와 공감이 다르듯.

Beklemmt... Beklemmt... Beklemmt...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2. 17. 08:03

 

<나무 위의 군대>

 

일시 : 2015.12.19. ~ 2016.02.28.

장소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원작 : 이노우에 하사시

대본 : 호라이 류타

연출 : 강량원

출연 : 윤상화, 김영민 (분대장) / 성두섭, 신성민 (신병) / 강애심, 유은숙 (여자)

제작 : (주)연극열전

  

예당 오페라극장에서 3시 <레베카>를 본 후에

자유소극장으로 내려와서 연달아 연극 한 편을 봤다.

연극열전 시즌 6 첫번째 작품 <나무 위의 군대>

개인적으론 일본 작품은 잘 안보는 편인데 (코드가 나랑 정말 안맞아서...)

김영민이 출연한다니 그냥 지나쳐지지가 않더라.

보고 난 느낌은...

확실히 일본 작품은 나랑 잘 안맞는다는거!

재미있는건지, 슬픈건지, 아픈건지, 심각한건지... 모르겠다.

사전 정보없이 가긴 했지만

처음엔 식인나무에 대한 이야긴가 생각했고,

그 다음엔 나무의 정령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이야기인가 생각했고,

그러다 간혹 스탠딩 허무 개그 같다는 생각도 했고,

인간의 수치심에 대한 이야기 싶다가 허깨비같은 국가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고...

뭐가 됐든 무대를 꽉 채운 커다란 나무의 존재가

어딘지 무색하게 느껴지더라.

 

톡특한 작품이라는 것도 알겠고,

주옥같은 좋은 대사들도 정말 많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좋았지만

보는 내내 뭔가 개운치 못한 이 느낌적인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마치 벵골나무 위에 있는 사람이 나인것 같다.

나무에서 내려가야 하는지, 그대로 있어야 하는지.

솔직히 지금까지도 결정을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신병은 대사가 딱 내 심정이다.

"완전히 뒤죽박죽입니다.

 지켜주고 있는게 무섭고, 무서우면서도 매달리고, 매달리면서도 미워하고, 미워하면서도 믿는 겁니다.

 완전히 뒤죽박죽입니다"

이 말을 하고 신병은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소리를 낸다.

나무의 정령은 그걸 "모순의 소리"라고 부르더라.

 

모순의 소리,

이 작품이 말하고 싶었던게 이거이지 않았을가!

"모순(矛盾)"

그래서 이런 형식과 이런 대사들이 필요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끝나도 끝난게 아니라는 말,

진심으로 진심이다.

 

* 찌질한 연기에 관해서라면 김영민은 비교불능 갑(甲)이다. 

  김영민의 찌질함은 격(格)이 다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9. 21. 08:30

<풍월주>

 

일시 : 2015.09.08. ~2015.11.22.

장소 : 쁘티첼 씨어터

극작 : 정민아

작곡 : 박기현

음악감독 : 구소영

연출 : 김동연

부대 : 박상봉

출연 : 성두섭, 이율, 김대현 (열) / 김지휘, 윤나무, 김성철 (사담)

        정연, 이지숙 (진성여왕) / 윤석원, 심재현 (운장), 송광일 (궁곰)

        장이주 (진부인), 최유진 (여부인) 

제작 : CJ E&M

 

삼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풍월주>는...

초연과 재연에 비해 감성적으로 많이 달라져서 놀라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세련되게 만들려던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 듯 하다.

넘버도 그렇고, 무대도 그렇고, 의상도 그렇고, 배우들의 연기도 그렇게 예전의 <풍월주>가 아니었다.

솔직히 이 작품의 스토리의 힘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와 그리고 애잔한 넘버가 주는 여운이 컸었는데

이번 삼연은 한마디로 성두섭 열의 고분분투기더라.

일단 배우들의 발란스가 너무 안맞는게 가장 큰 문제다.

성두섭 열이 중심을 잡아주긴 하지만 가히 운장급 포스라서

사담과의 관계가 좀 심하게 표현하면 부자지간처럼 느껴졌다.

(김지휘의 혀 짧은 발음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가벼워져서 그냥 신라판 호스트바를 보는 느낌이었다.

