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12. 30. 08:42

 

<벙커 트릴로지 - 맥베스>

 

일시 : 2016.12.06. ~ 2017.02.19.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원작 : 제스로 컴튼 & 재이미 윌크스

번역 : 김수빈 / 각색 : 지이선

작곡 : 김경육

연출 : 김태형

출연 : 이석준, 박훈(Soldier 1)/오종혁, 신성민(Soldier 2)/임철수, 이승원(Soldier 3)/김지현, 정연(Soldier 4)

제작 : (주)아이엠컬처

 

모르가나, 아가멤논에 이어 멕베스까지

<벙커 트릴로지> 에피소드 세 편을 다 봤다.

원래 마지막 한 편은 내년쯤 볼 생각이었는데

앞서 본 두 편의 에피소드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휘몰아치듯 볼 수밖에 없었다.

세 편 다 좋았지만 어제 본 "맥베스"가 단연코 갑(甲)이다.

70분 동안 악(惡)의 탄생과 소멸,

그 전과정을 낱낱히 다 들여다본 것 같다.

이 작품.

꼭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맥베스>만이라도 꼭!

평범하고 보편적인 한 인간이

권력의 힘에 의해 어떻게 괴물로 변하는지 이 작품은 뼈아프게 보여주고 있다.

권력을 손에 쥐면 대다수의 인간은 왜 변하게 될까?

내 자리가 아니라고, 진짜 주인이 올 때까지 나는 잠깐 머무는것 뿐이라고 말하면서

잠깐을 영원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된다.

게다가 우리 모두 잘알다시피

괴물을 상대하려면 괴물이 되야만 한다는걸.

그렇다면!

괴물을 처단하기 위해 괴물이 된 사람을 우리는 정의롭다 말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 모두 신탁의 예언에 묶인 맥베스인지도...유령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지도.

선한 것은 악한 것이 되고,

악한 것은 선한 것이 되나니...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7. 20. 08:15

 

<카포네 트릴로지>

 

일시 : 2016.07.05. ~ 2015.09.18.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원작 : Jamie Wilker

번역 : 성수정 

각색 : 지이선

작곡 : 김경육

연출 : 김태형

출연 : 이석준, 배수빈 (Old Man) / 윤나무, 신성민 (Young Man) / 김지현, 임강희 (Lady)

제작 : (주)아이엠컬처

 

2015년에 정말 인상깊게 봤던 작품.

그래서 그냥 넘기는게 아쉬워 세 편 중 LokiI를 제외한 두 편만 뉴캐스트로 보기로 했다.

세 명의 뉴캐스트 중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배우는 young man 신성민이었다.

사실 old man에 김종태 배우가 없어 서운했지만

요즘 연극계에서 열일하고 있는 배수빈도 나쁘진 않을것 같았다.

보고 난 느낌은,

세 배우 다 좋았다.

연기 참 좋더라.

예상과 다르게 제일 좋았던 배우는 lady 임강희.

루시퍼의 말린은 더없이 사랑스러웠는데 빈디치 루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버리더라.

목소리톤과 표정까지 완전히 바뀌어서 깜짝 놀랐다.

Old man 배수빈은 확실히 디테일한 연기가 탁월했다.

특히 빈디치에서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쓸어내리는 변태스런 표현은 끝내주더라.

그 동작 하나로도 인물의 성향이 완벽하게 파악됐다.

그리고 루카스에서 신성민과의 몸싸움은 그야말로 살벌하더라.

침대쪽 맨 앞 줄에 앉았는데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려들더라.

(소리 안 지른게 어디냐 싶기도 하고...)

무대는 창밖 풍경이 살짝 달라졌고

초연과 다르게 어셔들이 호텔리어 복장으로 안내를 해줘서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2015년 김종태 닉 니티는 내내 그립더라.

김종태 닉은 지금 어디에 있길래.

렉싱턴 호텔 601호에 체크인하지 않았을까?

1934년의 시카고는 어전히 이렇게 혼란스러운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1. 12. 08:29

 

 

<전설의 콘서트>

 

부제 : with 집들이 - 퍼펙트맨

일시 : 2016.01.07. ~ 2016.01.10.

장소 : 대학로 TOM 1관

출연 : 김재범, 정상윤, 신성민 / MC 김용철(호박 고구마)

주최 : 주식회사 티오엠

 

1박 2일 워크샾을 다녀온 뒤라 갈까 말까를 두고 정말 고민했었다.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못자서 몸이 그야말로 물에 젖은 솜뭉치같았다.

