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2. 10. 07:50


 

<Thrill Me>

일시 : 2014.12.10. ~ 2015.03.01.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강필석, 정동화, 백형훈 (나 ; 네이슨) / 김재범, 에녹, 문성일, 김도빈 (그 ; 리처드)

피아노 : 신재영, 오성민

제작 : 뮤지컬 해븐

 

강필석 네이슨과 김재범 리처드, 오성민 피아니스트의 <쓰릴미>

꼭 다시 보고 싶었던 조합이었는데 다행이다.

역시나... 너무 좋더라.

드디어 이 세 사람이 내 기억 속 최고의 <쓰릴미> 기록을 갈아엎었다.

무지 쎈 놈들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다른 놈들이 왔다.

이건 뭐 지금까지의 <쓰릴미>를 완전히 뒤흔들어놨다.

분명히 같은 작품이고, 같은 장면이고, 같은 대사인데

템포와 리듬, 대사톤과 리엑션, 분위가와 뉘앙스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고 표현했다.

처음 등장부터 눈빛과 행동에 불안함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던 그와 

강함을 전혀 숨기지 않던 나.

계단을 내려 내려오는 모습도 강필석 리처드는 기존의 리처드들과는 다르게 망설임이 전혀 없다.

심지어 첫대사 "앉을까요?"에서는 당당함마저 느껴지더라.

어차피 당신들은 우리를 이해할 수 없을테지만 

그래도 알고 싶다면 이야기는 해주겠노라...


김재범, 강필석 두 사람은 관객의 숨소리까지 컨트롤하는 무시무시한 페어다.

그래선지 작은 소리와 조명의 움직임까지도 아주 민감하게 다가오더라.

발걸음 소리, 라이터 소리, 가방 던지는 소리, 물건 부딪치는 소리,

때로는 시선과 만나고, 때로는 시선과 어긋나는 조명은

그러다 가차없이 객석의 향해 파고든다.

마치 내가 이 재판의 배심원으로 참여해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듯한 느낌.

예전에 신촌 The stage에서 이 작품이 공연됐을때 

무대 양 쪽으로 배심원석이 따로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관람했을때보다 오히려 더 심리적으로 밀착된 느낌이었다. 

<쓰릴미>를 지금까지 20회 넘게 봤고

두 사람도 세 번째 관람인데 정말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라.

보여지는것 말고 더 많은걸 보게 만드는 놀라운 페어다.

말을 할 때 같을 말을 몇 번씩 반복하는 김재범 네이슨에게는

확실히 유아적인 속성이 다분했다.

리처드와 그의 동생은 분명 아버지가 다른 형제일테고

모성애에 대한 갈망과 결여를 pyromania라는 어긋난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어쩌면 네이슨은... 그런 리처드를 구원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였을까?

네이슨에게 성냥을 건네는 리처드의 모습이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의사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수없이 반복되는 관계의 전이와 역전이.


"강해져! 나처럼!"

울음과 공포로 가득한 리처드의 대사 뒤로 너무나 차분해서 냉정해보이기까지 하던 리처드의 목소리.

지금 떠올려도 정말 쓰릴하다.

두 사람은 역대 <쓰릴미> 페어 중,

가장 에로틱했고, 가장 유아적이었고, 가장 순수했고, 가장 사이코틱했고, 가장 지적이었다.

그야말로 best of best!

내 최고의 <쓰릴미> 기록은 절대 안깨질거라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이 그 자라를 뒤집었다.

그리고 이 기록은 

아마도 쉽게 깨지지 않을 것 같다.


* 두 사람의 <쓰릴미>를 보고 개인적인 욕심이 생겼다.

  또 다른 2인극에서 이 둘의 연기를 보고 싶다는 바람.

  <Story of my life>같은 뮤지컬도 괜찮지만 

  <스테디 레인>처럼 아주 쎈 연극에서 둘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 13. 08:05

 

<Thrill Me>

 

일시 : 2014.12.10. ~ 2015.03.01.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강필석, 정동화, 백형훈 (나 ; 네이슨)

       김재범, 에녹, 문성일, 김도빈 (그 ; 리처드)

피아노 : 신재영, 오성민

제작 : 뮤지컬 해븐

 

강필석 네이슨과 김재범 리처드의 두번째 <Thrill Me>

작년 12월 27일 첫번째 관람때도 좋았는데 지금은 더 좋아졌다.

계약서 쓰는 장면에서 강필석 네이슨이 안경을 꺼내지 않는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봤던 <쓰릴미> 중 세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좋았다.

두 사람의 밀고 당기는 텐션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더라.

공연 내내 그들이 보여준 시선과 표정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전체적인 페이스와 타이밍, 움직임을 전부 다 새롭게 만들어낸것 같다. 

타자기 두드리는 템포조차도 꼭 사람이 나누는 대화처럼 들렸다.

이번 관람은 가운데열 제일 뒷자리라 무대와 조명, 전체적인 동선을 관심있게 봤는데 역시나 좋더라.

혹자는 조명이 너무 어둡고 객석 방향으로 많이 떨어져서 눈이 부셨다는 평도 하던데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조명 정말 맘에 쏙 든다.