무대도 대놓고 요정처럼 만들어서 너무 노골적이었고

뭐가 됐든 은근하고 애잔한 고풍스런 맛이 좀처럼 안느껴졌다.

2층으로 만든 무대 역시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아서

대금과 해금연주자를 위한 2층인가 싶었다.

그것도 연주자가 들락날락하니 오히려 산만하기만 하더라.

 

그냥...

관람하면서 초연이 많이 떠올랐다.

성두섭 열과 김재범 사담, 구원영 진성이 레전드였구나 싶었다.

커다란 하얀 천이 내려왔던 초연의 엔딩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압권이었고...

게다가 쁘티첼 씨어터 2층은 얼마나 추운지 가디건까지 입었는데도 시작부터 끝날대까지 내내 떨면서 봤다.

솔직히 이러다 동태가 되는건 아닌가 싶어 중간에 나가버릴까도 고민했다.

심지어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배우들 소리까지 뭉턱뭉턱 잡아 먹더라.

이런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인지

<풍월주> 삼연은 도저히 좋은 기억으로 담을 수 없었다.

다만 성두섭 열의 고분분투에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성두섭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작품을 머릿속에서 그대로 도려냈을 것 같다.

 

초연만한 재연은...

정말 쉽지 않은 모양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1. 7. 08:09

<유럽 블로그>

일시 : 2014.10.21. ~ 2014.01.18

장소 : 대학로 TOM 1관

대본 : 정민아

연출 : 이재준

출연 : 김수로, 강성진, 김도현, 박영필(온종일)

        성두섭, 김경수, 임병근 (하동욱)

        홍우진, 서경수 (유석호)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연우무대

 

누군가 그러더라.

<유럽 블로그>는 공공의 적(?)이라고...

여행을 갈 수 없는 사람에게 여행에 대한 그리움과 부러움을 가슴 뻐근하게 심어주는 나쁜 작품이라고!

여행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것도 배낭여행의 사작이라는 유럽을... 

확실히 <유럽블로그>는 "여행 조장 음악극"임에는 분명하다.

티켓부터 어찌나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던지...

티켓에 프린트된 하늘빛과 구름빛을 보는 순간 지중해의 바다와 하늘이 떠올랐다.

아... 떠나야겠구나...

티켓을 들고 나도 모르게 속삭였다.

과거의 여행조차도 추억하는 동안은 늘 현재진행형이라는데,

두번의 유럽여행이 눈 앞의 현실처럼 펼쳐졌다.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나는 그랬다.

"또 다시 여기에 올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돌아와서는 "또 다시 그곳에 갈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리고 혼자서 오래 앓았다.

여행이 주는 익명성의 행복이 그립고 또 그리웠다.

시간의 흐름을 바꿔놓는 유일한 힘, 여행!

낯선 곳에서의 우연은 때론 필연이 된다.

이들처럼. 

의도한건 아닌데 초연도 프리뷰로, 이번 재연도 프리뷰로 봤다.

일단 스토리가 초연때보다는 정돈이 돼서 좋더라.

초연때는 동욱이 망막변성 비슷한걸로 시력을 잃는 설정이었는데 솔직히 좀 그랬다.

세 명의 타인이 우연이 만나 함께 여행을 하면서 서로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는건

흥미롭고 유쾌하고 즐거웠다.

개인적으론 무대와 영상은 초연때가 훨씬 좋았다.

특히 영상이 이야기에 직접 끼어드는게 오히려 이질감이 느껴지더라.

(초연처럼 BGM 느낌이었다면 좋았을텐데...)

영상을 보면서 배우들이 "여기 너무 좋다!", "여기서 살고 싶다" 라고 계속 말하니

어딘지 강요당하는 느낌이랄까?

(일종의 반복적인 들이댐의 부작용 ^^)

영상 자체도 초연땐 풍경 위주였는데 이번엔 인물 위주라서 살짝 아쉬웠다.

그래도 참 좋더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줘서.

떠나야겠다는 다짐하게 만들어줘서.

 

극 속에서 동욱이 이런 말을 한다.

"열심히 살면 다 되는 줄 알았어.

 그런데 열심히 살수록 점점 더 열심히만 살아야 되더라."

열심히 사는게 잘사는건 결코 아니더라.

