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7. 12. 20. 08:31

숨을 크게 쉬어봐요
당신의 가슴 양쪽이 저리게
조금은 아파올 때까지
숨을 더 뱉어봐요
당신의 안에 남은 게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남들 눈엔

힘 빠지는 한숨으로 보일진 몰라도
나는 알고 있죠
작은 한숨 내뱉기도 어려운 하루를 보냈단 걸
이제 다른 생각은 마요
깊이 숨을 쉬어봐요
그대로 내뱉어요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수고했어요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12. 19. 08:56

"한 숨"이란 노래에 빠져 있는 중이었다.

핸드폰에 저장해놓고 출퇴근하면서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는 노래 "한 숨"

이 노래... 나를 세 번 놀래켰다.

첫번째는 가사가 내 마음 같아서,

두번째는 뜻밖의 위로와 다독임을 줘서,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이 노래의 작사, 작곡자가 샤이니라는 아이돌그룹의 종현이라서.

(사실 종현이라는 이름도... 이 곡을 통해 알았다.)

 

날개를 달고 있는 녀석이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의지의 문제라고 탓하고 싶다가도

이 녀석이 남긴 글을 보면 탓할 수가 없다.

읽고, 읽고, 또 읽고... 몇 번을 읽었다.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

이 말이 왜 이렇게 가슴 속에 사무치는지...

안 그러길 바랬는데 이해가 된다,

아니, 동요가... 된다.

고민하는 중이었다.

병원을 찾아야 하는건 아닌지...

점점 심해지는 무기력과,

가족들과 동료에 대한 무감함.

사람들과의 부딪침에 대한 거부감.

쨍하고 파고드는 이명과 머릿속을 헤집는 두통,

그리고 짧은 잠 속에서 수시로 튀어나오는 악몽들.

기겁하면서 깨어나는 새벽들, 새벽들,

퀭한 눈과 축 늘어진 몸으로 출근하면 인사말처럼 듣는 말.

무슨 일 있어요? 얼굴이 계속 안 좋아 보이는데...

 

말은 쉽지만 어려워서 못하는 선택이라고 했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고 했다.

죽음이 삶보다 쉬웠던게 아니라 혼자 견디는걸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았던 녀석.

스물 여덟은 너무 짧은 생이었지만

이제 그곳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무엇도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고했어.

이만하면 잘했어.

고생했어.

정말 고생했어.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11. 16. 08:46

포항에 발생한 5.4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됐다.

문재인 정부의 현명한 조치.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포항으로 직접 사람을 보내 상황을 파악한 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단다.

세월호 참사의 비극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

탄핵이 되지 않았다면,

박근혜는 아직까지 대통령을 하고 있을거고,

정확한 상황파악은 물론 하지 못했을거고,

수능은 그냥 치뤄졌을거고.

또 다시 엄청난 비극이 발생했을지도 모르는거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수험생의 불안, 학부모의 탄식, 수능 일정의 불가피한 변동.

걱정스러운 일들이 태산같이 많다는건 안다.

하지만 여진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지금,

국민의 안전이 최후선이다.

천재가 인재로 변하는 비극 따위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1주일의 유예기간 동안,

수험생은 마무리 정리를 잘 했으면 좋겠고,

부모님들은 걱정보다는 편온함으로 보듬어줬음 좋겠고

정부는 신속하고 정확한 안전점검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은...

이제 더이상 지진안전 국가일 수 없다는 현실.

판의 변동.

자연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작고 무력할 뿐인지...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11. 2. 15:49

부디 영면하소서.

두 분 부모님 품에서

모든 것 다 잊고

내내 평온하고 행복하소서.

 

 

아무리 힘들어도 농담으로라도,

죽고 싶다는 말은 절대 하지 말자.

아무리 괴롭고, 힘들고, 외롭더라도

이 세상에 살아 그 모든걸 느끼고, 견디고, 버틸 수 있음에 감사하자.

 

메멘토 모리.

내일이, 아니 지금이 내 생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걸.

절대, 절대, 절대 잊지 말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10. 31. 08:56

한창 운동 중이었는데 JTBC 뉴스룸에서

배우 김주혁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손석희 앵커의 멘트를 들었다.

그대로 모든걸 멈췄다.

왜?

불과 며칠 전에 20년 만에 영화로 처음 상을 받게 됐다며 감격해하던 그의 모습이 선하다.

 

이건... 좀...

충격적이다.

아니 많이.

 

 

지금쯤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났을까?

두 분께 많이 혼났겠다..

나이 때문일까?

일면식도 없는 연예인의 죽음이 이렇게까지 아프고 안타까운건...

 

삼가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8. 22. 09:01

와. 멋지다!

직접 본 게 아닌데도 이렇게 멋진데

현장에서 직접 본 사람들은 얼마나 신비하고 멋졌을까?

초등학교때였나.

부분일식을 본 기억이 났다.

큰오빠는 마당 한켠에 있는 커다란 스텐대야에 물을 담고

만년필용 검은 잉크를 몇 방울 떨어뜨렸다.

그때 오빠가 그랬다.

"일식일 때 맨 눈으로 태양을 보면 눈이 멀 수 있다"고.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말이지만

8살 많은 오빠의 말을 그땐 철썩같이 믿었다.