33년 동안 형무소에 갇혀 있는 사람이 과거의 진실을 하나하나 밝히는 자리에서

조명이 밝았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았을까?

어두운 상태에서 얼굴을 향해 직접적으로 떨어지는 핀조명을 따라가면

순간적으로 변하는 배우들의 표정과 시선을 그대로 보인다.

시선과 표정을 숨길 곳이 없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필석과 김재범의 <쓰릴미>는

여러가지 보호색으로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위장한 카멜레온이더라.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익숙하게 봐왔던 <쓰릴미>에서는

네이슨이 전체적으로 유악한 여성의 이미지였고 리처드가 강한 남성적인 이미지였다.

그런데 김재범 리처드는 조증의 기복이 심한 사이코페스에 가까웠고

오히려 강필석 네이슨이 훨씬 더 남성적이고 강했다..

그래선가!

서로 마주 보며 진실을 이야기하는 마지막 장면이 정말 소름끼치더라.

강필석 네이슨의 완벽한 KO승!

네이슨... 정말 무서운 사람이구나...

그전까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네이슨이 리처드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강필석의 엔딩은 아주 고요히 섬뜩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강필석과 김재범 페어는 신재영보다 오성민 피아니스트 연주가 더 잘 어울리더라.

두 명의 배우와 완벽하게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

아주 멋지고 Thrill했다.

김재범, 강필석, 오성민

이들의 <Thrill me>는꼭 다시 한 번 보고만 싶은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 6. 07:48

<Thrill Me>

 

일시 : 2014.12.10. ~ 2015.03.01.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강필석, 정동화, 백형훈 (나 ; 네이슨)

        김재범, 에녹, 문성일, 김도빈 (그 ; 리처드)

피아노 : 신재영, 오성민

제작 : 뮤지컬 해븐

 

드디어 강필석 네이슨과 김재범 리처드의 <Thrill Me>를 봤다.

(신종플루때문에 좀 묵혀놨다가 쓰게 됐지만...)

기대를 하면서도 혹시라도 두 명의 네이슨을 보게 되는건 아닌가 우려했는데 말그대로 딱 기우더라.

두 배우의 노련함과 섬세함의 결정판이더라.

지금까지 내가 알던 <Thrill Me>와 확실히 다른 느낌!

뭐랄까, 더 은밀하고 노골적이었고, 그리고 감정적, 심리적으로도 기존의 캐스팅보다 훨씬 강했다.

서로 밀고 당기는 페이스와 타이밍 역시도 기존의 방식과 많이 달랐고

소품의 이용과 전체적인 동선 디테일에도 변화를 줬다.

이미 이 작품을 했던 두 배우가 다시 합류하면서 서로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을지 눈에 선하다.

같지만, 다르게...

완전히 다른 작품이 아니라 <Thrill Me>를 다시 새롭게 다가가게 만들었다.

강필석과 김재범이...

강필석 네이슨은 강함을 숨기지 않았고

김재범 리처드는 냐약함을 그냥 그대로 드러냈다.

그 노골적인 반전된 드러냄이 더 큰 긴장감으로 다가왔다.

<Thrill Me>의 리처드와 네이슨을 이렇게 표현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구나...

말그대로 묘한 thrill함이 있더라.

 

김재범 리처드는 "Roadster"에서 모자를 아예 벗어 손에 들어 있더라.

원래 범죄를 저지를 땐 어떻게든 얼굴을 안보이게 하는게 일반적인데 완전히 드러냈다.

그게 완전범죄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아니면 상황파악을 못할정도로 미숙한 소년임을 드러낸건지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지금껏 봤던 리처드와 완전히 설정이라 놀랐다.

손에 들고 있는 모자를 언제 쓸까 궁금했는데

끝날때까지 쓰지 않아서 솔직히 꽤 쇼킹했다.

(지금도 계속 모자를 손에 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재범, 강필석 두 사람의 쓰릴미는 확실히 젊은 느낌은 없다.

오히려 범행 후 33년이 지나 그 시점의 느낌이 훨씬 강하다.

현재감보다는 리와인드하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확실히 두 사람의 밀땅은 묘한 에로티시즘이 있더라.

"Nothing like a fire"도 "Thrill me"도 자극적인 뉘앙스가 강했고

육체적인 접촉이나 전체적인 텐션도 훨씬 노골적이고 집요했다.

더 흥미로웠던건 때때로 무대에서 두 명의 네이슨과, 두 명의 리처드를 볼 수도 있었다는거다.

이게 참 묘하더라.

서로에게 동화되면서 구분이 모호해지는 관계.

김재범, 강필석 두 배우의 <Thrill Me>를 보면서 나는 네이슨의 고백이 사실은 진실이 아니었음을 더 확신했다.

그리고 그게 이 작품의 최후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누가 누구를 조정했는가?"

이 질문에 당신은 뭐라고 답하겠는가!

나는 이렇게 답하겠다.

네이슨과 리처드 두 사람이 나를 조정했다고...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2. 23. 08:08

 

<Thrill ME>

일시 : 2014.12.10. ~ 2015.03.01.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강필석, 정동화, 백형훈 (나 ; 네이슨)

        김재범, 에녹, 문성일, 김도빈 (그 ; 리처드)

피아노 : 신재영, 오성민

제작 : 뮤지컬 해븐

 

난 정말 <쓰릴미>라는 작품을 너무나 사랑한다.