때로는 기우뚱거리고 절뚝거리면서 가파르게도 살게 되더라.

우당탕 넘어져도 결국은 어떤 이유로든 또 다시 일어나게 되더라.

그러더라.

그러니 뚝뚝 털고 일어나자.

삶은 여행이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9. 09:16

      <2013.12.07.PM 7:00>                            <2013.12.08.PM 2:00>

                                                 

성두섭(Tom), 박은미 (Sara)                      한지상 (Tom), 박은미 (Sara)

김신의 (Michael), 문진아 (Narrator)           홍경수 (Micheal), 홍륜희 (Narrator)

 

Murder Ballad Poisining

이쯤되면 그냥 그렇게 불러야 할 것 같다.

올해 최대 관람직었던 <Thrill Me>는 아홉번을 봣는데

이 작품은 내년 1월가지 10번을 넘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전혀 예정에도 없던 성두섭 Tom까지 보게 됐으니...

지금껏 성두섭이 보여준 연기를 떠올려보면 Tom이 과연 어울릴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뭐지?

성두섭에게 이런 면이???

우려했던 것보다 훠~~얼~~씬 잘 어울려서 정말 놀랐다.

약각은 유약한 Tom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강하고 힘있었다.

나쁜 남자의 느낌도 들었고 공원에서 사라와 마이클과 만나는 장면은 비열하기까지 하더라.

작정하고 배역에 뛰어들었다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노래도 나쁘지 않았고 감정도 좋았다.

어쩌나...

성두섭까지 이렇게 나오면...정말 안되는데...

제일 약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세 명의 탐과 또 완전히 다른 성두섭만의 Tom을 보여줬다.

네 명의 Tom 중에서 가장 감정적이었던 Tom.

신체조건이 좋다보니 당구대와 bar에서 사라와 몸을 부딪치는 과감한 장면들이 보기가 아주 좋았다.

(그리고 머리 모양을 바뀐 건 탁월한 선택!)

 

박은미 sara.

신인이라는데 소리와 노래는 괜찮았다.

다만 아직 어린 나이라 연기적인 면에서 어설픈게 자주 보이더라.

특히 표정이 과정된 부분이 많았다.

(프랭키 장면들은 전부!)

아직 린아 sara를 못봐서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장은아 sara가 연기와 노래, 표정이나 액팅도 제일 좋았다.

 

문진아와 김신의는 pass!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점점 문진아의 시각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

문진아의 표현에는 확실한 스토리가 있고, 악섹트가 있고, 흐름이 있다.

그래선지 Tom과 Sara 보다 그녀에게 점점 더 투사되는 중이다.

김신의 마이클은 노래뿐만 아니라 이제는 표정과 연기도 너무 좋아졌다.

이젠 몽니 보컬 김신의가 아니라 정말 뮤지컬 배우가 다 됐다.

 

매번 문진아 narrator로만 봤는데 여섯번째만에 드디어 홍륜희 narrator를 봤다.

그런데 어쩌지!

아무래도 내가 문진아에 이미 익숙해져버렸나보다.

처음 본 홍륜희 narrator는 어딘지 살짝 노쇄해보이고

처음부터 노골적인 질투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뭐랄까 narrator가 아니라 그저 Tom을 사랑하는 한 명의 여자로만 보여진다고 할까?

표정과 시선도 처음부터 이미 질투에 사로잡혀 있어 당황스러웠다.

그러다보니 일종의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의 긴장감도 현저하게 떨어진라.

여자 둘의 기싸움을 보는 느낌...

(이거 엄청 무시무시한거다!)

 

한지상 Tom은 왠일인지 음을 어느 정도 맞춰서 부르더라.

그래도 어린 청년의 허세스런 느낌은 여전히 남아 있고

가끔은 Tom이 아니라 한지상의 흥이 출몰하기도 한다.

박은미 sara와의 발란스는 노래와 연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박은미가 체격이 커서 그런지 들어올리는 장면에서 유난히 힘겨워보였다. .

무대에서 실수하지 않을가봐 힘을 쓰는 게 다 보이더라.

박은미 sara는 개인적으론 김신의보다 홍경수 micheal이 

음색이나 연기면에서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홍경수 micheal은 표정과 감정연기가 점점 좋아져 이젠 쾌감이 느껴질 정도 ^^

특히나 sara에게 분노를 폭발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다.

