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7. 7. 31. 14:09

내가 이 비행기 티켓을 구입한 날짜가 올해 1월 20일.

베니스 in, 프라하 out 의 스케쥴을 130만원에 예약했다.

예약할 당시에는 너무 비싼거 아닌가 싶었는데

지금은 이 가격에는 아예 살 수조차 없다.

심지어 항공사 사이트에 들어가도 스케쥴 자체가 아예 조회도 안된다.

티켓을 예약할때만해도

열 달이나 남아서 이 날이 오기는 할까 했었는데 이제 2달 앞으로 다가왔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준비란 걸... 슬슬 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다섯번째 유럽행인데 이쯤되면 초보티는 벗어야지 싶다.

일정이라는걸 짜볼까 생각중이다.

꼭 하고 싶은거 세 가지!

베니스 산 비달 성당에서 비발디 "사계" 듣기,

비엔나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돈지오반니" 관람,,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 관람.

사실 프라하에서는 스카이 다이빙도 꼭 하고 싶었는데

조카녀석 나이때문에 고민중이다.

(어쩌면 동생과 조카를 버려두고 혼자 하러 갈지도 모르고!)

 

당분간 이 항공표를 보면 숨이 좀 쉬어질 것 같다.

여기저기 찾아보면서

일정이라는 것도 짜보고,

최적의  이동 동선도 그려보고.

동생과 조카를 위해 맛집이라는 곳도 한 두 군데 찾아 봐야겠다

 

 

설램.

낮선 감정이자만

설렘을 느끼게  하는게 아직 내게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7. 28. 10:18

 

<시라노>

일시 : 2017.07.07. ~ 2017.10.08.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에드몽 로스탕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대본, 작사 : 레슬리 브리커스(Leslie Bricusse)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

연출, 안무 : 구스타보 자작(Gustavo Zajac)

각색, 협력연출 : 조한준, 반능기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류정한, 홍광호, 김동완 (시라노) / 최현주, 린아 (록산) / 임병근, 서경수 (크리스티앙) 

        이창용, 주종혁 (드기슈) / 김대종, 홍우진 (르브레) , 임기홍(라그노), 이용진, 임재현 외

제작 : (주)RG, CJ E&M 

 

뮤지컬 배우 류정한이 프로듀서로 전면에 나선  뮤지컬 <시라노>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너무 좋아 국내에 꼭 소개하고 싶었단다.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노라고...

공개된 배우진은 더 놀라웠다.

티켓파워 홍광호에 신화창조 김동완, 그리고 류정한 자신까지 주인공 "시라노"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류정한이 프로듀서만 하고 출연은 안 할까봐 내심 걱정했었는데 디헹이다 싶었다.

게다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 최현주의 출산 후 첫 복귀작이기도 해서 기대가 많이 됐다.

예상대로 프리뷰 티켓은 매진이 됐고

겨우겨우 프리뷰 둘째날  류정한의 첫공연 티켓을 예매했다.

(그것도 3층 중간 어디쯤을....) 

 

보고 난 느낌은...

2014년 뮤지컬 <드라큘라>를 처음 봤었을 때가 생각났다.

이 작품도 <드라큘라>처럼 내게 반전을 주면 참 좋겠다는 바람.

묘하게도 작품 보다는

류정한이라는 배우의 history 혹은 profile이 먼저 다가온다.

뭐랄까??? 그가 그동안 출연한 작품들과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갈라쇼 같다고나 할까.

두 도시 이야기의 시드니 칼튼, 드라큘라, 맨 오브 라만차, 레베카의 막심도 보이고, 지킬도 보인다.

출연작은 아니지만 스칼렛 핌퍼넬도 생각났고

무대와 조명 등 전체적인 느낌은 두 도시 이야기와 많이 오버랩된다.

원본인 희곡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소설로 된 걸 읽었는데 안타깝게도 스토리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서 걱정스러웠는데

뮤지컬도 전체적으로 지루하고 많이 밋밋하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자기복제적인 넘버도 개인적으론 신선함이 덜했다.

(귀에 쏙 들어온 넘버는 3곡 정도.)

그야말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작품.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걸까?

지금으로선 <드라큐라> 같은 반전을 기대하는 수 밖에...