(게다가 오빠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수재였으니...)

지금처럼 선그라스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동네 친구들은 샐로판지를 들고 나와 눈에 대고 하늘을 쳐다봤었다.

 

어제 미국을 횡단한 개기월식을 보면서

어린시절 그 장면이 떠올랐다.

다섯이나 되는 형제들은 정말 해가 가려지는걸 자세히 보려고

대야쪽으로 점점 더 가까이 갔고 

그 덕분에 물은 계속해서 참방참방 흔들렸다.

드디어 시작된 일식.

흔들이는 물 속에서도 달에 가려진 해가 이리저리 출렁댔다.

순간포칙처럼 머릿속에 담긴 그때의 기억.

 

어제의 개기월식으로 소환된

어릴적 부분월식의 기억.

껑충 뛰어넘은 시간의 간격.

 

그래서,

달은 늘 신비롭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8. 21. 15:00

오전에 부모님과 함께 <택시 운전사>를 봤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셔서 영화관에 가는걸 별로 안좋아하시는데

광주에 대한 영화라고 하니 보시겠대서 모시고 갔다.

<변호인> 이후 거의 4년 만의 영화관 나들이.

부모님 두 분 다 전라도 출신이시고,

엄마는 광주에서 나고 자란 분으로 실제로 그 현장을 겪으시기도 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엄마가 그러시더라.

영화에 나오는건 백 분의 일도 안 된다고.

영화보다 훨씬 잔인하고 극악무도했다고.

그 시대를 겪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지만

영화 중간중간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한 부모님을 보면서

과거 정권이 못된 짓을 많이 했구나 절감하고 또 절감했다.

 

 

출연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운운하는건 참 면목없는 일이지만

송광호의 연기는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얼굴만 클로즈업 시킨 장면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무서울 정도다.

왜 송강호, 송강호 하는지 실감했다.

변호인 때도 그랬지만 쉽지 않은 영화의 쉽지 않은 배역을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연기한다.

그게 송강호라는 배우가 가진 힘인것 같다.

 

과거의 그때처럼,

또다시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이 국가 권력 앞에 일방적으로 무너지면

지금의 우리는, 아니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침묵.

그게 전부일까봐 두렵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8. 4. 08:37

영화 <공범자들>

8월 17일 개봉하는데 꼭 보고 싶다.

아니 봐야 겠다.

그런데... 볼 수 ... 있을까?

MBC 전현직 임원 5명이 명예훼손과 초상권 침해로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단다.

11일에 심의가 열린다는데 판결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이 문제가 된다면,

얼굴과 이름에 브라인드 처리를 해서라서 개봉했으면 좋겠다.

진실에 대한 판단은,

보는 사람들이 성심성의껏 해줄테니까.

 

 

개인적으로 이런 탐사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뭐 이런 탐사영화가 마음에 안든다면

이에 반하는 영화를 만들어서 홍보하고 개봉하면 될 것이고.

그런데.

이런 돈 안되는 작업을 하겠다고 나서긴 할까?

아니면 아예 엄청난 물량공세로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를 대놓고 만들지 않을까?

뭐가 됐든!

판단은 보는 사람들의 몫으로 좀 남겨두면 좋겠다.

 

각설하고!

난 이 옇화를 꼭 보고 싶으니 볼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8. 2. 15:05

이 기사 많이들 받으면 좋겠다.

파업도 끝났는데 이들이 왜 안보일까 궁금했었었는데

이들의 투쟁은 끝난게 아니었다.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60882 

 

 

이들의 건투가 승리하길 간절히 바라며

부디 지치지 않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7. 31. 14:09

내가 이 비행기 티켓을 구입한 날짜가 올해 1월 20일.

베니스 in, 프라하 out 의 스케쥴을 130만원에 예약했다.

예약할 당시에는 너무 비싼거 아닌가 싶었는데

지금은 이 가격에는 아예 살 수조차 없다.

심지어 항공사 사이트에 들어가도 스케쥴 자체가 아예 조회도 안된다.

티켓을 예약할때만해도

열 달이나 남아서 이 날이 오기는 할까 했었는데 이제 2달 앞으로 다가왔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준비란 걸... 슬슬 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다섯번째 유럽행인데 이쯤되면 초보티는 벗어야지 싶다.

일정이라는걸 짜볼까 생각중이다.

꼭 하고 싶은거 세 가지!

베니스 산 비달 성당에서 비발디 "사계" 듣기,

비엔나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돈지오반니" 관람,,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 관람.

사실 프라하에서는 스카이 다이빙도 꼭 하고 싶었는데

조카녀석 나이때문에 고민중이다.

(어쩌면 동생과 조카를 버려두고 혼자 하러 갈지도 모르고!)

 

당분간 이 항공표를 보면 숨이 좀 쉬어질 것 같다.

여기저기 찾아보면서

일정이라는 것도 짜보고,

최적의  이동 동선도 그려보고.

동생과 조카를 위해 맛집이라는 곳도 한 두 군데 찾아 봐야겠다

 

 

설램.

낮선 감정이자만

설렘을 느끼게  하는게 아직 내게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