그래서 매번 올라올때마다 외면을 못하겠다.

사실 이번 시즌은 강필석, 김재범 회차만 볼 생각이었는데 백형운, 문성일 페어가 궁금해서 급하게 예매를 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문성일 리처드가...)

남은 좌석이 별로 없어 그냥 오른쪽 블럭 세번째줄 S석을 관람했다.

오른쪽은 네이슨이 많이 머무는 공간이라 덕분에 out of mind였던 백형훈을 아주 꼼꼼하게 볼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백형훈이라는 배우는 출연작도 몇 작품 안되는 신인급 배우다.

내가 본 작품도 <여신님이 보고계셔>가 유일한데 그 작품에선 별 존재감이 솔직히 없었다.

신인 뮤지컬 배우가 2인극을,

그것도 <쓰릴미>라는 이 엄청난 작품을 과연 제대로 표현해낼 수나 있을지 진심으로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또 다시 뒷통수를 제대로 한 방 먹었다.

백형훈 네이슨.

정말 좋더라.

연기도, 노래도, 표정도, 움직임과 말투도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잘못하면 작품과 배역이 대한 부담감이 배우를 주눅들게 만들수도 있었을텐데 백형훈은 그걸 이겨냈다.

네이슨으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묘하게 느껴지던 풋풋함이 19세 소년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냈다.

그리고 그게 은밀한 강박과 떨림으로 남더라.

문성일 리처드와 음색도 아주 잘 어울렸고

신재영의 피아노 연주와도 이질감 없이 잘 스며들었다.

대사 실수도 오히려 문성일 쪽이 꽤 많았고

조명이 잘못 꺼지는 것 때문에 중간에 대사 타이밍을 놓친 걸 빼면 대사처리와 타이밍도 정확했다.

정말 별 기대없이 본 캐스팅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발견이었다!

특히 "Thrill me"를 부를 때는 정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정상윤 이후 눈에 확 들어오는 네이슨을 드디어 만났구나 싶더라.

(다른 날은 어떘는지 몰르지만 이날은 문성일보다 백형훈이 훨씬 노련했다)

 

이번 시즌 조명에 대한 말이 많은것 같던

개인적으로 조명 자체는 아주 좋았다.

조명의 느낌으로 배우의 얼굴와 움직임에 포커스를 맞추는 방식이었는데

그게 오히려 인물의 감정과 표정에 훨씬 더 집중하게 만들더라.

네이슨의 이야기 외에 다른 모든 것들은 그냥 배경으로 서서히 fade out 되는 느낌이었다.

좌우로 크로스되는 조명효과도 좋았고.

단, 천정에서 조명기 돌아가는 소리가 민망할 정도로 커서 몰입에 방해가 됐다.

그것도 아주 많이...

소리만으로는 천정 어딘가에서 트랜스포머라도 튀어 나올 것만 같더라.

이 소리는 어떻게든 꼭 해결을 해주면 좋겠다.

 

뭐 그렇더라도,

대사 실수가 있고,

조명은못 꺼지고,

조명기 소리가 아무리 거대해도

역시 <쓰릴미>는 <쓰릴미>다.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작품.

내겐 이 작품이 확실히 'Way too far"인 셈이다.

 

나를 너무 멀리까지 데려간다.

매번 그랬다.

그것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8. 26. 07:40

<Thrill Me>

일시 : 2014.08.08. ~ 2014.10.26.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정동화, 신성민, 정욱진 (나;네이슨)

        에녹, 송원근, 임병근 (그;리처드)

제작 : 뮤지컬 해븐

 

나는 <쓰릴미>란 작품을 정말 너무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매번 작품이 공연될때마다 빼놓지 않고 관람했다.

이번 시즌도 역시나 지나칠 수 없어 예매를 했다.

정동화 네이슨과 에녹 리차드로.

공개된 캐스팅에서 가장 궁금하고, 가장 기대가 되는 페어가 이들이엇다.

이미지만으로도 두 사람은 역할과 꽤 잘 어울려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시즌 <쓰릴미>는 새로운 2차 캐스팅이 공개되지 않는 한 첫관람이 마지막 관람이 될 것 같다.

지금껏 관람한 <쓰릴미> 중에서 제일 루즈했다.

보는 내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이 안느껴져 깜짝 놀랐다.

Thrill이 빠진 <Thrill me>라니...

공연장을 나오면서 도대체 뭐가 문제였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아무래도 배우와 연출 다 문제이지 싶다.

prologue의 피아노 연주는 정말 좋았다.

(얼굴을 자세히 못봤지만 신재용 피아니스트였던 것 같다.)

'역시 쓰릴미로구나...'라고 흐뭇해한건 딱 거기까지.

네이슨의 등장부터 뭔가 하나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정동화 네이슨.

나 정말 정동화 네이슨 너무 많이 기대했었고

이 작품도 정동화 때문에 예매를 했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리처드에게 교태를 부리는 모습이 참 불편하더라.