확실히 좋은 소리와 울림이 있는 배우다.

어색하던 커틑콜도 이젠 완전히 즐기는 것 같고...

그래도 커튼콜 즐기기의 정석은 역시나 한지상!

매번 페도라까지 들고 나와서 제대로 논다.

심지어는 커튼콜 때문에 이 작품을 하는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무지 부럽다.

눈부시게 활기찬 그 에너지가!

젠장!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0. 12. 07:57

<번지점프를 하다>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대본 : 이문원

작사 : 박천휴

작곡 : 월 애런슨 (Will Aronson)

무대 : 여신동

연출 : 이재준

출연 : 강필석, 성두섭 (인우) / 전미도, 김지현 (태희)

        이재균, 윤소호 (현빈), 임기홍 (대근), 진상현 (기석)

        박란주 (해주),  이지호 (재일) 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다시 본 <번지점프를 하다>의 무대는 정말 훌륭했다.

여신동 무대감독은 어떻게 이런 무대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프롤로그 왈츠에 맞춰 천천히 돌아가는 무대와 점점 위로 올라가던 상들리에는 마치 시간의 테옆이 아주 조심스럽게 과거의 한때로 움직이는 느낌이다.

시간처럼 공간을 완전히 가로지르는 기다란 칠판.

그 칠판 위에 백묵으로 하얀 선을 그리며 지나가는 인우.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도, 가슴속에 담겨진 오랜 인연의 시작도 이제부터다.

길고 낡은 파이프를 관통한 망치 소리처럼 둔탁하고 끈질기게 귓가를 파고 드는 기억 속의 그날.

단단한 걸음인 척 과거를 지나서 앞으로 걸어가는 인우.

찾을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을 봉인한채 살아가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고통.

그 고통을 우리는 과연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

인우의 울음을 나는 이해한다.

때론 어른도 아이처럼 울어야만 살 수 있다는 걸...

 

성두섭의 인우는,

과거의 모습보다 현재의 모습이 훨씬 더 좋았다.

1막에서는 배우의 감정이 너무 깊어 오히려 그걸 밖으로 꺼내놓지 못했다.

그게 음정까지 불안하게 만들었고...

그래도 2막에서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여 깊은 감성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목소리톤도 좋았고...

(그래도 인우는 역시 강필석이다.)

재미있었던 건 성두섭 인우는 전미도 태희보다는 이재균 현빈과의 장면이 더 애뜻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이 "그게 나의 전부란 걸" 을 부르면서

두 손을 잡고 천천히 뒤돌아서는 장면은 실루엣도 참 예쁘고 여운도 깊었다.

이재균 현빈은 전체적으로 좀 가볍고 실없는 아이처럼 느껴졌다.

인우의 바보스런 웃음을 닮은 현빈의 웃음은,

기억 속 인우의 모습을 그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었던 의도였을까?

개인적으로 너무 현빈이 가벼워서 "내 잘못이 아니야?"도 받아들이기가 좀 혼란스러웠다.

아무래도 난 현빈은 윤소호 쪽이 더 괜찮은 것 같다.

귀염성 있는 학생같은 느낌도 들고...

 

시간과 인물, 상황과 대사를 교차시키는 마술같은 연출은 다시 봐도 감탄하게 한다.

라이터가 커지면서 깨어나는 현빈(태희)의 기억.

무대 위에 나란히 서있는 태희와 현빈.

과거와 현재를 나란히 보여주는 교통사고 장면에서

현빈, 태희 - 현빈 - 태희 - 현빈으로 크로스되는 그 순간은

어떤 영화기법으로도, 어떤 CG 기술로도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 미안! 내가 너무 늦게 왔지?

- 아니, 늦게라도 와줘서 고마워.

- 약속했잖아!

이 장면에서의 대사,

가슴이 울컥한다.

길고 긴 파이프에 위로 또 다시 둔탁한 망치가 떨어진다.

이 파동을 당분간 견뎌야 한다...


 

현과 피아노가 중심이 되는 연주는

감성적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떠올리게 한다.

이 가을에 감성에 젖기 좋은 곡들로 가득하다.

