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8. 30. 08:58

 

<사의 찬미>

 

부제 : GloomyDay16260804

일시 : 2017.07.29. ~ 2017.10.29.

장소 :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작곡, 음악감독 : 김은영

극본, 연출 : 성종완

출연 : 김경수, 정문성 (김우진) / 안유진, 곽선영 (윤심덕) / 정민, 이규형 (한명운)

제작 : 네오프로덕션

 

2013년, 2015년, 2017년.

묘하게 2년 주기로 이 작품을 봤다.

참 이상하다.

스토리, 넘버, 캐스팅된 배우, 연출 등에 큰 변화가 거의 없는데도

2013년보다 2015년이, 2015년보다 2017년 관람하게 느낌이 훨씬 좋다.

넘버들이 정말 좋구나 다시 절감했다.

사실 김경수를 기대하고 갔는데 2015년 관람때처럼 정민 한명운에게 반하고 왔다.

세 배우의 공통점은,

노래할 때와 대사할 때의 톤이 다르다는거다.

특히 노래를 부를 때가 인상적이다.

김경수는 목을 누르면서 부르는데도 소리가 아주 날카롭고

곽선영은 일본 엔카 카수같은 간들거리며 부르다 순간적으로 확 찔러대는 뾰족함이 있다.

그리고 정민은 목을 다 열고 부르다 결정적인 순간에 꽝~~! 하고 내려친다.

누르고(김경수), 흔들고(곽선영), 터뜨리는(정민) 세 배우의 합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다양한 버전의 "사의 찬미"도 너무 좋았고

후반부에 곽선영 윤심덕이 부른 사의 찬미는 그야말로 '광막한 광야를 달리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후폭풍이 큰 넘버기도 했다.

어쩌다보니...

요근래 본 뮤지컬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봤고, 제일 인상적이었다.

재관람을 부를 정도로 ^^

 

* 새로운 세상.

  그런게 정말 있긴 할까?

  있다면 많은 사람들의 결말 역시도 지금과 달랐을텐데...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8. 29. 10:23

출근길 하늘.

집 앞에서부터 병원 도착때까지의 하늘

바다같았다.

바다 같은 하늘에 빠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고보니...

이상하다.

진짜 바다 앞에서는

이런 생각 단 한 번도 한 적 없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8. 28. 15:33

요즘 주말마다 거의 비가 내렸다.

그래서 한동안 자전거를 못탔는데 어제 드디어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도깨비 대사 처럼,

날이 적당해서 참 좋았다.

덥지도, 춥지도, 쨍하지도, 흐리지도 않아 자전거타기에 딱 적당한 날씨.

오후 2시 30분에 출발해서

중량천까지 왕복하는데 세 시간 정도가 걸렸다.

평소 같으면 2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했을텐데...

7월 중순 이후부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자전거를 못타긴 했었다.

그래선지 내 두 다리가 자전거 바퀴의 자유로움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더라.

오른쪽 무릎과 왼쪽 발목이 자꾸 휘정댔다.

그렇다고 그동안 운동을 안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나 휘청대니 참 면목이 없더라.

 

예전에는 몰랐었다.

OO하기 좋은 날이라는 의미를.

그 말 속에는 아쉬움과 회한, 그리고 부러움의 심정까지 담겨있다.

그렇구나...

내가 이런걸 이해하는 나이가 됐구나.

50:50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

어느틈에 그  균형이 깨지는 나이대로 들어섰다.

더이상 젊지도, 그렇다고 늙지도 않은 나이.

아슬아슬한 줄다리기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어딘지 좀 쓸쓸하다.

 

잘 살아내고 싶은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8. 25. 13:49

 

<3일간의 비>

 

일시 : 2017.07.11. ~ 2017.09.10.

장소 : 아트원씨어터 2관

대본 : 리처드 그린버그 (Richard Greenberg)

연출 : 오만석

피아노 : 김희은

출연 : 최재웅, 윤박 (워커 & 네트) / 이명행, 서현우 (핍 & 테오) / 최유송, 이윤지 (낸 & 라이나)

제작 : (주)악어컴퍼니

 

개인적으로...