처음부터 아예 속을 다 들여내놓고 시작한다.

그걸 숨기려고 하니 매 장면마다 조급증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초반 템포도 너무 과하게 빨라져 버리고...

(개인적으론 최재웅, 정상윤 네이슨이 참 많이 그리웠다.)

아무래도 정동화가 아직까지는 감을 못잡은것 같다.

노래도, 연기도, 표정도 예전만큼은 아닌 것 같다.

 

에녹 리처드.

다행히 정동화보다는 훨씬 좋았다.

딕션과 노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단지 표정과 눈빛은 많이 약하더라.

리처드에겐 뭔가 좀 강하고 쎈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시종일관 어딘지 불안해보이고 흔들리는 눈빛이다.

네이슨에게 휘둘리겠구나... 생각될만큼.

단단힌 느낌이 없었다.

충분히,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인데도 작품을 뚫고 나오지 못한다.

확실히 <쓰릴미>는 만만한 작품이 아니다.

배우가 숨을 곳이 전혀 없다.

무대에서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그래도 에녹의 Roadster만큼은 참 좋더라.) 

 

이날 내게 최고의 긴장감을 선사한건 피아노 연주였다,

이마저도 아니었다면 충무 블랙에 이어 또 한 번 <쓰릴미>에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됐을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인 디테일도 너무 느슨했고,

A written contract 도 I'm tring to think 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기대를 정말 많이 했던 페어였는데...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

 

미안한 말이지만,

관람하면서 내내 정상윤 네이슨이 그리웠다.

계약서를 쓰던 정상윤 네이슨의 타자기 소리도,

타자용지 줄 바뀌는 소리도 전부 그립더라.

(이 작품에서 정상윤은 "소리"를 정말 잘 이용했었는데...)

내가 정상윤 네이슨에 너무 길들여져서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없는 <쓰릴미>는 어딘지 느슨하고 덜 매력적이다.

진심으로 정상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네이슨으로든, 리처드로든...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30. 08:23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드디어 기대했던 정상윤, 오종혁 페어의 <쓰릴미>를 봤다.

좋은 자리는 꿈도 안 꿨었는데 왠일인지 두번째줄 가운데 자리가 예매됐다.

(예매하면서도 혼자 깜짝 놀랐다 )

어쩌다보니 벌써 일곱번째 관람이고, 시즌2는 네번째 관람이다.

시즌2의 키워드는 배우 정상윤!

최고의 네이슨을 보여줬던 정상윤이 역할을 바꿔서 시즌2에서는 리처드로 무대에 선다. 

네이슨을 속속들이 너무나 잘 아는 리처드의 등장!

목격"의 이유가 너무나 충분했다.

오종혁이 정글로 떠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두 페어의 시작이 뒤로 밀린게 야속할 정도다.

게다가 회차도 그리 많지 않아 사람의 근성을 쓰릴하게 자극한다.

 

공연장 입구에서 어셔에게 피아니스트가 누군지 물었다.

신재영이란다.

혼자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신재영과 정상윤은 서로 호흡을 공유하는 것 같다.

서로가 서로의 연주와 연기를 읽으면서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정상윤과 신재영이 만나면 훨씬 더 집중이 잘돼고 감정이입도 잘된다.

그러니 오늘 공연...

기대해도 충분히 좋겠다!

 

정상윤과 오종혁.

일단 두 배우 모두 너무나 영리했다.

특히 시간의 공백을 이용한 건 다른 페어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몇몇 장면에서 두 배우 전부 대사 사이의 텀을 일부러 길게 끄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다.

오종혁 "나"는 정상윤 "그" 앞에서 천진한 아이 같다.

"그"가 곁에 있어만 준다면 뭐가 됐든 다 감수하면서 행복을 느낄 그런 사람처럼 느껴진다.

극이 진행될수록 오종혁의 "나"에 점점 폭풍 몰입된다.

초반엔 목소리톤이 너무 작아 주춤했는데 의도적이었던 것 같고

후반부로 갈수록 강단있고 집요하고 간절해진다.

"Nothing like a fire"에서 표정도 좋았고 감정도 좋았고 마지막 장면 미소도 아주 좋았다.

"My glasses"에서는 정상윤에게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주 짱짱하고 팽팽했다.

"정글의 법칙" 때문에 쌔까맣게 탄 모습만 빼면 전체적으로 아주 좋았다.

법을 공부하는 뛰어난 인간"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왜소하고 볼품없는 농촌총각처럼 보여서...

(솔직히 이건 대략 난감하더라)

 

나는 이 작품에서 타자기 소리를 많이 의식하는 편인데

정상윤은 확실히 타자기라는 소품을 의도적으로 잘 이용한다.

아마도 협박편지 줄 수까지 계산해서 타자기를 움직이는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이런 디테일에 신경쓰는 배우가 의외로 적다.

이 작품만해도 단 한 번도 타자기 줄을 바꾸지 않는 배우들이 꽤 많다.

계약서도 그렇고, 협박편지도 그렇고 분명 한 줄이 아닌데...

게다가 정상윤의 타자기 소리는 일종의 대화같다.

감정과 상황를 계산한 리듬이라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정상윤의 리처드.

