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31. 08:17

Oia의 아틀란티스 서점(Atlantis Books).

2002년 산토리니에 놀러온 올리버(Oliver)와 크래이그(Craig)가 즉흥적으로 구상해서 만들어진 서점이

지금은 Oia의 또 하나의 land mark가 됐다.

그런데 지금 이곳이 아무래도 재정난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든, 다른 나라든

책방을 유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어설픈 활자중독자인 나는 이 이쁜 서점이 겪고 있는 현실이 참 아프고 슬펐다.

Oia의 상가 골목들 초입에 있는 이 서점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면?

사람을은 서운해할까?

이곳도 전설처럼 기억되는 기억 속 섬이 되버릴까?

노란 서점의 외벽을 보면서

올리버와 크래이그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나는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다.

적어도 나는,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곳을 "꿈"처럼 떠올렸다.

이 멋진 서점을 꼭 들러보리라 혼자 작정을 했었다.

책이 없은 세상을...

나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기에..

산토리니에서 돌아온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나는 꿈이 제발 사라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Oia의 해상 박물관 (Martitime Musem of Thera).

이아는 1900년대까지 9000명의 넘는 주민 모두가 어부였단다.

당시에는 선박 회사만도 164개였고 조선소는 7개나 있었는데

1956년에 지진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면서 고작 500여 명만이 이곳에 남아 삶을 지켜나갔다.

이아의 불운한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 남은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을까?

잊혀져가는 이아의 선박 역사에 대한 향수 때문이었을까?

선장이었던 안토니스 다코로니아(Antonis Dakoronia)라는 사람이 산토리니 전통 가옥을 개조해서 이 박물관을 만들었단다.

2층으로 된 이곳은 아주 소박하고 그리고 고적한 박물관이었다.

살짝 시간을 되짚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

"보존"의 흔적들은 지켜온 자들의 마음때문인지 정갈하고 다정했다.

화려함과 대단한 보물들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곳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었다.

충분히 귀기울여도 좋을만큼.

 

사이렌을 떠올리게 하는 뱃머리 조각상을 보면서

엔진의 가속 정도를 알리는 표시판을 보면서,

배를 정박했을 때 쓰였음직한 밧줄과 닻을 보면서

튼튼하게 묶인 여러 종류의 메듭들을 보면서

나는 조금 나른하고 몽롱했다.

마치 오래고 긴 항해를 이제 막 마치고 이제 막 땅에 발을 디딘 사람처럼.

균형감과 현실감이 살짝 흔들렸다.

 

아틀란티스 서점의 "꿈"과

해상 박물관의 "이야기"

아마도 이 둘이 Oia를 지키는 무언의 파수꾼인지도 모르겠다.

아주 많이 든든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30. 09:10

산토리니의 이아(Oia)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CF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한때 로망처럼 여겨졌던 곳.

나도 역시나 그랬다.

산토리니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곳을 직접 본다는 생각을 하니 설랬다.

TV를 통해 본 Oia는 그 자체가 완벽한 파라다이스였으니까.

Fira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도착한 Oia의 첫인상은 "눈부심"이었다.

어쩐지 그곳에 서있기가 민망한 정도의 찬란함 앞에서 나는 잠깐 망설였던 것도 같다.

그 찬란함속을 더 찬란하고 발랄게 뛰어내려 좋아했던 조카녀석이 없었다면

나는 도로 차를 타고 Fira로 되돌아왔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그랬지.

햇빛 속에 서 있으면 저절로 살의(殺意)가 느껴진다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Oia의 햇빛 속에서 나는 그 뜻을 완벽히 이해하고 인정했다.

 

참 이상하지!

여행을 가면 모든 골목길을 기웃거리게 된다.

Oia가 좋았던건 기웃거릴 수 있는 골목들이 아주 많았다는 거.

작은 골목길 하나하나가 내겐 전부 다 하나의 세계다.

꿈 꿀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곳.

그림같은 풍경보다 나는 골목이 숨긴 풍격에 자꾸만 눈이 갔다.

그 곳엔 누군가에게 발갈되길 바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만 같아서.

나는 Oia를 그렇게 맘 속에 숨겨두고 싶었나보다.