나는 배우 오만석보다 연출 오만석을 더 좋아한다.

연출자이 시선뿐만 아니라 배우의 시선까지도 함께 담겨있어서일거다.

이 연극도 가령 연출자의 시선으로만 봤다면,

지금과 같은 각색이 나오진 못했을것 같다.

아마 원작 그대로 작품을 올렸다면 지루했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니까 각색의 좋은 예, 연출의 좋은 예라 하겠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1인 2역.

익숙한 패턴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뭔가가 있다.

이런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할 것 같다.

템포로 표현하지면 아주 느리게...에 해당하는 lento다.

강약으로 따지면 약...약...약...약...의 느낌.

난 참 좋더라.

여백으로 가득한 네트의 일기장처럼.

 

비어있는 곳은,

사실 비어있는게 아니다.

그 속에 더 많은 진실들이 담겨있다.

나는 1960년의 네트, 테오, 라이나도 슬프지만

1995년의 워커, 핍, 낸은 더 슬프다.

세대와 세대는 정말 끊어질 수 없는건가?

우리 모두는 전 세대와 뒷 세대에 연결되어 있다는 말.

믿고 싶지 않지만 인정을 안할 수도 없다.

 

그냥 그런 생각을 했다.

무언가를 기다리지도 말고, 무언가가 되지도 말고

그냥 "나"로 존재하자고.

generation의 종말.

비장한 구호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은 그게 평온이라고...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8. 22. 09:01

와. 멋지다!

직접 본 게 아닌데도 이렇게 멋진데

현장에서 직접 본 사람들은 얼마나 신비하고 멋졌을까?

초등학교때였나.

부분일식을 본 기억이 났다.

큰오빠는 마당 한켠에 있는 커다란 스텐대야에 물을 담고

만년필용 검은 잉크를 몇 방울 떨어뜨렸다.

그때 오빠가 그랬다.

"일식일 때 맨 눈으로 태양을 보면 눈이 멀 수 있다"고.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말이지만

8살 많은 오빠의 말을 그땐 철썩같이 믿었다.

(게다가 오빠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수재였으니...)

지금처럼 선그라스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동네 친구들은 샐로판지를 들고 나와 눈에 대고 하늘을 쳐다봤었다.

 

어제 미국을 횡단한 개기월식을 보면서

어린시절 그 장면이 떠올랐다.

다섯이나 되는 형제들은 정말 해가 가려지는걸 자세히 보려고

대야쪽으로 점점 더 가까이 갔고 

그 덕분에 물은 계속해서 참방참방 흔들렸다.

드디어 시작된 일식.

흔들이는 물 속에서도 달에 가려진 해가 이리저리 출렁댔다.

순간포칙처럼 머릿속에 담긴 그때의 기억.

 

어제의 개기월식으로 소환된

어릴적 부분월식의 기억.

껑충 뛰어넘은 시간의 간격.

 

그래서,

달은 늘 신비롭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8. 21. 15:00

오전에 부모님과 함께 <택시 운전사>를 봤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셔서 영화관에 가는걸 별로 안좋아하시는데

광주에 대한 영화라고 하니 보시겠대서 모시고 갔다.

<변호인> 이후 거의 4년 만의 영화관 나들이.

부모님 두 분 다 전라도 출신이시고,

엄마는 광주에서 나고 자란 분으로 실제로 그 현장을 겪으시기도 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엄마가 그러시더라.

영화에 나오는건 백 분의 일도 안 된다고.

영화보다 훨씬 잔인하고 극악무도했다고.

그 시대를 겪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지만

영화 중간중간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한 부모님을 보면서

과거 정권이 못된 짓을 많이 했구나 절감하고 또 절감했다.

 

 

출연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운운하는건 참 면목없는 일이지만

송광호의 연기는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얼굴만 클로즈업 시킨 장면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무서울 정도다.

왜 송강호, 송강호 하는지 실감했다.

변호인 때도 그랬지만 쉽지 않은 영화의 쉽지 않은 배역을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연기한다.

그게 송강호라는 배우가 가진 힘인것 같다.