어찌어찌 너덜대는 몸을 끌고(?) 공연장에 가면서도

콘서트 내내 민폐녀처럼 꾸벅꾸벅 졸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안 갔으면 어쩔뻔했나 싶었다.

개인적으론 작년과 재작년 이맘때 했던 "On stage"보다 훨씬 좋았다.

세 배우가 심사숙고해서 선택한 "퍼펙트"한 선곡도 감동스러웠고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 180도 확 달라지는 "퍼펙트"한 감성에 감탄했다.

확실히 무대 배우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더라.

 

1. 이젠 정말 만나야 할 때 (김재범, 정상윤, 신성민) - 뮤지컬 "김종욱찾기"

2. 그대인가요 (신성민) -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3. 내 안의 독 (김재범) - 뮤지컬 "아가사"

4. I Can't Recall (정상윤) -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5. Nothing Like a Fire (정상윤, 신성민) - 뮤지컬 "쓰릴미"

6. Superior (김재범, 신성민) - 뮤지컬 "쓰릴미"

7. 술자리 (김재범, 정상윤) - 뮤지컬 "고래고래"

8. Band Music (김재범, 정상윤) - 뮤지컬 "고래고래'

* Life Plus 99 years (김재범, 정상윤)

9. 술에 취한 꿈 + 너에게 가는 길 (김재범, 정상윤) - 뮤지컬 "풍월주"

10. 너의 이유 (김재범) - 뮤지컬 "풍월주"

11. 오래전 그날 (신성민) - 윤종신

12. 말하는대로 (정상윤, 신성민) - 이적, 유재석

13. 앞날 (김재범, 정상윤, 신성민) - 뮤지컬 "풍월주"

* 앵콜송 Band Music (김재범, 정상윤, 신성민) - 뮤지컬 "고래고래" 

 

정상윤과 김재범이 부른 <풍월주> 넘버들은 지금 떠올려도 가슴이 아리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순간적인 몰입과 감정이입이 가능한지 신비롭더라.

마지막 곡 "앞날"은 편곡이 너무 좋았고

김재범 배우의 나에게 쓰는 편지는 뭉클했다.

내게 꼭 필요한 말이기도 해서 뭉클했다.

"네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하면서 좋은 일이니까 조급해하지 말고 편하게 생각해!"

덕분에 조급해지려는 마음에 살짝 브레이크를 걸 수 있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간 소극장 콘서트였는데 따뜻함과 여유을 선물 받고 돌아왔다.

 

정말 퍼펙트했다.

진심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1. 11. 09:15

<풍월주>

일시 : 2013.11.09. ~ 2014.02.16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대본 : 정민아

작사 : 박기현

연출 : 이종석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정상윤, 조풍럐 (열) / 신성민, 배두훈 (사담)

        김지현, 전혜선 (진성여왕) / 임현수, 최연동 (운장)

        김보현(궁곰), 이민아(여부인), 김지선(진부인)

제작 : 극단 연우무대, CJE&M

 

재연 소식을 듣고 기다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작품을 기다렸던 건 아니고 정상윤을 기다렸다.

리딩공연에서 그가 보여준 열이 아주 인상적이였기에..

그런데 정작 올려진 초연에서 정상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서윤미의 신작 <블랙메리포핀스>와 <풍월주> 중에서 정상윤은 전작을 선택했고

나는 그런 정상윤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배역은 좀 다르지만 정상윤과 김재범이 이번엔 작품을 바꿔서 출연한 것도 개인적으론 참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론 이 두 배우가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걸 보고 싶다.

그러면 섬세함의 끝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작품도 아마 "정상윤" 열이 아니었다면 굳이 프리뷰까지 챙겨보진 않았을거다.

 

초연때도 작품 자체의 줄거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슴 밑바닥을 건드리는 은근한 감성은 꽤 오랜동안 여운으로 남았었다.

초연만한 재연은 없다고 하지만 초연이 성공적이어서 크게 바뀌진 않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완전히 허를 찔렸다.

이재준 연출이 만들어 놓은 감성은 이종석 연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누군가는 그러더라.

좋은 배우들이 낭비되고 있다고!

솔직히 말하자.

이 발언에 100% 동감한다.

심지어 초연때보다 너무 가벼워서 살짝 천박하기까지 했다.