특히 태희의 "혹시 들은 적 있니?는

전미도의 음성으로 듣는 것도 아주 좋고

연주에 조금 더 집중해서 들는 것도 아주 좋다.

피아노로 조용히 시작되다가 하나씩 악기가 추가되고

허밍 부분에서는 묵직한 베이스의 현이 치고 올라온다.

이 한 곡에 고요한 클라이칵스가 다 들어있다.

평온한 떨림.

이 곡의 느낌이 딱 이랬다.

 

<번지점프를 하다>

피해야 하는 작품임에 확실하지만,

아마도 한 번 쯤은 더 보게 될 것 같다.

가을이니까...

스스로 좀 견뎌내라고 말하고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2. 13. 08:22

<유럽 블로그>

일시 : 2013.02.01. ~ 2013.05.31.

장소 :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

대본 : 정민아

작곡 : 이진욱

안무 ; 정헌재

연출 : 이재준

출연 : 김수로, 채동현 (종일) / 김재범, 성두섭 (동욱)

        조강현, 이규형 (석호)

제작 : 극단 연우무대, CJ E&M

 

하루에 두 작품을보는 거 가능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같은 날 그것도 같은 공연을 두번 연거푸 봤다.

프리뷰 50% 할인의 유혹이 일단 가장 컸지만 

고맙게도 캐스팅이 서로 완전히 달라서 예매를 해버렸다.

그런데 3시 공연의 석호가 이규형에서 조강현으로 바뀌었다는 문자가 받았다.

아깝다!

이규형이었다면 <유럽 블로그>의 전캐스팅을 클리어하는 거였는데...

뭐, 그래도 괜찮다.

조강현이 보여준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준 연기가 아주 재미있고 사실적이었으니까. ^^

늘 느끼는 거지만,

조강현은 참 독특한 발성을 가진 배우인 것 같다.

어떤 때는 기본기 전혀 없이 생목을 사용해서 노래하는 것도 같고

또 어떤 때는 꽤나 진중하게 기본기에 충실하게 음색을 조율해서 부르는 것도 같다.

이 작품에서는 전자쪽에 가까운데

그런 발성으로 부르는 "입국심사"나 "1유로에 1420원"를 듣고 있으면

마치 명랑만화를 보는 것처럼 킥킥 웃게 된다.

치킨와 족발, 아이패드와 양말의 수를 헤아리는 석호의 처절하게 찌질한 모습이라니!

 

약간 뒷자리라 무대를 전체적으로 보기에 용이했다.

꽤 공들인 무대다.

공연 시작 앞,뒤로 보여주는 영상도 그렇고

조명의 on/off에 따라 "여행"에 대한 정의가 보여지는 것도 이색적이고 신선하다.

무대 양쪽의 프레임이 어떻게 활용될까 궁금했는데

때로는 기차 창문으로,

"여행의 시작"이라는 BG에서는 페러글라이딩으로 센스있게 사용했다.

그리고 무대 위에 자리한 두 개의 두툼한 의자는 정말 볼수록 탐나는 아이템이다.

(이런 의자 집에 하나씩 있으면 꽤 유용하겠다~~)

카톡을 통해 세 명의 주인공이 대화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공감 100%의 웃음이 객석 여기저기서 마구 터진다.

김수로 종일은 여행작가로 장기체류중인 인물이 아니라

어찌어찌하다 유럽에 흘러들어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같았고

성두섭 동욱은 김재범 동욱보다 조금 더 무게감이 있었다.

그래선지 김수로와 성두섭 형제는 채동현, 김재범 형제와는 느낌이 완전 딴판이다.

김수로 성두섭쪽이 약간 뒤바뀐 형제 느낌이라면

채동현 김재범쪽은 터울이 많은 형에게 위로받고 기대고 싶은 동생 느낌이랄까?

극의 느낌과는 후자쪽 조합이 더 괜찮은 것 같다.

김재범 동욱이 무대에서 삐걱이며 넘어지려고 한 게 실수가 아니라 설정이라는 걸

성두섭 동욱을 보고 알게 됐다.

배우 성두섭!

지금껏 했던 인물들과 동욱이라는 인물이 너무 비슷해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캐릭터를 깨부술 과감성을 기대해본다.

아직 젊고 충분히 똑똑한 배우니까.