 

과거의 그때처럼,

또다시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이 국가 권력 앞에 일방적으로 무너지면

지금의 우리는, 아니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침묵.

그게 전부일까봐 두렵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8. 18. 09:10

 

<레베카>

 

일시 : 2017.08.12. ~ 2017.11.12.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데임 다프테 뒤 모리에 <레베카>

대본, 작사 : 미하엘 쿤체 (Michael Kunze)

작곡 : 실버스터 르베이 (Sylverster Levay)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민영기, 정성화, 엄기준, 송창의 (막심 드 윈터) / 이지혜김금나, 루나 (나)

        신영숙, 김선영, 옥주현 (덴버스 부인) / 최민철, 이상헌 (잭 파벨) / 정영주, 김나윤 (반 호퍼 부인)

        이정화, 류수화 (베이트리체), 최병광(가일스), 정동효(프랭크 크롤리), 변형범(벤), 이종문(줄리앙 대령)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솔직히 말하면 난 <레베카>란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스토리 힘이 부족한 <시라노>와 <나폴레옹>을 봐선지 너무 재미있게 봤다.

확실히 스토리가 워낙 탄탄한 작품은 지루할 틈이 없다.

오랫만에 민영기와 신영숙의 무대를 봐서 너무 좋았고

역시나 두 배우의 노래와 연기는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민영기가 분량면에서 살짝 밀리는 느낌이었는데

막심으로 되돌아와서 노래와 연기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칼날 송 good~~~!)

신영숙 덴버스는 그야말로 넘사벽이다.

폭발적인 고음에 표정, 말투, 연기 모두 다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인간이 어떻게 저런 고음을, 어떻게 저렇게 시원시원하게 뽑아낼 수 있는지...

내겐 배우 신영숙이 작품과 캐릭터보다 훨씬 더 호러스럽다.

이종문이 줄리앙으로 캐스팅한건 배우 낭비인것 같고

프랭크 정동효는 존재감이 많이 아쉬웠다.

무대에서 처음 본 김금나는 "나"라는 역할에 잘 어울리긴 했는데

1막 청혼하는 장면에서의 연기는 좀 오버스러웠다.

그 부분에서 민명기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 운운 하는 것도 좀 그랬고...

(혹시 민영기 막심에 발란스를 맞춘건가???)

뜬금포이긴 한데

1막에서  베아트레체가 솔로곡을 부를때

노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암전되버린건 배우에게 너무 실례이지 싶다.

(설마 매번 이러는건 아니겠지? 이날만 그랬기를...)

어느 틈에 약역으로 굳어버린 최민철 잭도 정말 좋았고

이번 시즌에 새로운 반 호퍼 부인 정영주도 기대만큼 좋았다.

 

개인적으로 류정한이 막심으로 출연하지 않으면

이 작품 볼 때 집중력이 확 떨어졌는데

정말 오랫만에 너무 재미있게 봐서 돌아오는 발걸음까지 흐뭇했다.

아무래도 내 돈 들여 재관람을 하게 될 듯. 

그땐 김선영 덴버스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8. 16. 08:45

 

<나폴레옹>

 

일시 : 2017.07.13. ~ 2017.10.22.

장소 : 샤롯데 씨어터

극작, 작곡, 작사 : 티모시 윌리엄스(Timothy Wiliams) & 앤드류 새비스톤(Andrew Sabiston)

각색 : 오리라 / 가사 : 채한울

한국연출 : 김장섭 

편곡, 음악감독 : 김성수

출연 : 임태경, 마이클리, 한지상 (나폴레옹) / 정선아, 박혜나, 홍서영 (조세핀) / 김수용, 정상윤, 강홍석 (탈레랑)

        김법래, 박송권, 조휘 (바리스) / 백형훈, 진태화, 이창섭, 정대현 (뤼시앙) / 김주왕, 박유겸, 기세중 (앤톤)

        황만익, 이상화 (가라우) / 임춘길 (푸셰), 김장섭 (헨리), 김사라, 방글아 외

제작 : (주)쇼미디어그룹, (주)롯데엔터테인먼트, (주)이에스에이

 

뮤지컬 <나폴레옹> 두번째 관람.