그런데 솔직히...잘 모르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7. 7. 24. 08:09

그러나 겁쟁이가 되기도 쉽지 않았다. 겁쟁이가 되기보다는 영웅이 되기가 훨씬 더 쉬웠다. 영웅이 되려면 잠시 용감해지기만 하면 되었다. - 총을 꺼내고, 폭탄을 던지고, 기폭 장치를 누르고, 독재자를 없애고, 더불어 자기 자신도 없애는 그 순간 동안만. 그러나 겁쟁이가 된다는 것은 평생토록 이어지게 될 길에 발을 들이는 것이었다. 한순간도 쉴 수가 없었다.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고, 머뭇거리고, 움츠러들고, 고무장화의 맛, 자신의 타락한, 비천한 상태를 새삼 깨닫게 될 다음 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겁쟁이가 되려면 불굴의 의지와 인내, 변화에 대한 거부가 필요했다 - 이런 것들은 어떤 면에서는 일종의 용기이기도 했다. 그는 혼자 미소를 지으며 새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아이러니의 즐거움은 아직 그를 버리지 않았다.

 

 

맞는 말이다.

겁쟁이가 되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토록 이어지게 될 길에 발을 들이는 것...

무서운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랬다.

번번히 발목을 잡은 구절들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았고

도돌임표라도 만난 것마냥 몇 번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심지어 마지막 몇 장이  남은 지금,

거절이 두려워 고백을 망설이는 사람처럼 서성이고 있다.

 

자 책 표지에 서성이고 있는 사람이.

꼭 나 같다.

아이러니인데...

즐겁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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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7. 11. 15:42

그냥 다 이쁘다.

풍경도 이쁜데

풍경보다 말이 이쁘고

말보다 마음이 더 이쁘다.

저런 말을 할 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감탄한게 한 두 번이 아니다.

 

 

되게 신기하지?

계속 보고 있으면 더 많이 보이고 더 반짝이지?

나도 오빠가 계속 봐주면 더 반짝인다!

 

이 말을 듣고, 보는데

그야말로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얼마전 손석희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한 것만 꿈꾸는건 아니라고 했을 때도 깜짝 놀랐었는데...

 

그렇구나...

혼자 반짝이는건 아무 소용도 없고 오래 가지도 않는구나.

본다는게 이렇게 아름다운 거였구나.

계속해서 반짝반짝 빛날 이효리는,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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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해도 괜찮아2017. 7. 10. 11:43

어제 서울아산병원 워크샵을 다녀왔다.

8시 30분 시작이라 집에서 정확히 7시에 출발했다.

잠실나루에서 내려서 걸어올라가는 길.

계속되는 비때문에 길이 포근포근해서 외지인의 걸음도 잘 받아줬다.

워크샾만 아니면 그대로 산책로를 따라 마냥 걷고만 싶었다.

 

아산병원 워크샾은 3년째 참석중인데

요 몇 년 간 내가 참석한 워크샾 중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어제만해도 한 가지 새로운 걸 알게됐고

개념파악만 했던 두 가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이해했다.

이런 학회 참 좋다.

하나 하나 복기(復記)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새로운걸 알게 되고 그래서 내 밑천이 조금 더 단단해 지는건 더 의미있다.

오후의 treatment 부분도 평소에 궁금했었는데 기회가 좋았다.

소노그라퍼들은 대부부은 그냥 가버리던데

쉽게 접하지 못한 분야라 오히려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문득 편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때가 생각난다.

편입을 했다면 의전원까지 갔을텐데 싶다.

아마도 그땐 네기 너무 겁쟁이었거나, 근심걱정이 하늘을 찔렀나보다.

지금이라면 망설임 없이 단번에 결정했을거다.

그랬다면,

지금쯤 난 더 의미있는 사람이 되있었을텐데...

 

망설임의 끝은 너무 길고

후회의 결과는 단호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7. 7. 7. 09:18

식도락이란 표현이 좀 거창하긴 하지만

국내든 외국이든 여행을 가면 먹는것 보다는 보는 것에 주력하는 나로서는

언니 덕분에 일본에서 만큼은 입도 호사를 누린다.

나홀로 여행이었다면

분명 과일이나 샌드위치로 충분했을텐데...

 

 

이곳은 다카시마 백화점 7층에 있는 음식점.

(이름은... 모르겠다...)

엄청나게 걸었던 여행 둘째날 갔던 곳.

간단하게 먹으려고 들어간 곳이었는데 결코 간단하지가 않았다.

육류를 좋아하지 않는 나를 배려한 메뉴였는데

생선도 맛있었고 야채도 신선해서 두루두루 좋았다.