무대와 의상, 조명도 초연때가 훨씬 단정하고 의미있다.

공고를 떠올리게 하는 풍월들의 옷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팔을 스치는 소림사같은 인사법도 옷자락을 휘날리며 바닥에 엎드리는 인사법도 슬램스틱 코미디같다.

투우사들도 아닌데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배우들이 어찌 그리 옷들을 펄럭거리던지...

사담과 열의 밀고 당기는 액션도 너무 과해서 우스꽝스럽다.

초연때도 춤사위는 많이 많이 어색했는데 재연에 비하면 그때 춤사위는 인간문화재급이라 하겠다.

마당놀이를 떠올리게 하는 천막도 흉흉했고

배우들이 움직일때마다 삐걱거리던 소리도 계속 귀에 거슬렸다.

기생집에 울리던 산사의 종소리도

열과 진성여왕의 말도 안되는 춤사위는 암담했다.

도저히 감성과 아련함이 자리 잡을 틈을 안줘서 보면서 너무 많이 당황했다.

(무대에서 작두를 탈 것 같던 장님 의원인지 점장이인지도 황당했고

시기 질투로 가득찼음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전무했던 궁곰도

호위무사가 담을 공격하는 장면도

백만대군을 이끄는 장군같던 임헌수 운장도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음악도 경박해졌고 배두들의 동선은 서로 엉키고 꼬이고 말도 아니었다.

 

왜 이렇게 되버린걸까?

도대체<풍월주>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암담했고 답답했고 막막했다.

단지 위안이 됐다면 김지현, 정상윤, 신성민의 연기였다.

신성민은 매작품마다 참 성실히, 열심히 쑥쑥 자라는 게 보였고

정상윤 열의 오열하는 모습은 가슴을 허물어지게 만들었다.

험난하고 뒤죽박죽한 작품 속에서 정상윤은 정말 꿋꿋하게 잘 버텨서 그게 더 신기했다.

(그래도 그 정체불명의 춤사위는 좀...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닐까?)

다 아쉽고 씁쓸했지만 제일 아쉬웠던 건 앤딩 장면.

위에서 내려온 하얀 천이 무대 전체를 감싸고

그 위에서 다시 만난 사담과 열.

이 장면을 없앤 건 정말 큰 실수다.

아무래도 초연만한 재연이 없다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초연때도 프리뷰 이후에 수정을 했던에 이번에도 수정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 큰 대수술이 필요할텐데...

이쩌면 좋을까.

이 아까운 배우들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14. 07:58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 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내가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해서 관람하는 걸 보니...

충무에서의 실망감과 당혹감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이번 시즌 <쓰릴미>는

배우들 각자가  이 작품에 가지고 있는 애정도가 잘 드러난다.

그걸 연기적으로 잘 컨트롤한 배우도 있고 아직 완성시키지 못한 배우도 물론 있지만

그 애정이 작품속에, 인물속에 어떤 형식으로든 볼 수 있다는 건 참 흥미로운 끌림이다.

 

신성민, 이동하 페어.

2차팀 두번째 관람의 캐스팅.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는 이 두 페어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역시나 보기 참 잘했다.

박영수, 임병근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특히나 신성민 네이슨의 감정 표현는 시종일관 너무나 좋다.

어쩌면 그렇게 완벽하게 작품을, 리처드를 주도적으로 리드하는지 놀라울 정도다.

개인적으론 이 작품의 텍스트에 가장 근접한 네이슨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이동하 리처드가 밀린다.)

신성민 보여준 네이슨은 

리처드에 "복종"하면서 철저하게 끌려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처음부터 리처드를 완벽하게 "controlerl"한다. 

게다가 리처드를 향하는 신성민는 눈빛을 보고있으면 장면마다 네이슨의 감정에 나조차 그대로 동화된다.

"아! 네이슨은 리처드를 진심으로 사랑했던거구나!"

나도 모르게 그 사랑에 긍정하게 된다.

그래서였을까?

후반부 네이슨의 대사 "기다렸어!" 가 아주 구체적으로 섬뜩하게 느껴진다.

박영수 네이슨이 "날 좀 사랑해달란말이야~~~"라며 간절하면서 집요하게 떼를 쓰는 느낌이라면

신성민 네이슨은 "내가 이렇게 너를 사랑하는데...." 그런 느낌이다.

신성민의 해석과 표현이라면

네이슨이 리처드와 함께 있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는 결말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신성민 내이슨은,

정말이지 아주 충실한 공범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배신따윈 절대 하지 않을!