이마를 보여서 그런지 살이 좀 찐 것 같은 둔한 느낌이라 솔직히 처음엔 놀랐다.

(왜 "리처드"는 가르마를 타서 꼭 이마를 훤히 보여줘야만 하는 걸까? 이거 좀 탈피하면 안될까???)

연기도 기대와는 다르게 의외로 평범하게 가는구나 싶었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정상윤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젠틀한 싸이코를 보는 느낌.

살짝 중년의 포스가 풍기긴 했지만 감정도 표정도 아주 좋았고 목소리톤과 움직임은 은근히 섹시하다.

(<쓰릴미>에 농촌총각과 섹시한 중년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표현이 너무나 좋았더라는...)

그동안은 몰랐었는데 정상윤의 "fear"를 들으면서

"그"가 "나"를 이용만 했던 게 아니라 진짜 사랑도 했었구나 알게 됐다.

정상윤의 "fear"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두려워하는 모습을 끝까지 보이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겨있다.

그 장면에서 정상윤 "그"가 보여준 눈물!

이건 아무래도 기억에 아주 오래 남을 것 같다.

한 번도 생각한적 없었다.

"fear"에서 "그"가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게 되리라는 걸. 

확실하다!

이건 "나"의 일방적인 감정이 아니었던거다.

"그"의 동조와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던거다.

어쩌면...

이 작품에서 정말 비극적인 인물은 "그"인지도 모르겠다.

정상윤, 오종혁!

이 두 사람이 <쓰릴미>를 완전히 다르게 보고 느끼게 만들었다.

 

신재영의 피아노 연주는 정말 끝장이었고

신재영과 정상윤 두 사람은 서로 교감하는게 확실히 맞는 것 같다.

이날도 이 둘은  제3의 배역을 만들어냈고

그 제3의 배역은 때로는 해설자로, 때로는 지켜보는 시선으로 충실히 작품에 참여했다. 

오정혁, 정상윤, 신재영.

이 세 사람이 이번 시즌 최고의 <쓰릴미>를 내게 선사했다.

(피아니스트도 배우들처럼 스케쥴을 미리 공지해주면 정말 좋겠다.)

다시 이 셋이 만드는 <쓰릴미>를 보고 싶은데 문제는 내 시간이 없다는 거!

아마도 정상윤은 다음 시즌에도 "그"로 출연할 게 확실하니 다음번을 기다려보자.

 

<쓰릴미>는 정상윤이고, 정상윤은 <쓰릴미>다.

적어도  이건 내게 있어선 완벽한 공식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19. 07:35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두번째 보는 박영수, 임병근 페어의 <쓰릴미>

이번 시즌 별써 여섯번째 쓰릴미 관람이다.

아직 두 번 정도 더 볼 예정이고...

<쓰릴미>는 확실히 내겐 피할 수 없는 금단의 열매다.

7월 24일 두 사람의 첫공을 보고 한 달이 조금 안 됐다.

박영수, 임병근 두 사람 모두 배역에 편안해보인다.

그래선가? 첫공보다 개인적으론 긴장감이 좀 떨어졌다.

임병근의 리차드는 강함의 정도가 약간 낮아진 것 같고

박영수 네이슨은 마치 새색시를 보는 느낌이다.

새침하기도 하고, 질투심에 불타서 토라지고 혼자 삐지는 느낌.

살짝살짝 눈을 흘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건 딱 여자 감성인데 하면서 속으로 많이 웃었다.

(이런 거 남자들이 공감하기 참 힘든 부분인데...)

<블랙메리포핀스>에 출연중인 서울예술단 단원 김도빈이 박영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많은 배우를 봐왔지만 연습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 친구는 없었어요. 정말 쉬지도 않고 옆 사람이 짜증날 정도로 계속 연습해요. 근데 밉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나는 텍스트의 힘을 믿고, 텍스트를 집요하게 파고 드는 배우를 믿는다.

그리고 배우 박영수는 확실히 그런 부류다.

그 노력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부족함이 아닌 가능성으로 믿고 기다리게 만든다.

좋은 장점이긴 하지만 이게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자칫 잘못하면 변화없이 똑같은 답습(踏習)의 늪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배우 박영수 배우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으니 조심하길 바라는 마음 ^^)

 

박영수의 네이슨은,

나쁘지 않았다.

분명 첫공때 부족한 부분들도 많이 채워나갔고 대사 실수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초반에 호흡이 너무 빠르다.

피아노 반주를 생각하지도 않고 서로 격하게 대립했다.

처음엔 곽혜근 피아노가 또 못따라간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이번엔 확실히 박영수 네이슨 호흡이 지나치게 빠른 거였다.

왜 그러지???

<잃어버린 얼굴>이 <쓰릴미>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있나?

앞서가는 네이슨을 보면서 나혼자 오만가지 생각을 다했다.

(그 순간은 임병근 리처드도 철저하게 네이슨의 머릿속에서 사라진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인건, 본인도 그걸 알아챘는지 빨리 컨트롤을 해줬다

만약 그 시간이 길었다면 맨붕상태 왔을것 같다.

"ㅅ발음"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도대체 얼마나 연습을 한거지!

