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6. 9. 08:11

 

<킬 미 나우>

 

일시 : 2017.04.25. ~ 2017.07.16.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극작 : 브래드 프레이저 (Brad Fraser)

각색 : 지이선

연출 : 오경택 

출연 : 이석준이승준 (제이크 스터디) / 윤나무, 신성민 (조이 스터니) / 이진희, 정운선 (트와일라 스터디)

        문성일, 오정택 (라우디 에이커스) / 이지현, 신은정 (로빈 다토나)

제작 : (주) 연극열전

 

배우 이승준은,

앞으로도 계속 연극 무대에 섰으면 좋겠다.

명품조연으로 브라운관에서 활약하는 걸 보는 것도 좋지만

무대 위에 서 있을 때는 그의 모습은 훨씬 더 강렬하고 존재감 있다.

그리고 딕션, 감정, 표정, 연기 다 좋다.

마치 스펀지를 보는 느낌이다.

제이크의 감정을 순간순간 다 흡수하고 빨아들여서 관객에서 전달한다.

일방적인 감동의 강요가 아닌 깊은 감정의 동화다.

이석준과 이승준 제이크의 울림과 포인트가 미묘하게 달라 놀랍다.

이를테면,

이석준 제이크는 어느 순간 쿵 하고 단번에 감정을 허물어뜨리는데

이승준 제이크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리고 점점 강하게 파고든다.

고통의 정도가 얼마나 심하면 kill이 heel이라는 생각을 할까?

내가 제이크라면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조이라면 제이크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동조할 수 있을까?

고통을 견디면서 아픈 자식을 위해 어떻게든 버티고 싶을까?

아니면 인간으로으로서 존엄사를 선택하게 될까?

현실이 아닌 가정법 앞에서조차

나는 막막하다.

 

태어나는 모든 아이는 그 자체로 완벽한 존재다.

 

제이크에게 조이는 완벽한 아이였다.

조이에게 제이크가 완벽한 아빠였듯.

완벽한 두 존재의 이별

그저 지켜보는 것 뿐인데 내가 너무 아프다.

아파서 미치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6. 8. 08:27

 

<Rocky Horror Show>

 

일시 : 2017.05.26. ~ 2017.08.06.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대본, 작사, 작곡 : 리차드 오브라이언 (Richard O'Brien)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김성수

출연 : 마이클리, 송용진,  조형균 (프랑큰 피터 Dr) / 박영수, 백형훈, 고은성 (브래드 메이저스)

        최수진, 김다혜, 이지수 (자넷 와이즈) / 김영주, 서문탁, 리사 (마젠타) / 김찬호, 고훈정 (리프라프)

        전예지(콜롬비아), 지혜근(에디/스캇), 조남희(나레이터), 최관희(로키 호러) 외

제작 : R&Dworks 

 

솔직히 말하면,

나는 SF 판타지도, 섹슈얼한 B급 정서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이 작품도 마이클리를 비롯한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굳이 챙겨보지 않았을것 같다.

 

보고 난 느낌은,

재미있다.

배우들 연기 누구 한 사람 나무랄데 없이 다 좋다.

특히 자넷역의 최수진은 그야말로 재발견이다.

그저 소녀시대 수영이 동생이라 그 후광효과에 얹혀가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나 참 못됐다..)

너무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

노래도 동생 수영보다 훨씬 잘하고...

브래드 고은성과의 오버 쩌는 연기도 너무 재미있더라.

오버가 과하면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데 둘의 합은 시종일관 즐거웠다. 

표정 연기도 good!

 

마이클리는 표정과 연기는 다 좋은데

아무래도 한국어 발음이...

특히 1막 첫곡은 가사가 거의 안들려서 도대체 저게 뭔소린가 했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서 당췌....)

<프리실라> 때도 느낀건데

한국어 특유의 뉘앙스와 단어로 재미를 살려야 하는 작품은 아직까진 무리인 것 같다.

본인도 그걸 너무 잘 아니까 더 또박또박 발음하려고 애쓰는데

그게 어떤 면에서는 독이 되기도 한다.

작품 속 인물에 재미있어 하는게 아니라 작품 속 배우가 발음때문에 우수워지는 느낌이랄까!

"마이클리 활용의 옳지 않은 예"라 하겠다. 

갑자기 <나폴레옹>도 은근히 걱정된다.