 

이동하 리처드. 

아마도 특유의 비음때문이겠지만 여성스런 뉘앙스가 강하다.

본인도 그걸 아는지 강해 보이려고 전체적으로 힘을 너무 많이 준다.

심지어 눈빛에도 너무 힘을 줘서 바라보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다.

(금방이라도 레이저 광선이 나올 기세라...)

강박이 느껴지는 리차드라 오히려 신성민 네이슨이 훨씬 더 여유롭게 느껴진다.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과장되게 "쎈 척"하는 느낌이랄까?

결단코 "조종" 따윈 꿈도 못 꿀 그런 인물처럼 보인다.

사실은 이게 맞긴 한데 표면상으로는 그렇게 보여지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래서인지 후반부에 감옥에서 두려움에 떨며 부르는 솔로곡 느낌도 충분히 살지 못했다.

리처드가 느닷없는 산사태처럼 우루루 무너져야 했는데

지금까지 이어졌던 감정들을 그냥 그대로 보여지는 느낌이었다.

협박편지 장면에서는 타자기 소리가 너무 경박하다.

물론 내면은 아닐테지만 리처드는 뭐가 됐든 보여지는 건 끝까지 느긋하고 여유로워야 맞는 것 같다.

이동하는 리처드의 내면을 너무 많이, 너무 쉽게,

그리고 너무 구체적으로 보여줘버렸다.

그래도 "Roadster"와 "I Try to think"는 아주 좋았고  

두 사람의 연기의 합도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그리스 피아니스트 신재영.

정말 멋졌다.

무대를 열심히 염탐(?)하면서도 연주 자체는 아주 집중력있고 충실하다.

연주 중에는 괜찮겠지만 아마도 공연 후에 탈진상태가 되진 않을까?

신재영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앞에 앉으면

나도 모르게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확신한다.

오늘 공연 나쁘지는 않겠구나...라고.

작품 전체를 보려는 그의 공손한 시각과

음악적으로 적절하게 개입하려는 그의 집념의 조화는 항상 아름답고 집요하다.

물론 신재용의 연주 자체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완벽"만이 아름다움이 아님을 그가 느끼게 해준다.

이날 관람도 신재영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좋은 느낌을 받지는 못했을거다.

그의 연주라서 참 디헹이다.

어쩌나!

신재영 때문에 개인적인 바람까지 생겨버렸다.

앞으로 예정된 <쓰릴미> 관람 전부가 다 그의 연주이길 바라는 마음.

막연한 이 바람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7. 19. 08:23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정상윤, 전성우 (나-네이슨) / 송원근, 이재균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인터파크에서 메일로 <쓰릴미> 15,000 원 할인권을 보내왔다.

그냥 날리는 게 아까워 덕분에 정상윤과 송원근 페어를 재관람했다.

6월 1일에 봤으니 거의 한 달 보름만의 재회다.

처음 봤을 땐 무대가 낯설어 어색했었는데...

그래도 대체적으로 그 후에 봤던 전성우, 이재균 페어보다는 확실이 둘의 조합이 더 탄탄하고 좋았다.

좀 걱정은 했는데 다행히 다시 본 무대는 처음처럼 낯설진 않았다.

그런데 아마 그게 2층의 효과(?)가 아니었을까 싶다.

2층에서 보니 사각링의 높이감이 1층처럼 난감하게 느껴지진 않더라.

확실히 배우들의 동선도 소극장임에도 불구하고 1층보다 2층에서가 훨씬 보기가 좋았다.

나와 그의 끝없는 부딪침과 어긋남들.

극의 전개에 따라 두 인물의 보여주는 몸의 거리감을 보는 것도 확실히 재미있긴했다. 

파아니스트의 연주도 2층에서 더 극적으로(사실 더 크게) 울린다.

그러나 곽혜근의 연주 호흡은 여전히 숨가쁘다.

그 숨가쁨이 피아니스트 본인도, 배우도, 관객도 자꾸 쫒기게 만든다.

이게 피아니스트의 의도된 연출이라면 아주 매력적이었을 것 같은데 곽해근은 그렇지 못하다.

극을 성실히 따라가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그래도 배우에게 눈길도 자주 주지않고 오로지 피아노와 엄청난 사투를 벌인다.

(신재영 피아니스트의 배우를 향한 "제 3의 눈길"이 좀 그리워졌다.)