(나 이거 해봐서 아는데 쉬운 일 절대 아니다!)

이 녀석...

참 무섭다.

대사할때보다 노래부를 때 더 선명해지고 명확지는 소리도 참 듣기 좋다.

목울대의 떨림을 보고 있으면 저 "소리"를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마지막 표정은 참 좋더라.

드디어 네이슨과 온젙히 함께 있을 수 있게 됐따는 기쁨도 안도감.

평온이 느껴질 정도다.

만약 이 녀석이 다음에 이 작품을 다시 하게 된다면!

확실히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론 워밍업이라고 생각키로 했다.

 

임병근 리처드.

다 좋은데 그 마이크 위치가 자꾸 신경쓰인다.

머리에 실핀 꽃은 것 같아서...

그런데 그게 하필 예쁘장하게 잘 어울린 건 또 뭔가!

좀 나이가 들면 <라카지>의 주인공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혼자 마구마구 했다.

(내가 <쓰릴미>를 보면서 이렇게 대놓고 옆길로 새다니...)

노래도, 표정도, 감정도, 딕션도 참 좋은 배우라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배우.

다만 바람이 있다면 지금보다 연기폭을 더 넓혔으면 하는 맘.

임병근의 리처드를 보면서

신성민과 크로스되면 시너지효과가 엄청나리라는 생각도 잠깐 했다.

상상만 하고 직접 확인까지는 안 하련다.

크로스 페어까지 보기 시작하면 정말 크린을 꿈꾸게 될 것 같아서...

 

곽혜근 피아니스트.

지금껏 들었던 곽혜근의 연주 중에서 가장 좋았다.

드디어... 드디어...그의 연주에서 여유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여유가 자리를 잡아준다면,

정상윤 리처드, 오종혁 네이슨 공연에 곽혜근 피아니스트여도 상관없겠다.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14. 07:58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 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내가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해서 관람하는 걸 보니...

충무에서의 실망감과 당혹감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이번 시즌 <쓰릴미>는

배우들 각자가  이 작품에 가지고 있는 애정도가 잘 드러난다.

그걸 연기적으로 잘 컨트롤한 배우도 있고 아직 완성시키지 못한 배우도 물론 있지만

그 애정이 작품속에, 인물속에 어떤 형식으로든 볼 수 있다는 건 참 흥미로운 끌림이다.

 

신성민, 이동하 페어.

2차팀 두번째 관람의 캐스팅.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는 이 두 페어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역시나 보기 참 잘했다.

박영수, 임병근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특히나 신성민 네이슨의 감정 표현는 시종일관 너무나 좋다.

어쩌면 그렇게 완벽하게 작품을, 리처드를 주도적으로 리드하는지 놀라울 정도다.

개인적으론 이 작품의 텍스트에 가장 근접한 네이슨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이동하 리처드가 밀린다.)

신성민 보여준 네이슨은 

리처드에 "복종"하면서 철저하게 끌려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처음부터 리처드를 완벽하게 "controlerl"한다. 

게다가 리처드를 향하는 신성민는 눈빛을 보고있으면 장면마다 네이슨의 감정에 나조차 그대로 동화된다.

"아! 네이슨은 리처드를 진심으로 사랑했던거구나!"

나도 모르게 그 사랑에 긍정하게 된다.

그래서였을까?

후반부 네이슨의 대사 "기다렸어!" 가 아주 구체적으로 섬뜩하게 느껴진다.

박영수 네이슨이 "날 좀 사랑해달란말이야~~~"라며 간절하면서 집요하게 떼를 쓰는 느낌이라면

신성민 네이슨은 "내가 이렇게 너를 사랑하는데...." 그런 느낌이다.

신성민의 해석과 표현이라면

네이슨이 리처드와 함께 있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는 결말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신성민 내이슨은,

정말이지 아주 충실한 공범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배신따윈 절대 하지 않을!

 

이동하 리처드. 

아마도 특유의 비음때문이겠지만 여성스런 뉘앙스가 강하다.

본인도 그걸 아는지 강해 보이려고 전체적으로 힘을 너무 많이 준다.

심지어 눈빛에도 너무 힘을 줘서 바라보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다.

(금방이라도 레이저 광선이 나올 기세라...)

강박이 느껴지는 리차드라 오히려 신성민 네이슨이 훨씬 더 여유롭게 느껴진다.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과장되게 "쎈 척"하는 느낌이랄까?

결단코 "조종" 따윈 꿈도 못 꿀 그런 인물처럼 보인다.

사실은 이게 맞긴 한데 표면상으로는 그렇게 보여지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래서인지 후반부에 감옥에서 두려움에 떨며 부르는 솔로곡 느낌도 충분히 살지 못했다.

리처드가 느닷없는 산사태처럼 우루루 무너져야 했는데

지금까지 이어졌던 감정들을 그냥 그대로 보여지는 느낌이었다.

협박편지 장면에서는 타자기 소리가 너무 경박하다.

물론 내면은 아닐테지만 리처드는 뭐가 됐든 보여지는 건 끝까지 느긋하고 여유로워야 맞는 것 같다.