 

정교회 센터 광장 종탑앞에 앉아 있는 햇빛을 올려다 보면서

Oia의 골목길을 서성이면서

나는 폭력같은 햇빛의 습격 속에서 밀려오는 "그리움" 때문에 손발이 저렸다.

그리움 없는 외로움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그건 그냥 지나게 버리는 허상일 뿐이다.

하지만,

외로움에 그리움이 쌓이기 시작하면...

그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온 몸을 뚫고 나간다.

제대로 관통당해 또 다시 너덜해지는 마음.

 

눈부신 건 햇빛 때문이 아니다.

관통당한 마음,

그것 때문이다.

 

Oia는 참 잔인한 햇빛을 품고 있구나...!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29. 08:33

산토리니에 머무는 동안 조카들에게 물놀이를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 숱한 beach 중에서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던 Red Beach.

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가는 곳이 Perissa와 Kamari beach라서 이곳을 갈까 하다가

Fira에서 가깝기도 하고 아담하고 소박한 beach라서 조카들과 놀기에 좋을 것 같아 이곳을 선택했다.

(그때까지는 정말 몰랐었다... 이게 개인적인 재앙이 될 줄을...)

Fira 버스 정류장에서 아크로티리(Akrotiri)행 버스를 타고 20여분을 달려 정류장에 내렸다.

이정표를 따라 10여분 걸어서 도착한 Red beach.

그런데 얼마전에 태풍이 지나갔는지 입구가 폐쇄되어 있었다.

비치 파라솔도 전혀 안 보이고...

산길을 따라 beach까지 내려갈 수는 있을 것 같고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그렇게 하던데

조카들 신발이 슬러퍼라 포기하기로 했다.

여기서 동생과 약간의(?) 의견 충돌이!

욱하는 마음에 혼자서 사진을 찍고 가겠노라 주장했다.

그게 비극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른채!

 

혼자 사진을 찍으면서 두어시간 머물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 아크로티라 유적지를 가려고 일어섰다.

입장료를 내려고 가방을 찾으니 아뿔싸!

지갑이 없는거다.

생각해보니 레드 비치 초입에서 조카들 음료수를 사주면서

동생 가방에 지갑을 넣었던 게 생각났다.

그러니까 내 수중에 단 1 Uro도 없다는 뜻이 되는 거다!

낯선 이국에서,

숙소와 한참 떨어진 곳에서,

달랑 혼자서,

그것도 완벽한 빈털털이가 된거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버스 정류장에서 동양인으로 보이는 여자분께 사정을 이야기했다.

"I'm lost my poket ! give me 2 Uro, Please!"

아무래도 남자에게 구걸(?)하면 오해의 여지가 있을것 같아서...

(그 와중에도 이런 생각을 한 걸 보니 아마 정신이 완전히 나간 건 아니었나보다.)

다행히 그 여자분께서 "Oh my God!"을 연발하며 지갑에서 2Uro를 흥쾌히 꺼내줬다.

"You save me! thank you so much, so~~ so~~~"

정말 수도 없이 so~~~so~~~를 연발하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Fira행 버스에 무사히 올라타니 그제서야 웃음도 나더라.

개인적으론 참 난감하고 민망한 상황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사건이 그래도 개인적으로 제일 큰 기억이 된 것 같다.

레드비치에서 수상택시가 들어와서 "화이트비치"를 외치며 호객할 때마다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만약 돈없이 수상택시를 탔었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그때 망설였던 거 정말 잘한거다!. 다행이다!)

 

붉은 자갈과 모래로 가득했던 비치는 낯선 모습때문에 더 신비로웠다.

물도 깨끗하고 수심도 깊지 않아 쬐그만 꼬마들도 꽤 멀리까지 나가 수영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더불에 1달 다니다 결국 깨끗하게 포기힌 수영 생각도 간절했고...

내겐 여전히 그렇다.

수영과 운전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내 기준에서 제일 미스터리한 건 이정표 보고 길 찾아가는 거랑 사람이 물에 뜨는 거!) 

비록 물 속에 발도 못 담그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혼자 레드 비치에 남았던건  잘한 일 같다.

멋진 (?) 구걸의 추억도 생기고!

 

싱거운 일탈과 위기 탈출로 끝난

나의 Red beach 표류기!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28. 08:16

산토리니에서 두번째로 높은 피르고스(Pyrgos) 언덕.