아주 아주 깔끔하고 단백한 맛.

 

 

여긴 언니네 집 근처에 있는 뷔페식 식당.

가족이 운영하는 작고 소박한 동네 맛집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벼운 음식들이 주를 이루고

채소들도 금방 밭에서 따왔는지 신선했다.

밖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를 알겠더라.

 

 

시모가모 진자에서 나와서 찾아간 초밥집.

개인적으로 초밥은 별로지만

언니가 엄청 좋아해서 일부러 내가 선택한 메뉴.

언니가 맛있게 먹어서 내 기분까지 다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니시키 시장도 들렸다.

역시 시장 구경은 빼놓지 말아야 한다.

사고자 하는 의욕은 없지만 보고자 하는 의욕은 하늘을 찔러

여기저기 고개가 자꾸 돌아갔다.

조리하기 편하게 개별포장된 야채들,

포근포근한 계란찜 그리고 쫀득쫀득한 어묵 구경도 재미있었고

스누피 덕후를 위한 가계도 이채로웠다.

집으로 돌아와서 밤케익과 커피 한 잔으로 굿바이 인사를 나눴다.

(섭섭하고, 서운하고, 미안하고...) 

 

 

그래도 일본에서 먹는 가장 최고의 성찬은...

언니가 챙겨준 아침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걸로 알차게 차려준 호텔 조식같은 아침.

리무진을 타고 공항으로 가는 내내 생각났던건 바로 그 아침이었다.

더불어 어딘지 엄청나게 폐만 끼치고 온 느낌.

추적추적 비내리는 일본을 떠나면서

언니가 한국에 오면 더 잘해줘겠다는 초등학생같은 다짐을 했다.

2박 3일.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 어떤 어행보다 즐겁고 행복했던 여행.

 

시간의 길고 짧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 속에 담긴 의미에 비하면.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7. 7. 6. 08:42

 

제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노골적이다 못해 어찌 생각하면 폐륜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질문.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까지 놀랐던 걸까?

단순하게 나이 든 부모라면... 그래... 사랑할 수 있겠다.

하지만,

치매를 알고 있다거나, 중한 병을 앓고 있다면

일말의 흔들림없이 부모를 사랑할 수 있을까?

솔직히 나는 도저히 자신이... 없다.

부모가 자식인 나를 더이상 기억하지 못하고

이니 지나버린 과거의 기억만이 유일한 현실이 된다면....

기억에 없는 나는 자식으로서 뭘 할 수 있을까?

결론은,

비참하게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다.

 

<미움 받을 용기>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뭔가 엄청나게 대단한 비법과 기술이 있는건 아니다.

하지만 일기에 가까운 그의 글을 읽다보면

이 모든 것들이 무던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여진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걸 받아들이고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이상적인 부모"라는 틀에 미련을 두지 말라고 말한다.

왜 우리 부모님이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절대로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고..

 

...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도 사람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도, 누군가에 의해 행복해질 수도 없습니다...

... 내가 준 것이 내가 준 사람으로부터 바로 내게 돌아오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돌고 돌아서 내게 돌아올 수도 있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돌아오지 않겠지요.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다고, 혹은 돌려주지 못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그저 하면 됩니다. 인간관계에서는 주는 것만 생각하면 됩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포함해서 돌아올 것 따위는 기대하지 않으면서요 ...

 

그러니 행위가 아니라 존재 자체에 고마워 해야 한다고.

부모님이 가족을 몰라보게 된다고 해도 인간으로서의 부모님의 가치는 변하지 않기에

부모 자식이 아닌 "인간"의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글을 쓴 작가 자신도 아버지가 초기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가까이 살면서

아버지 집에서 작업실처럼 글을 쓰면서 간병을 했단다.

그런데 자신이 찾아가면 아버지께선 그렇게 잠만 주무셔서 걱정스러워 아버지께 물었단다.

자신이 와있는게 불편해서 그러시냐고.

아버지의 대답에 내 가슴이 꿍 떨어졌다.

"네가 있어서 안심하고 잘 수 있는 거야."

 

이런 관계였음 좋겟다.

"가족"이라는 건.

엄청나게 거대한걸 해주는게 아니라

존재만으로 안심하고 잘 수 있는 그런 관계.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아무래도 내가 욕심이 너무 많은 모양이다.