이동하는 리처드의 내면을 너무 많이, 너무 쉽게,

그리고 너무 구체적으로 보여줘버렸다.

그래도 "Roadster"와 "I Try to think"는 아주 좋았고  

두 사람의 연기의 합도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그리스 피아니스트 신재영.

정말 멋졌다.

무대를 열심히 염탐(?)하면서도 연주 자체는 아주 집중력있고 충실하다.

연주 중에는 괜찮겠지만 아마도 공연 후에 탈진상태가 되진 않을까?

신재영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앞에 앉으면

나도 모르게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확신한다.

오늘 공연 나쁘지는 않겠구나...라고.

작품 전체를 보려는 그의 공손한 시각과

음악적으로 적절하게 개입하려는 그의 집념의 조화는 항상 아름답고 집요하다.

물론 신재용의 연주 자체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완벽"만이 아름다움이 아님을 그가 느끼게 해준다.

이날 관람도 신재영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좋은 느낌을 받지는 못했을거다.

그의 연주라서 참 디헹이다.

어쩌나!

신재영 때문에 개인적인 바람까지 생겨버렸다.

앞으로 예정된 <쓰릴미> 관람 전부가 다 그의 연주이길 바라는 마음.

막연한 이 바람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2. 08:31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쓰릴미 > 2차팀 공연이 시작됐다.

그리고 세 쌍의 페어 중에서 가장 궁금했던 박영수-임병근의 첫공.

좀 로딩이 된 후에 볼까 고민하다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했다.

둘은 임병근이 몇 년 전 탈단을 하긴 했지만 서울예술단 동기다.

그래서 이 둘을 "예술단 페어"라고 부른단다.

처음부터 같이 연습했던 동갑내기 친구가 만드는 <쓰릴미>라!

작품 자체의 설정과는 아주 딱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박영수가 "나"인 것도 임병근의 "그"인 것도 확실하고 정확하다.

재미있는 건,

이 둘은 예상되어지면서도 또 명확하게 예측을 하기 힘든 페어라는 거다.

뭔가 반항적인 소년의 이미지가 강한 박영수와

잰틀하고 선한 느낌의 임병근.

과연 이들은 어떤 나와 그를 보여주게 될까?

 

첫공이라는 위험수는 분명 있었지만 둘의 조합은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 두 배우 다 눈빛이 너무 좋다.

2인극은 아무래도 무대에서의 액팅에 한계가 있어

배우가 보여주는 눈빛과 표정에 관객이 더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배우들의 2인극을 보는 건 가히 고문에 가깝다.

감정없는 얼굴로 시종일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배우를 보고 있으면 난감하다.

이 둘은 뭐랄까?

치열함은 좀 떨어지지만

표정과 눈빛, 그리고 손끝의 디테일은 아주 좋았다.

설정인지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초반에 박영수와 임병근의 템포가 서로 어긋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박영수의 템포가 조금 더 빠르다.)

그러다 중반 이후부터 템포가 비슷해지면서

후반부에서는 그 템포가 역전이 된다.

시종일관 불안한 눈빛을 보이던 박영수의 네이슨이

"난 뛰어난 인간이야. 결국 널 이겼쟎아!"라는 대사와 함게 리처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후반부 장면은 압권이다.

둘 사람의 몸기울기가 역전되는 장면도 잘 표현했고.

(분위기, 파워, 그 동안의 모든 시간들이 송두리째 역전되는 느낌이랄까!)

그동안은 잘 몰랐었는데 임병근의 양쪽 눈크기가 서로 다르다.

그런데 그게 리차드를 표현하는데 플러스효과를 준다.

살짝 야누스적인 느낌을 준다.

박영수도 쌍커플없는 두툼한 눈이 어눌하면서 소심해보여 배역 자체와 잘 어울렸다.

"넌 나를 배신할거야! 난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넌 내가 원하는 대로 절대로 하지 않은 걸!"

"contract" 장면 대사 중 박영수가 이 부분의 너와 나를 완전히 반대로 해버렸다.

결정적인 대사실수라 보면서 깜작 놀랐는데 정작 본인은 당황하지 않고 잘 넘기더다.

혹시 첫공이라 너무 긴장해서 틀렸다는 걸 몰랐을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ㅅ" 발음이 부정확한건 아무래도 사투리톤 때문인 것 같고

연습벌레니까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믿는다.

아무래도 "ㅅ"발음은 뮤지컬 배우들의 숙제인 모양이다

그런데 사실 이 녀석!

무대 위에서 너무 열심이라 "ㅅ" 발음 따위 기꺼이 무시할 수 있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나아가는 보고 있으면 

지금도 그렇지만 지금 이후의 모습을 더 믿고 기다리게 만든다.

이 녀석, 확실히 무서운 녀석이다!

 

첫공이라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아직까지는 소품과 무대 활용에 여유가 없다.

현재는 텍스트를 숙지하고 체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중반 이후에 보면 아마도 두 사람의 <쓰릴미>에 불꽃이 튀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지금 계속해서 "계획(The plan)" 중이고 "I try to think" 중이다.

분명한 건,

이 녀석들은 점점 진화할거란 사실이다!

확실히!

 

그래서 나는 아주 많이 기다려진다.