그 언덕 위에 세워진 13세기 비잔틴 성채를 둘러봤다.

피라(Fira)에서 페리샤(Perissa)행 로컬버스로 20분정도 걸리는 피르고스는

아주 한적하고 고적했다.

OIA나 Fira에 비하면 관광객들도 적어서  

골목골목을 통째로 차지하며 걸을 수 있었다.

게다가 정말 산토리니에 왔음을 실감케하던 눈부시게 하얀 건물과 파란 지붕들

그리고 찬란하다 못해 눈을 찌를듯 느닷없이 달려들던 햇빛들.

아마도 나는 그 햇빛 속에서 "통증"을 느꼈던 것 같다.

뭉근하게 전신으로 퍼져오는 알싸하고 묵직한 느낌.

햇빛속에 이렇게 깊은 무게가 있구나... 알아챘을 땐

너무 멀리, 그리고 너무 구체적으로 피르고스 햇빛속에 들어가 있었다.

동화속 주인공처럼 발랄하게 뛰어다니는 조카의 보는 내 눈이 시리다.

지금도 피르고스를 햇빛을 생각하면,

가슴 한 켠에서 시작한 묵직한 통증이 전신을 휘돈다.

여전히 아프다.

 

피르고스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오른편으로 바로 보이는 친절한 CASTELLI 화살표.

그 길을 따라 쭉 올르다보면 만나게 되는 작은 개인 공방들.

소박한 작은 공예품들도 피르고스에선 그대로 풍경이 된다.

사람의 흔적보다 진열된 공예품들이 더 많았던 곳.

그 골목과 골목들...

골목을 하나 하나를 지나칠 때마다 설래고 또 설랬다.

눈 앞에 보여질 그 다음 풍경들 때문에...

"천국" 혹은 "평화"

어쩌면 나는 피르고스에서 개구진 아이 같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피르고스의 하얀 벽들과 파란 지붕, 원색의 문들이 손에 잡힐듯 가깝다

잠깐 스치고 지나갔던 바람의 물기까지..

머리와 심장에 각인된 풍경을 떠올리면

지금도 눈을 뜨기가 힘겹다.

혼자 놀던 바람이 종을 치고 지나간다.

이제 그만 깨어나라고!

 

땡그랑~~~! 땡그랑~~~!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18. 08:55

새벽에 눈이 떠졌다.

창문 커튼 틈으로 수영장 물빛에 비친 청록색 하늘이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해가 지는 모습은 그렇게 챙겨서 바라봤으면서

해가 뜨는 순간은 놓치고 있었구나...

세수를 하고 머리를 눌러쓰고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늦은 밤에 야간페리로 다시 아테네로 들어가야 하기에 Fira의 아침을 볼 시간이 지금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아직 어두운 Fira의 거리로 발을 옮기게 했다.

언제 이곳을 또 다시 오게 될까?

어쩌면 이런 센치한 감정도 한 몫 했을거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숙소를 나와 길 위에 발은 얹는 순간 텅 빈 "고요"와 대면했다.

꽤 늦게까지 북적거렸던 Fira가 완벽하게 비어 있었다.

조용하고 적막해서 먼 곳에서 부는 바람 소리가 귓가에 선명했다.

덜컥 무섬증이 일었지만 '언제 다시 볼게 될까...' 라는 생각이 나를 앞으로 걷게 했다.

골목길을 만난 깨어있는 불빛들.

낮익은 풍경들에게 짧게 작별을 고했는지도...

산토리니에 3박 4일을 머무르는 동안 이제 고작 Fira만 언급했을 뿐인데

지금 나는 Fira가 참 그립다.

포카리스웨트 광고때문에 로망이 된 Oia보다 나는 Fira가 훨씬 더 좋았다.

아마도 내가 산토리니를 다시 찾게 된다면 그건 순전히 Fira 때문일거다.

아직 어린 조카들이 있어서 그 유명한 와이너리 투어도, 볼케이노 투어도 결국은 못했지만

Fira에는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어서 내내 행복했다.

Fira의 그 길들이...

지금도 나는 사무치고 그립다.

 

이제 막 문을 열기 시작한 빵집에서 풍기는 고소한 빵냄새,

창가에 서서 파티쉐가 아침을 여는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 봤다.