 이 작품은 로맨틱만 연주가 반드시 필요한 장면도 있는데 그런 발란스 조절을 아직까지 곽혜근은 못하고 있다.

속전속결!

피아니스트 곽혜근에게서 받는 느낌은 딱 그랬다.

(그가 <쓰릴미> 제 3의 배우로 당당하게 작품을 주도하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정상윤의 "나"는 확실히 내 취향이다.

특히 처음과 마지막 정상윤이 부르는 넘버는 그 느낌 차이가 정말이지 엄청난다.

시작과 끝,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

2층이라 정상윤의 표정을 섬세하게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너무 안타까웠다.

확실히 정상윤의 "나"는 여유도 있고, 긴장감도 적당하고, 슬픔도 있고, 시니컬하다.

(최재웅 "나"의 시니컬만큼은 아니지만)

이렇게 내게 거의 완벽한 "나"를 각인시킨 정상윤이 이제 "그"를 한단다.

과연 어떤 "그"가 만들어질까? 

"나"를 너무나 잘 아는 "그"의 등장!

이건 상상만으로도 쓰릴하다.

(예전에 김우형이 나와 그, 둘 다 하긴 했지만 "그" 만 봤으니 pass!)

 

송원근의 "그"는 정상윤 "나"에 비하면 약할 수밖에는 없었는데

그동안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단단해졌고 쎄졌고 강해졌다.

예전엔 정상윤의 리드에 따라가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동등한 입장에서 주고 받는 게 보인다.

소위 말하는 케미가 아주 좋아졌다.

조금만 더 오래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텐데 이제 그만이라니 아쉽다.

(송원근도 아쉬워할까???)

그래도 이 작품이 송원근에겐 다른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들었으니

뮤지컬 배우로선 참 다행이다.

차기작은 뭐가 될지 기다려지기도 하고...

(정상윤과 비교해도 이렇게 얼굴이 작은 송원근이 "오로라 공주"에서는 어쩜 그렇게 팡팡하게 나오는지...

 일반인은 TV에 얼굴 나오는 거 절대로 주의하자! ^^)

 

오늘 쓰릴미 2차팀 2차 티켓팅이 있다.

1차 티켓팅에 비하면 크로스 캐스팅이 많은 편이다.

1차에는 박영수-임병근, 신성민-이동하 캐스팅을 예매했다.

1차에 회차가 별로 없었던 정상윤-오종혁 페어는 오늘 2차 티켓팅을 노려볼 생각이다.

크로스 캐스팅은 일단 세 팀을 다 본 후에 결정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1차때보다 2차의 기대감이 크다.

서로 나잇대가 비슷한 배우들끼리 만나서 치열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버릴 부분(연출과 무대)은 깨끗히 버리고,

기대할 건(배우, 배우들 간 케미, 조명) 또 열심히 기대하고!

<쓰릴미>를 대하는 냐의 자세!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3. 6. 25. 13:54

<쓰릴미> 2차팀의 캐스팅이 공개됐다.

예상했던대로 박영수가 출연한다.

와~우!

이 녀석의 <쓰릴미> 정말 궁금하다.

너무 잘할까봐 미리부터 겁이 난다.

안그래도 이 녀석한테는 <쓰릴미>의 향기가 정말 진한데... 

그리고 네이슨의 갑을 보여준 정상윤이 본인의 바람대로 이번엔 리처드로 역할 변신을 한단다.

이것 역시도 너무나 궁금하다.

네이슨의 심리를 너무나 잘 아는 리처드라...

이것 역시도 상당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아무래도 "정상윤 = 쓰릴미"라는 내 개인적인 공식에 또 다른 정점이 찍힐 것 같다.

정상윤의 <쓰릴미>라면 그가 어떤 억할을 하든 무조건 믿는다.

 

정상윤 - 오종혁, 박영수 - 임병근, 이동하 - 신성민.

놓칠 수 없는 두 페어 때문에 아마도 신촌에 있는 STAGE를 자주  드나들게 될 것 같다.

원래 평일에는 공연을 보지 않는 편인데 <쓰릴미>는 완전히 예외인걸로!

다행이다.

공연장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서!

(물론 대학로나 강남에 비해서 가깝다는 의미 ^^)

 

<쓰릴미>

내 이럴 줄 알았다!

박영수와 임병근 페어.

서울예술단 출신 배우 2명이 만났으니 범상치않는 기운이 가득하다.