 

이 작품 보고 나처럼 여기에 등장한 장소를 인터넷으로 찾아본 사람들 많지 않을까?

스위스 인터라켄 산악기차 시간표를,

융프라우에는 정말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 있는지를 열심히 찾아보고

냉정과열정 사이의 피렌체 두오모 성당과

시네마 천국의 배경지 팔라시오 아드리아노까지.

어쩌나...

덜컥 떠나버리고 싶어졌다.

팔라시오 아드리아노에 있는 토토가 운영한다는 식당에서 파스타가 먹고 싶어졌다.

(심지어 파스타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아마도 그게 바로 천국의 맛이 아닐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창작 음악극 <유럽 블로그>는

정말 나쁜 작품이다.

도착과 출발 속에서 나를 갈팡질팡하게 만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Trouble Maker!

그게 <유럽 블로그>의 정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0. 31. 07:48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일시 : 2012.10.25. ~ 2012.012.16.

장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연출 : 김민정

대본 : 고선웅

작곡 : 정민선

음악감독 : 이성준

제작 : 갖가지

출연 : 김다현, 김재범, 성두섭, 전동석 (베르테르)

        김지우, 김아선 (롯데) / 이상현, 홍경수 (알베르트)

        서주희, 연보라 (오르카) / 지현주, 오승준 (카인즈) 외

 

정말 눈물나는 공연이었다.

세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창작뮤지컬 <베르테르의 슬픔>

프롤로그 "금단의 꽃" 연주만 들어도 가슴을 꿍 내려앉게 만드는 감성적이고 참 아름다운 작품.

작년에 송창의와 박건형이 베르테르로 나왔을 때 유니버설아트센터라는 이유때문에 그냥 넘겼었다.

그런데...그런데...

아무리 유니버설아트센터였어도 그때 봤어야 하는 거다.

2012년 10월 27일.

내가 본 건 지금까지 알던, 그리고 지금까지 봤던 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결코 아니다!

절대 그럴 수 없다! 

눈물이 날 만큼 슬펐다.

도대체 왜 이 작품을 이렇게 난장판으로 엎어놓고 헝클어놓았느냐 말이다.

분노에 가까운 절망감때문에 지금까지도 당황스럼다.

그 무엇으로도 정복될 수 없는 황폐함.

나, 상처받았다.

그것도 아주 치명적으로 많이...

 

김다현, 김재범, 성두섭, 전동석.

이 좋은 네 명의 배우들을 가지고 왜 이런 작품밖에 만들 수 없었을까?

유니버설의 음향이야 악명이 높아서 기대감 자체가 이미 많이 낮긴 했지만

이건 음향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음악감독 이성준은 전곡을 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제편곡했고 오케스트라도 14명이라고 자부심이 대단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예전의 그 실내약 분위기의 소박하고 단정한 음악이 훨씬 좋다.

뭐랄까, 이 음악 저 음악을 마구잡이로 섞여서 정체불명이 됐다고나 할까?

풍성함보다는 방정맞고 가벼운 느낌이 강하다.

(정말 절망적이다....)

처음 시작 부분, 사람들이 그림자로 보이면서 한 마디씩 하는 부분부터 놀라웠다.

"그가 간 곳은 발하임이예요!"

라는 대사는 마치 "우리는 슈퍼주니어예요!"처럼 들이대는 아이돌그룹 같아 난감했다.

게다가 베르테르가 프랑크푸르트 출신이라는 건 또 왜 그렇게 자구 들이대듯 말하던지.

그 도시에서 뭐 협찬이라도 받았나?

음악은 이것저것을 마구 짬뽕시켜서 국적불명이 되버렸다.

심지어 어떤 부분은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두른 록키가 금방 뛰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안무는 발레를 기본으로 한 것 같은데 어수선한 것이 영 정신없다.

1막 오르카 술집도 그렇고, 2막 결혼식 축하연도 그렇고... 

(또 다시 절망했다)

 

안정적인 연기를 보였던 배우는 김아선과 홍경수, 그리고 오르카 서주희 정도.

성두섭은 확실히 인물에 푹 빠져있다.

참 신기한 건, 성두섭 베르테르의 연기와 감성이 틀린 게 아니라는 거다.