고소하고 따뜻하고 부지런한 움직임.

뒤돌아선 파티쉐가 웃으며 윙크와 함께 손키스를 날린다.

나도 따라했다.

그냥 좀 고소해지고 싶어서...

피라 구항구(old port)로 이어지는 588 계단 앞에서는 잠Rks 망설이기도 했다.

내려가볼까? 아님 그냥 지나칠까?

결국...

내려가보기로 했다.

평소같았으면 사람이 없는 길은 궁금해도 가지 않는 편인데

이날 나는 좀 용감하과 과감해지기로 했다.

여행자니까... 그러나 마지막이니까...

 

구 항구로 이어지는 길은

원래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갔다가 동키택시(Donkey Taxi)라는 당나귀를 타고 올라오는 길이다.

한 낮에는 이렇게 사람과 동키택시로 복잡하고 번잡한 곳이

텅 비어 있으니 완전히 다른 곳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588계단은 내려가는 일은 그다지 운치있고 낭만적인 길이 아니었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당나귀들의 배설물을 피해다녀야했고

지독한 냄새때문에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연신 코를 쥐고 걸어야만했다.

'도대체 여기 왜 온거지?'

혼자 타박도 하면서...

(어떤 냄새를 상상하든 그 이상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결론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아무도 없는 구항구에서 혼자 아침바다는 독차지하는 기회가 쉽게 오는 건 아닐테니까.

예전에는 페리가 들어오는 주항구였는데

지금은 페리는 전부 신항구로만 들어오고

이곳은 볼케이노 투어 걑은 로컬 투어를 위한 배들이 주로 정박한다.

이른 아침이라 관광객은 보이지 않았지만

배를 손보는 현지인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오르막이라 훨씬 더 힘들었지만

번호가 지워진 계단을 보는 것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bar 중 하나라는 프랑코스 바(Franco's Bar)를 보는 것도 참 좋았다.

(그 전날 이곳에서 차를 마실까 한참을 고민하다 혼자라서 포기했었는데 지금 그게 너무 후회된다)

언제나 반짝반짝 빛나는 Fira의 아침은 아주 단백한 수채화 같았다.

 

혼자 흐뭇한 마음으로 숙소에 들어갔더니 조카들이 나를 보너니 깜짝 놀란다.

이유는 하나!

지독한 냄새가 나서...

충분히 이해한다.

내 스스로도 오래 묵힌 두엄더미 위를 구르고 온 게 아닌가 싶었으니까!

후다닥 욕실로 들어가면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피라의 낯과 밤, 그리고 아침을 모두 기억할 수 있게 돼서...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17. 08:11

이 여행은 눈(目)의 여행이었다.

그리고 눈으로 본 것들에 대한 기록이 끝나야 비로소 이번 여행도 끝이 날테다.

혼자 여행을 하면 생각들이 피어나는 걸 그대로 지켜보고 생각이 원하는대로 움직이게 하지만

조카들과의 여행은 또 그만큼의 눈높이와 키맞춤이 필요했다.

그래선지 잠깐잠깐씩 뜻하지 않은 혼자만의 시간이 생기면

(가령 동생과의 약간의 불화??? 아니면 다 잠들어있는 새벽 시간의 산책. 늦은 오후의 산보...)

혼자 내쳐 숙소를 나와 근방을 걷고 또 걸었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풍경.

Fira의 sun-set이 내겐 그랬다.

사람이 죽어 한을 남기면 그게 모두 붉은 놀이 된다는데...

그래서 놀빛이 붉을수록 죽은 사람이 한이 많다는 뜻이라는데...

평소같았으면 이 말에 동의했을거다.

그러나 이곳 Fira에서만큼은 절대 이 말에 동의가 되지 않았다.

Fira의 석양에는 흥겨운 축제의 뒷끝같은 묘한 흥분감이 느껴졌다.

포악한 그리움도 없었고, 곱씹는 후회도 없었고,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었고

단지 그 순간을 "바라보는 시선"만 남았다.

"view"라는 단어가 주는 "느림"의 의미를 golden street의 벤치에 앉아 오래 생각했다.

주변 여행객의 소란함도, 상점의 불빛도 모두 fade out 되버리는 것 같은 시간.