어차피 기승전 마이클리때문에 보는거긴 하지만

그래도 이왕 보는게 첫번째와 최대한 캐스팅이 겹치지 않게 선별했다.

일단 전체적인 느낌은...

첫번재 관람이 훨씬 좋았다는거!

대사가 많이 관람 전부터 걱정이 되긴 했는데 예상대로 한국어 발음이 마이클리의 발목을 잡는다.

물론 예전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한국어 발음이 좋아진건 사실이다.

아마 쏭쓰루 뮤지컬이라면 티도 안 날 정도.

하지만 대사가 많은 작품은 확실히 티가 난다.

세계적인 영웅 나폴레옹이 한국어 발음 때문에 모지리가 됐다.

마이클리도 딴엔 정확하게 발음하려고 계속 신경을 쓰던데 그게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 같다.

말 음절에 너무 힘을 주다보니 전체적으로 자연스럽지가 않고 뒷음절이 뭉개진다.

려면 떻게 야 합니까? 력을 지려면 떻게 야 합니까?

이런 식이다.

본인도 힘들겠지만 보는 관객들도 참 힘들다.

노래는 정말 잘하는데...

 

박혜나 조세핀은 뮤지컬이 아니라 재즈바에서 노래하는 직업가수같았다.

조세핀이란 인물 자체가 작품 속에서 그닥 매력적인 인물이 아니긴한데

박혜나 조세핀은 너무 밋밋했다.

게다가 너무 중후한 마담의 느낌이라 마이클리조차도 연하남으로 만들어버리더라 .

내가 생각했던 조세핀과 괴리감이 커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백형훈 뤼시앙은 잘하겠노라는 마음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홀로 너무 비장하고 혁명혁명해서 때때로 감정의 과잉까지 느껴진다.

김주왕 앤톤은 "ㅓ" 발음이 말리는 게 자꾸 귀에 들어왔다.

정상윤과 조휘는 아주 좋았고

조휘는 바리스가 아니라 탈레랑을 해도 좋았겠다는 아쉬움 살짝 ^^

 

<시라노>에 이어 이 작품도

세번째 관람으로 이어지닌 않을 것 같다.

뮤지컬, 연극을 오래 보다보니

넘버가 좋고, 무대가 화려하고, 출연 배우가 대단해도 스토리에 끌어당기는 힘이 없으면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게 바로 덕후의 아이러니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8. 14. 15:18

 

<시라노>

 

일시 : 2017.07.07. ~ 2017.10.08.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에드몽 로스탕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대본, 작사 : 레슬리 브리커스(Leslie Bricusse)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

연출, 안무 : 구스타보 자작(Gustavo Zajac)

각색, 협력연출 : 조한준, 반능기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류정한, 홍광호, 김동완 (시라노) / 최현주, 린아 (록산) / 임병근, 서경수 (크리스티앙) 

        이창용, 주종혁 (드기슈) / 김대종, 홍우진 (르브레) , 임기홍(라그노), 이용진, 임재현 외

제작 : (주)RG, CJ E&M 

 

다행이다.

프리뷰 때보다는 훨씬 느낌이 좋다.

역시나 배우 류정한은 비극을 잘 표현하고 비극에 적합한 목소리다.

이런 표현히 적절할지는 모르지만

류정한은 비극을 참 고급지고 클래식하게 표현한다.

그래서 "alone"과 "I can never tell her"가 더 간절하고 아프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의 연기...

배우로서의 간절함도, 프로듀서로서의 간절함도 다 느껴지는데

그게 작품 전체에는 다행히 플러스 효과를 발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라노 외에 매력적인 인물이 너무 없다.

록산의 캐릭터는 막무가내, 이해불능의 철딱서니라 애정이 안가고

드기슈는 너무 느끼하고

크리스티앙은 엄친아 로망의 투영이고...

 

여전히 두루두루 참 아쉬운 작품이다..

넘버는 점점 호(好)로 돌아서는데

캐릭터가 너무 부심이라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아깝다는 생각만 든다.