두 녀석은 이 작품을 통해 확실히 정점을 찍을거다.

각자, 그리고 함께!

내 장담하건데,

이 둘이 대형사고을 치고 말거다.

 

아~~~

벌써부터 너무 쓰릴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2. 4. 08:32

<여신님이 보고계셔>

일시 : 2013.01.15. ~ 2013.03.10.

장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출연 : 최호중, 이준혁 (한영범) / 전성우, 신성민, 윤소호 (류순호)

        임철수 (이창섭), 지혜근 (조동현), 최성원 (신석구)

        주민진 (변주화), 이지숙 (여신님)

연출 : 박소영

대본 : 한정석

작곡 : 이선영

제작 : 극단 연우무대

 

<여신님이 보고계셔> 프리뷰 두번째 관람.

캐스팅의 기대보다는 스토리에 더 집중해서 보고 싶어서 충무아트홀 블루를 찾았다.

보고 난 느낌은...

이준혁, 신성민 캐스팅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확실히 최호중, 전성우 캐스팅에 비하면 느낌이 좀 덜했던 건 사실이다.

배우의 정확한 딕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게 이준혁 배우의 혀짧은 발음은 많이 거슬렸다.

예전에 <빨래>에서는 몽골청년이라 일부러 그렇게 했나보다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보고 아니라는 걸 알았다.

노래 부를 때는목소리 톤도 그렇고 음색도 참 매력적인데

대사가 시작되면 발음때문에 여지없이 느낌이 반감된다.

배우로서 더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 어떻게든 딕션을 고쳐야 할 듯.

(쉽진 않겠지만...)

어눌한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임철수와 지혜근 배우.

혀짧은 발음의 이준혁 배우까지...

보면서 좀 심난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번째 관람을 예매하게 만들만큼 이 작품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신성민의 유순호는,

전성우의 유순호만큼 안타깝게 절망적이진 않았다.

마치 어미품을 잃은 아이의 철모르는 순수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가 표현하는 절망과 두려움은 형의 죽음을 목도한 것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그보다 더 먼저 뭔가의 근원적인 사건이 있지 않았을까 의심케 만든다.

전성우 유순호가 조우한 여신과 신성민 유순호가 조우한 여신은 그래서 완전히 다른 여신같다.

(그래, 당연히 같을 순 없겠지!) 

어쩐지 나는 전성우의 해석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

 

 

내가 이 작품에 빠져드는 이유는,

이 이야기 속에 영원히 늙지 않는 "피터팬"이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평화롭고 아늑한, 그래서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은 행복한 낮잠같은 시간이 있다.

여신이 살고 있는 그 세계!

그게 비록 잠깐의 환상일지라도,

나는 기꺼이 피터팬이 사는 그 세계에서 열심히 꿈꾸는 걸 택하겠다.

그러다 여신을 만나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다면 순호처럼 여신이 되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런데 사실은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여신님이 어딘가에서 흐뭇한 얼굴로 다 보고계셨으면...

그렇다면 나도 칭찬받고 싶어서, 머리 한 번 쓰다듬 받고 싶어서

더 착하게, 더 열심히 살게 되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열심히 들어줄때마다 한 마디씩 하면서 말이다.

 

"여신님! 나 잘했죠?"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5. 23. 08:10

<풍월주>

 

부제 : 바람과 달의 주인

일시 : 2012.05.04. ~ 2012.07.29.

장소 : 컬처스페이스 엔유

극본 : 정민아

작곡 : 박기현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성두섭, 이율 (열) / 김재범, 신성민 (사담),

        구원영, 최유하 (진성), 김대종 (운장어른),

        원종환 (궁곰), 임진아, 신미영 (부인들)

 

유투브에 올려진 리딩 공연을 보고 찌릿했었다.

정상윤, 김태한, 김지현이 열과 사담, 진성여왕으로 참여했었다.

(이 캐스팅이 실현되길 정말 진심으로 원추했건만...)

실제 무대가 다 갖춰진 공연이 아닌 단지 대본을 들고 느낌있게 맞춰보는 리딩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투브를 통해 본 이 작품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입소문 때문이었을까?

CJ문화재단에서 후원하는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 선정작 <풍월주>는

2012년 가장 보고 싶은 신작 창작 뮤지컬로 선정되기까지했다.

실제로 프리뷰 공연은 티켓오픈 5분만에 매진되는 진기록까지 일어났다.