사실은,

질문을 조금 바꿔야 할 것 같다.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가 아니라

나이 들어가는 당신을 사랑할 수 있습니까? 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7. 5. 14:47

 

<프라이드>

 

일시 : 2017.03.21. ~ 2017.07.02.

장소 : 대학로 아트원 씨어터 2관

극작 : 알렉시 켐벨 (Alexi Kaye Campbell)

각색 : 지이선

연출 : 김동연

출연 : 이명행, 배수빈, 정상윤, 성두섭 (필립)오종혁, 정동화, 박성훈, 장율, 박은석 (올리버)

        임강희김지현, 이진희 (실비아) / 이원, 양승리 (멀티)

기획 : 연극열전

 

즉흥적인 선택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는데 이 연극의 대사가 간절했다.

그래서 무작정 대학로를 찾았다.

인터넷상에는 매진이 됐지만 혹시라도 현장판매가 남아있을까 싶어서...

매표소에서 확인했더니 기획사 보유석 3자리에 있단다.

공연 10분전까지 공석이면 할인없이 선착순으로 판매한대서 대기표를 받았다.

대학로를 산책삼아 크게 한바퀴 돌고 10분 전에 매표소로 다시 갔더니

다행히 보유석이 그대로 남아있어 현장 구매를 했다.

할인률은 전혀 없지만 좌석이 그야말로 계란 노른자 석이었고

배우도 내가 제일 보고 싶었던 정상윤, 박은석, 김지현 조합이라 물만의 여지도, 망설임의 여지도 전혀 없었다.

 

이 작품에 나오는 대사들은 시대를 넘나든다.

표면적으로는 과거와 과거, 현재와 현재의 대화지만

과거의 필립에게 현재의 실비아가 말하고

과거의 올리버가 현재의 필립에게 말하고

현재의 필립의 과거의 올리버에게 말한다.

 

어쩌면...

나 역시도 지금  겪고 있는 모든 일들이

과거와 미래의 연결인지도 모르겠다.

 

사랑, 인생.

어떤 식으로든 의미있는거,

아니면 최소한 그걸 찾으려는 노력.

그래서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

진실한 삶.

 

그걸 나도 찾고 싶다.

간절히...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7. 4. 08:20

한동안 책을 안 샀다.

그렇다고 그동안 책을 안읽었던건 아니고

주로 병원 도서관과 집 근처 구립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다.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몇 년 전부터 책을 구입하는게 좀 망설여지더라.

천편일률적인 양장본 무게도 부담스러웠고

글자 반, 여백 반인 페이지의 황량함도 싫었다.

게다가 종이질 자체가 너무 밝다보니 눈에 피로감도 엄청났다.

활자증후군에겐,

이 모든 조건들은 "좋지 않음!"이다.

 

 

6권의 책을 한꺼번에 샀다.

영국 작가 제럴딘 매코크런의 <시라노>와

체코의 국민작가라 불리는 모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

그리고 최고의 번역가이자 불문학자인 김화영의 산문집 4권.

위의 두 권은 두꺼운 표지의 양장본이고

김화영의 산문집들은 다행히 양장본이 아니다.

김화영과 정영목, 김난주. 

내가 정말 많이 사랑하는 번역가 세 분.

특히 김화영은 번역하는 문장 문장도 하나같이 섬세하고 아름답지만

주옥같은 산문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4권의 책을 구입했다.

섬세한 그의 글로 만날 생각에 맘이 설렌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고요하게 읽을 생각이다.

마치 처음 언어를 배운 사람처럼 조심스럽게 또박또박.

읽는 동안은  내 머릿속에는 푸른 지중해가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좀 쉬어도 되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7. 3. 09:05

비가 와서 저전거를 못탔다.

꾸물꾸물하는 날씨에 몸도 꾸물꾸물해져서 우산을 들고 나섰다.

좀 걸어보려고...

잠깐만 걸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2시간 반을 넘게 걸었다.

길에 바람 냄새, 흙 냄새, 나무 냄새가 섞여있었다.

그래서 잠깐의 산책이 무너졌다.

비는 오락가락했지만 다행히 쏟아지진 않았고

하늘을 잿빛이었고,

바람은 적당했다.

젖은 길은 순하게 내 걸음걸음을 받아줬다.

양화대교를 지나 돌아오는 길.

비 덕분에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이 이쁜 길을 혼자 독식했다.

 

사람없는 길은,

언제나 편안하다.

 

이러다 폭우 속을 걷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귀 밑에 꽃 하나 꽂고.

상당히...

볼 만 하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