바다 위레 떨어지는 해와

붉게 물드는 하늘.

그리고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하는 나.

세상이 오직 이 세가지로만 이루어진 것 같다.

마치 꿈 없는 잠 속에 빠져있는 느낌.

잠의 힘은,

참 쎄다...

 

물이 있는 풍경은 사람을 착하게 만든다는데,

내가 지금 착해지려는 중인가?

풍경은 그대로 반사판이 되어 나를 되비춘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고...

사실은,

되묻고 싶었다.

아직 더 생각해야 하느냐고...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16. 08:42

Santorini에 3박 4일을 머무는 동안 모두 3번의 sun set을 봤다.

Fira에서 두 번, Oia 굴라스 성채(Bulas Castle)에서 한 번.

여행책자에 산토리니의 유명한 sun set point가 자세히 나와있긴 하지만

솔직히 언덕진 곳이라면 산토리니 어디라도 sun set point 라고 할 수 있다.

Fira에서 Firostejani까지 이어지는 길 역시도 sun set을 보기에는 최적의 장소!

Fira city holl을 따라 Candlemas of the lord 교회에서 

saint john the baptist 성당까지 이어지는 길에서 보는 sun set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saint john 성당의 메인 입구는 구항구로 내려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에 있어 그냥 지나쳐버리기가 쉬운데

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너무 예뻐서 일부러 여러번 찾아가기까지 했다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혼자 이름까지 붙일만큼 너무나 좋아했던 곳.

이 거리를 얼마나 걸어다녔던지 지금도 이젠 눈을 감으면

가게들이며, 카페들, 길의 윤곽과 굴곡까지 손에 잡힐듯 선명하다.

이른 아침의 거리도, 한낮의 거리도, 그리고 저물녁과 어둠 속의 거리까지도 모두.

 

석양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해를 중심으로 바다가 품은 빛이 반사되는 Fira는 그대로 황금의 도시 앨도라도가 된다.

이 거리를 golden street 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제야 충분히 알겠다.

마치 하나로 된 거대한 보석처럼 도시 전체가 완강하과 찬란한 "빛"을 뿜어낸다.

넋을 잃고 있다가 순간 뒤를 돌아다봤다.

세상에!

황금의 도시 뒤로는 또 다른 세상이 열리고 있었다.

bule sky.

하마터면 이 모습을 송두리째 놓칠뻔 했다.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했는데 앨도라도에 반해 내가 또 잊어버리고 말았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반대편에 또 다른 모습을 품고 있다는 걸.

The other side of the moon!

 

아무래도 나는 "길"에 중독된 사람이 맞나보다.

"길" 때문에 여행을 계획하고

"길"이 그리워 신병을 앓고

돌아와서는 그 "길"들이 이렇게까지 가슴에 사무치는 걸 보니...

생각해보니 항상 그랬다.

"길"은 내게 늘 다른 것을 보여줬고

흔들리는 나를 언제나 거침없이 받아줬다. 

정말 고맙고 고마운데 그래서 또 걱정이다.

이 길이 또 다시 병(病)으로 남을까봐...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15. 07:50

유명한 만화 영화 <아스테릭스>에 나오는 오벨릭스<obelix)의 이름을 따서 만든 수블라키 전문점.

책자를 통해서도 여행자를 통해서도 참 많이 들었던 음식점이다.

피라 버스 정류장에 근처에 있는 "오벨릭스"에서 산토리니에서의 첫 식사를 주문했다.

그리스셀러드와 치킨수블라키와 포크수블라키.

수블라키(Soublaki)는 그리스식 케밥인데

꼬치에 끼운 고운 고기를  빵과 타치키(Tzatzili)라는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타자키는 마늘, 오이, 허브를 넣어서 만든 그리스 전통 요커트로 

신맛이 강하지만 깔끔한 뒷맛이 있어서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신선하고 달콤한 그리스 야채가 듬뿍 들어간 수블라키는

포크수블라키가 좀 질기긴 했지만 치킨수블라키는 아주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건 "그리스 샐러드"

햇빛이 좋아서 그런지 이곳의 야채는 단맛이 강하고 종류가 다양하다.