(나도 정말 어렵게 프리뷰 티켓을 거머줬었다. 그런데 날려버렸다. 조카들때문에...ㅋㅋ) 

<블랙메리포핀스>와 함께 무지 기대했던 작품 중 하나였는데 드디어 대면했다.

 

관람한 후 느낌은,

리딩 공연 때의 분위기가 개인적으로 훨씬 더 좋았다.

소극장에 3층 무대를 설치해선지 동선도 복잡해졌고 덕분에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정적이고 고요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음악도 국악기를 조금 더 많이 활용하면 좋았을 것 같다.

(리딩 공연에서는 상당히 한국적으로 느꼈었는데...)

리딩 공연보다는 전체적으로  현대적이고 세련됐다고나 할까?

음악, 의상, 무대 전반적으로 "퓨전"이다.

(또 다시 내가 싫어하는 불명의 퓨전사극의 등장이다.)

그리고 정상윤이 불렀던 "열의 노래"가 본 공연에서는 빠진 것 같아 아쉽다.

느낌이 정말 좋은 곡이었는데...

 

사담 김재범은 역시나 연기와 노래 너무 좋았고 감정표현도 아름다웠다.

감정과 상황에 따라 목소리톤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김재범 배우도 참 여전히 열심이구나 싶었다.

이 사람이 열을 했어도 참 좋았겠다는 생각도 했다.

구원영 진성과 김재범 사담이 부르는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은 참 불쌍하고 가련하더라.

열 성두섭은 무대에서 처음 봤는데 일단 비쥬얼과 무대에 서 있는 자태가 참 좋았다.

아직 이율이 무대에 오르지 않아 혼자서만 공연을 끌고와서 그런지 간혹 피로감이 보인다.

그래도 후반부에 갈수록 감정몰입이 점점 안정적이라 좋았다.

대사전달과 딕션도 참 좋고 인물에 대해서도 애정을 가지고 세세히 잘 준비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춤도 전수받고, 일부러 붓글씨도 배웠다고 하더라.

(1층 관객은 무대 높이 때문에 붓글씨가 안 보이지만 2층 관객은 잘 보이기때문에 일부러 학원에 다녔단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처음부터 인물가 극에 깊게 빠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연륜이 조금 더 쌓이면 점점 더 좋은 배우가 되리라는 기대감을 품게 한다.

(그러니 이제 아이돌스럽고 하이틴스런(?) 작품은 슬슬 피하는 게 어떨지...)

마지막 장면,

운루가 하얀 천으로 덮이면서

죽은 열과 사담이 만나는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다.

연출의 힘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 작품를 동성애 코드로 자꾸 홍보하는 모양인데

(한국의 "쓰릴미"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절대 공감할 수 없다!!!)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면 사랑보다는 오히려 남자들의 진하고 순수한 우정에 가깝다.

그래선가?

진성여왕의 질투가 좀 빈약해졌다.

전체적으로 진성여왕이라는 인물 자체의 임펙트도 너무 약해진 것 같고 아쉽다.

이래저래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그래선지 리딩 공연때의 정상윤, 김태한, 김지현 캐스팅으로 <풍월주>가 공연됐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게 된다.

정상윤은 <블랙메리포핀스>와 겹쳐서 어쩔 수 없었겠지만

깁태한과 김지현이 빠진 건 좀 의문이다.

그렇다고 열심히 하고 있는 지금의 캐스팅에 실망했단 의미는 아니다.

너무 기대감이 컸던건지도 모르지만 왠지 2%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다.

어쩌면 기대감 때문에 혼자서 너무 살벌하게 <풍월주>를 키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아직 시작이다!

<풍월주>는 방금 시작된 신생의, 미완의 작품이다.

그러니 남겨진 가능성 또한 아직 무궁무진하다.

기꺼이 아낌없는 박수와 애정을 보내자.

그러기에 충분한 아름답고 가능성 있는 작품이다.

 

                                                        <2012 풍월주>

 

                                        <2012 풍월주-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

 

 

* 너무나 좋았었던 2011년  리딩 공연 영상

 

                        <너의 뱃속까지 - 정상윤, 김태한>

 

                          <열의 노래 - 정상윤>

 

                            <밤의 남자 - 정상윤>

 

                         <앞날 - 정상윤, 김지현>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 - 김태한, 김지현>

 

                           <열과 진성 - 정사윤, 김지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