 

기대했는데

<드라큘라>와 같은 반전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또 다시 보긴...

힘들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8. 10. 17:25

 

<나폴레옹>

일시 : 2017.07.13. ~ 2017.10.22.

장소 : 샤롯데 씨어터

극작, 작곡, 작사 : 티모시 윌리엄스(Timothy Wiliams) & 앤드류 새비스톤(Andrew Sabiston)

각색 : 오리라 / 가사 : 채한울

한국연출 : 김장섭 

편곡, 음악감독 : 김성수

출연 : 임태경, 마이클리, 한지상 (나폴레옹) / 정선아, 박혜나, 홍서영 (조세핀) / 김수용, 정상윤, 강홍석 (탈레랑)

        김법래, 박송권, 조휘 (바리스) / 백형훈, 진태화, 이창섭, 정대현 (뤼시앙) / 김주왕, 박유겸, 기세중 (앤톤)

        황만익, 이상화 (가라우) / 임춘길 (푸셰), 김장섭 (헨리), 김사라, 방글아 외

제작 : (주)쇼미디어그룹, (주)롯데엔터테인먼트, (주)이에스에이

 

2년 여 동안 뮤지컬 무대에 서지 않았던 임태경이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 <나폴레옹>

그동안 황태자 역할을 많이 했으니 이젠 황제를 할 때가 됐다는 우스개 소리도 했었다.

황제를 했으니 다음엔... 현실에 없는 인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임태경의 복귀도 반갑고, 공개된 캐스팅도 화려했고,

기자간담회에서 들은 넘버들도 괜찮아서 사뭇 기대가 컸다.

 

그런데 이 작품...

스토리도 그렇고, 인물도 그렇게 참 밋밋하다.

물론 임태경의 노래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가 노래를 부르면 뭐가 됐든 한순간에 귀가 집중되는것도 여전했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깔끔하고 부드럽고 올라가는 고음도 여전히 스윗했고,

연기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데 뭐지?

뭔가 이 미묘한 불협화음은????

"ㅅ" 발음의 "th화"가 유난히 귀에 거슬렸고

간혹 한지상스러운 허세도 느껴져 개인적으론 좀 곤혹스러웠다.

그래도 오랫만에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조세핀은 캐릭터도 낭비고, 배우도 낭비다.

개인적으론 "정선아 활용의 나쁜 예"로 기억될 것 같다.

무대 연출도 엔딩의 대관식 장면에 물량공세를 퍼부은것도 옥의 티다. 

임태경의 망토를 두르고 나오는데 웅장하고 멋지다는 생각보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머, 저 언니 파마 엄청 잘 나왔네...."

남성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유한 마담이 앞에 서있어 깜짝 놀랐다.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같기도 하고...

주위에서 임태경을 향해 눈으로 하트를 뿅뿅 날리는데 나 혼자 그 장면에서 빵 터졌다.

(물론 속으로만... )

차라리 조세핀에게 나폴레옹이 직접 왕관을 씌우고 끝냈으면 좋았을것 같다.

그러면 victory in my mind도 중이적으로 느껴졌을텐데...

 

솔직히 이날 공연에서 제일 눈에 들어온 캐릭터는

아이러니하게도 나폴레옹도 조세핀도 아닌 달레랑과 앤톤이었다.

정상윤 탈레랑은 가발이 많이 안습이긴 했지만

연기도, 노래도, 해설자의 역할로도 손색이 없었다. 

기세중은 팬텀싱어 말고 진짜 무대에서 본 건 처음이었는데 딕션도 좋고, 노래도 시원시원하게 잘하더라.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 ^^

그런데 타이틀이 <나폴레옹> 이 두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면 좀 이상한거 아닌가????

 

넘버들도 분명 좋은데

묘하게 귀에 꽂히는 넘버는 없고

내용은 나폴레옹의 영웅성을 부각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조세핀과의 사랑에 촛점을 맞춘 것도 아니고,

비참한 최후에 방점을 찍은 것도 아니고...

참 애매히다.

 

혹시 내 기대가 너무 컸던걸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