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동화>
일시 : 2013.12.06. ~ 2013.12.15.
장소 :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대본, 연출 : 김동연
작곡 : 이재원
안무 : 송희진
출연 : 오용, 송재룡 (예술광대) / 최요한, 이현철, 이원 (사랑광대)
이갑선, 최대훈, 홍승진 (전쟁광대) / 양잉꼬, 김채원 (마리)
김호진, 이현배, 신성민 (한스)
제작 : 시인과 무사, (주)이다엔터테인먼트
<환상동화>가 벌써 10주년이 됐단다.
개인적으론 매번 공연될때마다 묘하게 관람이 어긋났던 작품 중 하나!
그래서 이번엔 아예 작정을 하고 예매를 일찍 예매를 했다.
10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타이틀에 혹하기도 했지만
오용과 이갑선 배우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매리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연극 <환상동화>는
이야기 자체도 아주 독특하지만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더 독특하고 신선하다.
지금이야 다양한 장르의 융합이라는 게 별 특별한 것도 아니지만
이걸 10년 전에 시도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쟁, 사랑, 예술을 의미하는 스토리텔러 광대들.
세 명의 광대에 의해 시작되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 이야기 속의 이야기 그리고 또 이야기...
이야기의 가장 안쪽엔 한스와 마리가 있다.
전쟁 중에 청력을 잃어버린 피아니스트 한스와
시력을 잃어버린 무용수 마리.
세상이라는 건 그렇다.
단 한가지를 잃었을 뿐인데 그게 모든 것을 잃는 게 될 수도 있다.
마리와 한스처럼...
그러나 그 완벽한 절망 속에서도 "이야기"를 만들고 꿈꿀 수 있다면!
우리는 거짓말처럼 또 다시 살아낼 수 있다.
마리와 한스처럼...
인간은,
비명 속에서 태어나고 고통 속에서 살다 절망 속에서 죽어간단다.
누가 됐든 결국은 소멸과 파괴를 향해 기를 쓰고 달려가는 게 인간의 삶.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기에
이 모든 절망을 딛고 또 악착같이 일어선다.
또 다시 살아내기 위해서...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 책을 읽듯
공포와 절망 속에서 다시 일어서기 위해
인간은 이야기를 만든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희망으로, 위로로, 행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지도...
기대했던 것보다 작품 자체는 살짝 지루했고 조금은 산만했다.
조명과 음향도 아쉬웠고...
그래도 광대 3인방의 연기는 역시나 좋더라.
특히 전쟁 광대 이갑선 배우의 딕션과 톤은 아주 환상적이었다.
앞으로 이갑선 배우의 작품은 일부러라도 찾아보게 될 듯.
작품보다 배우에 대한 여운이 훨씬 더 길고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