토마토, 오이, 피망, 올리브와 갖가지 야채에 두툼한 페타치즈가 덩어리째 올려져 나오는데

짠 맛이 강한 이 치즈가 참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그래선지 산토리니에 머무르는 동안 어느 식당을 가든 그리스 샐러드는 꼭 주문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실패하 적이 없을만큼 탁월한 메뉴였다.

지금도 제일 생각나는 게 바로 이 그리스 샐러드!

야채의 신선함과 페다치즈의 고소함, 그리고 올리브 기름의 단백함까지 꿈처럼 내내 그립다.

이렇게 그리울 줄 알았다면 그때 더 많이 먹을걸 그랬다.

 

저녁을 먹고 둘러본 해저물 무렵의 피라.

눈부신 한낮의 피라와는 또 다른 모습이 내 앞에 펼쳐진다.

한 낮의 태양 빛을 햐얀 건물 외벽이 그대로 품고 있다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뿜어내는 것 같다.

무방비 상태로 빛의 폭격 속에 노출되는 기분이란!

풍경 속에서 사람이 이렇게까지 몽롱해질 수 있다는 걸 온 몸으로 체감한 순간이다.

시간도 공간도 일시에 경계가 허물어져버리고...

그렇구나!

이곳 피라는,

햇살이 품은 비밀을 다 알고 있는 곳이구나... 

 

저물녁의 Fira

한 낯의 짱짱한 햇빛이 서서히 바람에게 자리를 내준다.

이때부터 바람속을 이리저리 거니는 소풍(逍風)의 시간이 시작된다.

늦은 오후의 피라는 그렇게 내게 작은 설렘을 안겨줬다.

아주 단순하고 정직하게 기억들이

피라의 석양 속에 하나씩 풀어져 나오려고 한다.

이 기억들을 나는 어떻게 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14. 08:06

그리스의 환성의 섬 "Santorini"

공식 명칭인 "Thira"보다 산토리니로 더 알려진 이곳은 결혼하는 사람들이 신혼여행으로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하다.

면인들의 섬인 이곳을 조카녀석들과 정말 용감하게 다녀왔다.

아테네에 피레우스 항구에서 아침 7시 10분에 출발하는 고속페리.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비행기를 이용할지 페리로 갈지를 두고 꽤 오래 고민하다

그러다 좀 힘들어도 조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서 산토리니로 들어갈 때는 고속페리로

나올 때는 야간페리 침대칸을 선택했다..

혹시 배멀미가 심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바다가 잔잔해서 약간 울렁거리는 정도로 그쳤다.

이번 여행에서 날씨가 참 많은 도움을 줬다.

맨 앞자리 좌석이라 창으로 밖이 잘 보이겠구나 싶어 좋아했는데

그 자리가 하필이면 여행객들의 짐을 올려놓는 곳이었다.

정말 야무지게 차곡차곡 가려지는 시야를 보면서 참 여행객이 많구나... 생각했다.

하긴 나도 지금 여행중이니까!

 

신항구 Athinios port에서 내려서 Fira로 가기 위에 로컬버스를 탔다.

굽이굽이 산길을 넘는 버스를 통해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꿈결 같다.

방금 내가 내렸던 페리에 산토리니를 떠나는 사람들이 타는 모습과

더 먼저 떠난 페리가 남긴 비행운같은 물결의 흔적들.

아마 그 순간이었을거다.

이 여행에서 처음으로 여행자의 마음이 됐던 게!

아마 나는 그때 그 물결속에 풀어졌던 건지도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무심한 마음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Fira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 지도를 보고 숙소를 찾아갔다.

지금도 신기한 게 난 결코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 아니다.

그게 코 앞의 길일지라도...

그런데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조카들의 말똥말똥한 눈망울이 그걸 가능하게 하더라.

산토리니는 어디를 가든 꼭 Fira 버스정류장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이동해야만 하는데

다행히 숙소가 이 버스 정류장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에 있었다.

탁 트인 호텔 앞 뷰도 너무나 좋았지만

문만 열면 바로 수영장이라 조카들이 너무나 좋아했다.

도착하자마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풍덩!

게다가 길만 건너면 바로 "카르푸"라서 그것도 너무 좋았다.

(3박 4일 동안 참 알뜰하게, 자주 이용했던 곳!)