8월 이후 이 녀석들과의 재회가!

 

* 확실히 피아니스트는 신재영일때가 훨씬 느낌이 좋다.

   연주하면서 계속 배우들에게 시선을 놓치 않는 모습이 호흡을 함께 가지고 가려는 의도같다.

   이런 신재영도 두 사람의 첫공은 많이 궁금했나보다.

   다른 날 보다 유난히 열심히 관람(?)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7. 19. 08:23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정상윤, 전성우 (나-네이슨) / 송원근, 이재균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인터파크에서 메일로 <쓰릴미> 15,000 원 할인권을 보내왔다.

그냥 날리는 게 아까워 덕분에 정상윤과 송원근 페어를 재관람했다.

6월 1일에 봤으니 거의 한 달 보름만의 재회다.

처음 봤을 땐 무대가 낯설어 어색했었는데...

그래도 대체적으로 그 후에 봤던 전성우, 이재균 페어보다는 확실이 둘의 조합이 더 탄탄하고 좋았다.

좀 걱정은 했는데 다행히 다시 본 무대는 처음처럼 낯설진 않았다.

그런데 아마 그게 2층의 효과(?)가 아니었을까 싶다.

2층에서 보니 사각링의 높이감이 1층처럼 난감하게 느껴지진 않더라.

확실히 배우들의 동선도 소극장임에도 불구하고 1층보다 2층에서가 훨씬 보기가 좋았다.

나와 그의 끝없는 부딪침과 어긋남들.

극의 전개에 따라 두 인물의 보여주는 몸의 거리감을 보는 것도 확실히 재미있긴했다. 

파아니스트의 연주도 2층에서 더 극적으로(사실 더 크게) 울린다.

그러나 곽혜근의 연주 호흡은 여전히 숨가쁘다.

그 숨가쁨이 피아니스트 본인도, 배우도, 관객도 자꾸 쫒기게 만든다.

이게 피아니스트의 의도된 연출이라면 아주 매력적이었을 것 같은데 곽해근은 그렇지 못하다.

극을 성실히 따라가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그래도 배우에게 눈길도 자주 주지않고 오로지 피아노와 엄청난 사투를 벌인다.

(신재영 피아니스트의 배우를 향한 "제 3의 눈길"이 좀 그리워졌다.)

 이 작품은 로맨틱만 연주가 반드시 필요한 장면도 있는데 그런 발란스 조절을 아직까지 곽혜근은 못하고 있다.

속전속결!

피아니스트 곽혜근에게서 받는 느낌은 딱 그랬다.

(그가 <쓰릴미> 제 3의 배우로 당당하게 작품을 주도하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정상윤의 "나"는 확실히 내 취향이다.

특히 처음과 마지막 정상윤이 부르는 넘버는 그 느낌 차이가 정말이지 엄청난다.

시작과 끝,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

2층이라 정상윤의 표정을 섬세하게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너무 안타까웠다.

확실히 정상윤의 "나"는 여유도 있고, 긴장감도 적당하고, 슬픔도 있고, 시니컬하다.

(최재웅 "나"의 시니컬만큼은 아니지만)

이렇게 내게 거의 완벽한 "나"를 각인시킨 정상윤이 이제 "그"를 한단다.

과연 어떤 "그"가 만들어질까? 

"나"를 너무나 잘 아는 "그"의 등장!

이건 상상만으로도 쓰릴하다.

(예전에 김우형이 나와 그, 둘 다 하긴 했지만 "그" 만 봤으니 pass!)

 

송원근의 "그"는 정상윤 "나"에 비하면 약할 수밖에는 없었는데

그동안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단단해졌고 쎄졌고 강해졌다.

예전엔 정상윤의 리드에 따라가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동등한 입장에서 주고 받는 게 보인다.

소위 말하는 케미가 아주 좋아졌다.

조금만 더 오래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텐데 이제 그만이라니 아쉽다.

(송원근도 아쉬워할까???)

그래도 이 작품이 송원근에겐 다른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들었으니

뮤지컬 배우로선 참 다행이다.

차기작은 뭐가 될지 기다려지기도 하고...

(정상윤과 비교해도 이렇게 얼굴이 작은 송원근이 "오로라 공주"에서는 어쩜 그렇게 팡팡하게 나오는지...

 일반인은 TV에 얼굴 나오는 거 절대로 주의하자! ^^)

 

오늘 쓰릴미 2차팀 2차 티켓팅이 있다.

1차 티켓팅에 비하면 크로스 캐스팅이 많은 편이다.

1차에는 박영수-임병근, 신성민-이동하 캐스팅을 예매했다.

1차에 회차가 별로 없었던 정상윤-오종혁 페어는 오늘 2차 티켓팅을 노려볼 생각이다.

크로스 캐스팅은 일단 세 팀을 다 본 후에 결정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1차때보다 2차의 기대감이 크다.

서로 나잇대가 비슷한 배우들끼리 만나서 치열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버릴 부분(연출과 무대)은 깨끗히 버리고,

기대할 건(배우, 배우들 간 케미, 조명) 또 열심히 기대하고!

<쓰릴미>를 대하는 냐의 자세!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