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일시 : 2013.12.04. ~ 2013.12.29.
장소 : 명동예술극장
원작 : W. 세익스피어
윤색 : 이양구
연출 : 오경택
무대 : 정승호
출연 : 정보석, 남명렬, 서주희, 김학철, 박완규, 이지수 외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쇼플레이
정보석이 배우로서 가장 하고 간절하고 하고 싶었던 역이 "햄릿"이란다.
하지만 도저히 함부로 도전할 수 없는 역이라 매번 망설였단다.
그런 그가 드디어 "햄릿"을 도전했다.
그런데 연습하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여러번 하차를 생각했단다.
이해된다.
역시 세익스피어의 "햄릿"은 어렵고 난해한 텍스트임에 분명하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도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연극으로 제대로 본 게 이번이 두번째다.
(내 첫번재 "햄릿"은 김영민이었다. 좋았다.)
"To be or not to be!"
아마도 이 대사는 지구가 명망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남을 유일한 명제가 아닐까!
사실 나는 이 대사를 햄릿의 입으로 듣게 될 줄 알았는데
(누군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제대로 허를 찔렸다.
젊은 연출가 오경택의 <햄릿>은 놀랄만큼 파격적이었다.
양철 합판(?)을 이용한 무대는
결코 발설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 담아내야하는 울부짖음처럼 들렀다.
빛과 소리를 적절하게 활용한 것도 아주 인상적이었고...
그런데... 이 작품...
정말 난해하다.
텍스트 보다 훨씬 더.
솔직히 첫 장면에서 락음악에 맞춰 해드뱅잉을 하는 클로디어스를 보는 순간 당황했다.
현대의 옷을 입은 <햄릿>.
그런데 대사는 자주 신파조였고
참 미안한 말이지만 배우들은 너무 올드했다.
현대적인 해석을 보여줄거였다면
무대도, 시대도, 분위기도 더 완벽하게 현대적이었으면 좋았을것 같다.
배우 정보석의 열연은 확실히 아름다웠다.
공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아 목소리가 많이 잠겨있는 건 안타깝더라.
정말로 정보석은 이 작품에 모든 걸 다 걸었던가!
혤쑥해진 몸피가 <햄릿>이 되기 위해 노력한
정보석의 고뇌와 집념을 보는 것 같아 가슴 한 끝이 뭉클해왔다.
사실 이 작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다.
기대보다 느낌이 덜 했던 건
아마도 내가 정통 고전극 <햄릿>을 그리워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관람하면서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가 많이 떠올랐다.
새로운 해석과 파격적인 표현.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욕심이 너무 컸던 것 같다.
배우들 간의 연기의 갭도 너무나 컸고
전체적으로 어딘가 균형감이 자꾸 어긋나는 느낌.
게다가 객석 바로 앞에서 오르락 내리락 거리던 무대는 참 거슬렸다.
그냥 좀 모르겠다.
현대적인 해석이라고 해도 진중하고 묵직한 <햄릿>을 느끼고 싶었는데
내겐 전체적으로 너무 산만하게 다가왔다.
아쉽다.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