 

그리스는 바다를 가를듯 쑥 밀고 들어간 곳이라서 늘 거센 바람이 그칠 줄 모른단다.

그 바람이 포도와 오이, 올리브를 익게 만들고

종을 치는 사람이 없어도 교회 종탑에서 종이 울리게 한다.

산토리니를 다니면서 정말 많이 봤던 종탑들...

때로는 교회였고, 때로는 음식점이었고, 때로는 묘지이기도 했던 곳.

그러니까 이곳들이 모두 바람이 드나드는 길이었던거다.

산토리니가 메마르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섬 도처에 바람의 통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바람 속에 물의 기운도 함께 이동하기 때문에...

뜨거운 지중해의 햇살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가 이 바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여행에서 아크로폴리스에 이어 두번째 대면한 "바람")

 

초등학생 조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다보니 아무래도 무리하게 움직일 수 없어서

도착 첫날은 피라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걸로 만족했다.

(페리 보딩때문에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부산을 떨었던 탓에...)

그리스의 섬들이 다 그렇겠지만 이곳 산토리니의 피라는 "햇살"이 유난히 좋았다.

눈을 뜨고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기가 힘들만큼 강렬했지만

그 강렬함은 주변을 넓고 부드럽게 감싸안는 포근함이었다.

어쩐지 피라의 햇살 속에 서있으니 나까지도 말갛게 행궈지는 기분이다.

조카들의 웃음소리도 발랄하게 사방을  뛰어다닌다.

하늘을 보는 것도, 바다를 보는 것도 눈부시게 예뻐서

이곳에서라면 풍경 속에 한 입에 삼켜져도 진심으로 행복할것 같았다.

하얀 풍경 속에 서 있어보니 

왜 흰색이 무채색인지 정확히 알겠다.

흰색은 주변의 색에 쉽게 흡수되고, 주변의 색에 쉽게 번진다.

흰색이 눈부신 건 아마도 그래서가 아닐까?

하얀 건물이 뿜어내는 햇살의 빛남은

그 어떤 보석의 반짝임보다 화려하고 눈부셨다.

아마도 그 순간이었나보다.

"햇살"을 향한 불같은 질투가 시작된 게!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5. 09:02

아테네 산티그마 광장 가까이에 있는 맥도널드 건너편을 보면

빨간색 해피 트레인 타는 정류장이 있는데

우리나라 놀이동산의 코끼리 열차를 떠올리면 된다.

차이가 있다면 이 미니열차가 대중교통 시설과 함께 다닌다는 사실!

어른은 6URO, 어린이는 4URO 인데 24시간동안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모나스트라키 광장과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릴 수 있어서 그 일대를 구경한 후 다음 열차를 탈 수도 있다.

정류장이 정해져 있긴한데 탑승객이 요구하면 그때그때 눈치껏 내려주는 것 같다.

좁은 골목길을 들어가면 타베르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손인사도 해주고

작정만 한다면 테이블의 음식도 집어갈 수 있을 정도로 거리도 가깝다.

(실제로 그러면 절대로 안되겠지만!)

 

해피트래인의 대략적인 루트를 적어보면,

국회의사당 - 대통령궁과 수상 관저 - 근대올림픽 경기장 - 자피온 - 제우스 신전(하드리안의 문) - 플라카 지구

- 모나스티라키(로만 아고라) -  고대 아고라(아탈로스 스토아, 헤파이스토스 신전) - 아크로폴리스

열거된 지역들을 가까이 혹은 멀리 훓고 지나가는데

나같은 초행 관람자에겐 한번쯤 타봐도 좋을 열차.

도시의 전체적인 활력과 사람들의 느낌을 아주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워낙에 관광객이 많은 도시라 그렇겠지만 이방인에게 참 친절한다.

영어소통이 어렵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영어를 잘하는 건 절대 아니고...)

이상하게 나는 아테테 좁고 오래된 골목들이 살갑다.

아주 어릴때 살았던 동네를 떠올리게도 하고.

오래된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도 보기 좋고

특히고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개성만점은 벽화들은 보고 있으면 슬며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 동네... 한 집 걸러 한 명씩 예술가가 살고 있는거 아닐까???

 

하드리안의 문과 제우스 신전.