그런데 문제는,

극이 전체적으로 가벼워지면서 성두섭의 표현이 너무 감정 과잉처럼 느껴진다는 거다.

(정말 이러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성두섭 베르테르의 목놓아 우는 장면은 좀 자제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체념하고 꾹꾹 누르면서 떠나는 베르테르가 더 가슴 아프지 않나? 

이번 시즌 젊은 베르테르는 정말 아낌없이, 거침없이 자신의 슬픔을 드러내주신다.

(좀 넣어둬~~~ 넣어둬~~~)

카인즈 오승준은 어쩜 이다지도 세련됐던지...

종놈은 종놈다워야 하는데 오승준의 카인즈는 거의 베르테르 급이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절대로 몸에 소똥냄새 따윈 묻히고 다닐 사람 같지 않다.

노래도 얼마나 우아하고 세련되고 부르던지...

(뭐 종놈이 꼭 촌스럽고 어리숙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마님을 사랑한 순정남이 아니라 살짝 싸이코패스처럼 느껴져서 또 당황했다.

그래도 가장 압권은,

베르테르가 절망하는 장면에서 웃통 벗고 나와 주시는 4명의 무희남들.

이 황당하고 조잡한 표현에 정말 눈물 흘렸다.

이들의 실제 용도(?)는 아무래도 4개의 말도 안되는 기둥을 옮기는 크루가 아닐까?

이건 프랑스판 롬앤줄을 페러디한건지, 아니면 노틀담의 페뷔스의 방황을 페러디한건지... 

(나 여기서 상처 더하기 정말 더하기 좌절했다)

위, 아래로 두 가지 상황이 같이 연출되는 장면도 개인적으론 너무 어수선했고

인물 한 사람만 불렀으면 하는 노래를 느닷없이 다른 사람이 부르는 것도 소란스러웠다.

내가 너무 과거의 베르테르에 집착하는 걸까?

 

롯데의 동생 마리와 한스의 등장도 어리둥절했고

오딧세이아 부분과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 장면은 마치 학예회를 보는 것 같았다.

덕분에 롯데가 밝고 발랄한 소녀의 이미지가 아니라 산전수전 겪은 유부녀같아 보인다.

마지막 장면.

꼭 그렇게 총소리로 마무리를 해야 했나?

그냥 예전처럼 베르테르가 머리에 총을 겨눈 상태에서

하늘이 점점 붉은 핏빛으로 물드는 엔딩이 천만배는 더 좋았은데...

게다가 느닷없이 앞으로 진출하시는 총겨눈 베르테르의 모습이라니!

(당신은 어쩌면 그렇게도 절망적일 수 있나요?)

보는 입장에서 당췌 여운과 절망을 느낄 겨를이 없다.

프리뷰라서 그런가?

라며 다독이기엔 내가 받은 상처가 너무 크다.

구성이나 넘버가 달라지지 않을테니 이 상처는 치유될 가망이 없어 보인다.

그 좋았던 노래들, 그 감성적인 노래들 다 증발한 것 같아 속상하다.

하룻밤이 천년, 달빛 산책, 뭐였을까, 얼어붙은 발길, 번갯불에 쏘인 것처럼, 알 수가 없어,  

다 내가 예전에 알던 젊베슬의 그 넘버들이 아니었던 거다.

그나마 "무례와 사랑"만이 유일하게 옛기억을 떠올리게 할 뿐이다.

알베르트의 "난 알아"는 롯데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부르니까 오히려 너무 다 드러내는 것 같아 이물감이 느껴졌다.

(참 오픈 마인드를 가진 부부다.)

게다가 살인자 카인즈를 구해달라고 청원하는 베르테르의

"순결한 천사 지상에 내려와~~~" 로 시작되는 아름다운 넘버는 실종되기까지 했다.

(아! 나 이 노래 정말 좋아했는데...)

 

오랫만에 감성에 푹 빠지고 싶어 유니버설아트센터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을 찾았는데

어쩌나... 나 너무 많이 상처 받았다.

정말 금단의 꽃이 핀 것 같다.

진심으로 바라건데 다시 예전의 베르테르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 가슴 아프고 절절한 감성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다.

하룻밤이 천년같은 시간은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다시 낙원같은 발하임으로 되돌아왔으면 좋겠다.

제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