로마 황제 하드리안이 이 도시를 방문한 걸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문은

현재는 아테네의 구(久)거리와 신(新)거리를 구분짓는 일종의 경계선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그리스인 마을과 로마인 마을을 구분짓는 문이었단다.

AD 129년에 세워진 문은 3개의 출입구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2개만 복원돼서 세워진 상태다.

생둥맞기도 하고 고풍스럽기도 하고...

뭐랄까? 예전에 대로변 한복판 우뚝 서있는 독립문을 처음 봤을 때의 그 느낌!

(지금은 서대문 형무소가 복원되면서 그 일대가 공원으로 조성되긴 했지만 과거엔 사실 좀 생뚱맞았었다.)

제우스신전은 원래는 기둥이 104개나 되는 그리스 최대 규모의 신전이었다는데 지금은 15개만 남아있다. 

그것도 한 개는 강풍에 쓰러졌다는데 김밥 썰듯이 아무지게 썰어져있다.

(이렇게 무식한 소리를 해도 될라나???)

제우스 신전은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보다 훨씬 더 웅장했단다.

지금 모습만으로는 과거의 규모를 도저히 짐작조차 못하겠지만

기둥 상단의 화려한 장식을 보면 조금 상상이 될 것 같다.

완공하는데 무려 650년이나 걸렸다니 그리스 최대 신전이라는 말은 확실하지 않을까! 

 

근대올림픽 경기장 앞에 세워진 원반던지는 사람을 형상화한 조형물은

동작이 너무 날렵하고 힘있어 보여 찍었는데

흔들리는 해피트래인에서 정말 어렵게 한 컷 건진 사진.

모나스티라키역에서 잠깐 멈춰서 로만 아고라도 봤는데

아우그스투스 호아제 시절 상업과 철학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이란다.

(별도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하는데 밖에서도 너무 잘보여서... ^^)

기둥 하나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신전만큼이나 규모의 압박이 느껴진다.

 

파란 하늘에 참 잘 어울렸던 그리스 국기와 야경이 좋다는 리카비토스 언덕.

리카비토스 언덕은 아테네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일몰과 야경이 유명한 곳인데

아쉽게도 일정이 짧아 직접 올라가진 못했다.

동네를 산책하다 우연히 발견한 노란색 우체통도 한 컷.

우리나라의 빨간 우체통에만 익숙했었는데

이곳에서 다른 모양과 다른 색의 우체통을 보니 특이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별 게 다 재미있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아테테는 꼭 비 갠 오후 느린 산책같은 도시다.

그래선지 똑같은 색이라도 더 선명하게 눈에 담긴다.

걸음도 자연히 느려지고...

단지 길거리를 걷는 것뿐인데도 너무나 좋았다!

이런 느림의 여유가!

늦은 밤에 다시 찾아간 산티그마광장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 오른쪽 벽에는 그리스어로 "KOPEA"라는 단어가 있다고해서 확인하러 갔다.

증거사진도 한 장!

매년 6월 25일에 한국전에 참전한 그리스용사들의 기념식이 이곳에서 열린단다.

솔직히 이 산책의 목적은 뭣 모르고 마신 화이트 와인때문이었다.

살짝 취해버려서 술을 깰 목적으로 나온 음주산책!

그런데 그게 또 운좋게도 근위병교대식 시간과 딱 맞아떨어진거다.

플래시가 없어서 사진찍는 건 포기하고 핸드폰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었는데

그걸 어떻게 올리는지 아직 몰라서...

(엄청난 기계치의 위엄!)

분명 각잡히고 절도있는 움직임이긴 한데 동시에 아주 재미었고 만화적이다.

아마도 신발 때문이지 않았을까?

위병들이 신은 군화(?)가 꼭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에 나오는 난장이 신발같다.

앞뒤에 탭댄스를 추듯 발을 움직이는게 (그것도 한쪽 발 위주로) 꼭 장난감 인형들의 움직임 같다.

교대식이 끝나고는 자기 위치에서 미동도 없이 서있는 것도 신기하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짧은 일정이었던 아테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테네는 이틀이란 시간동안 참 많은 모습을 보여줬다.

아테네는 내겐 "미소"였다.

그것도 비온 뒤 맑게 갠 하늘 같은 그런 미소.

그래서 지금은 참 미안하다.

다시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