 

배우들 연기도 너무 좋고,

음악은 아주 좋고,

김성수 음악감독의 오케 역시 너무나 좋은데

취향이라는걸 무시 할 수 없는지 또 보게 되진 않을것 같다.

(실제로 마이클리로 예약한 회차가 하나 있었는데 취소했다.)

혹시라도 다시 보게되면 Dr 피터는 다른 캐스팅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6. 7. 08:27

 

<프라이드>

 

일시 : 2017.03.21. ~ 2017.07.02.

장소 : 대학로 아트원 시어터 2관

극작 : 알렉시 켐벨 (Alexi Kaye Campgell)

각색 : 지이선

연출 : 김동연

출연 : 이명행, 배수빈, 정상윤, 성두섭 (필립) / 오종혁, 정동화, 박성훈, 장율 (올리버)

        임강희김지현, 이진희 (실비아) / 이원, 양승리 (멀티)

기획 : 연극열전

 

죽을만큼 힘이 들거나,

누군가의 위로가 간절히 필요할 때,

나는 목소리가 아닌 이 연극이 필요하다.

이 연극의 대사들이면 충분하다.

지난번 기획사의 티켓배부 운영 잘못으로 1막을 통째로 날려버려서 내내 허기졌었다.

어찌어찌 2막부터는 보긴 했지만

1막이 없는 2막은 허기를 넘어 아사(餓死)의 문턱을 넘나들게 하더라.

그래도 그 와중에 다시 돌아온 정상윤 필립에게 여지없이 몰입됐다.

1958년의 필립은 정말 힘들었겠구나.

진실을 숨기고 끝없이 자신을 기만하느라 진이 다 빠졌겠구나.

그래서 치료라는 명목으로 모욕과 수치심 속에 뒹구는 걸 선택할 수 밖에 없었구나.

아직까지도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데

과거의 사람들은 어떻게 버티고 견뎠을까를 생각하니 안스럽다. 

"그때 그 사람들 다 숨어서 애인 만났을거 아니예요? 죄짓것도 아니데.."

정말 그랬겠네.

그 사람들 참 많이 아팠겠다.

남자라서 사랑한게 아니라 그 사람이라서 사랑한건데.

그걸 알아봐준 실비아는 또 얼마나 아팠을까?

실비아도 사랑이었는데.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갈 수 있도록 떠나주는 사랑.

궁금하다.

실비아... 그 뒤로 행복했을까?

나를 나로서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사람, 만났을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는 진실된 삶.

몇 번을 살아도, 아니 단 한 번을 살아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그게 참 힘들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5. 19. 08:17

 

<쓰릴미>

 

일시 : 2017.02.14. ~ 2017.05.28.

장소 : 백암아트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최재웅, 정상윤, 이창용, 강필석, 정욱진, 김재범 (나 ; 네이슨)

        김무열, 에녹, 송원근, 이율, 정동화, 정상윤 (그 ; 리처드)

피아노 : 오성민, 이범재

제작 : 달컴퍼니

 

이번 시즌 네번째 <쓰릴미>는

최재웅, 김무열 페어만큼이나 피켓팅이었던 김재범, 정상윤 페어.

두 배우 모두 이 작품에 여러 차례 출연했고

심지어 네이슨과 리처드를 두 역할을 다 연기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같은 역할이라 두 사람을 한 무대에서 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몇 년 전에 on stage라는 콘서트가 생각난다.

두 사람이 <쓰릴미>의 한 장면을 선보였는데 웃음바다가 됐었다.

서로 같은 음으로 불러서 듀엣이 전혀 안되는 바람에....

그때 두 사람이 그랬다.

이래서 두 사람이 "쓰릴미"를 같이 못하는거라고...

게다가 두 사람이 너무 친하다는 것도 함정이라면 함정 ^^

 

와. 근데 이 두 배우,

프로는 프로다.

혹시라도 연기하다 웃음이 터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엄청난 케미고, 엄청난 집중력이고, 엄청난 흡인력이다.

처음엔 아주 꽁냥꽁냥해더니

중반 이후부턴 치밀하고 치열해지더니 밀고 당기는 힘이 아주 엄청나더라.

그전까지만해도 정상윤은 리처드보다 네이슨일 때가 훨씬 좋다고 생각했는데

김재범 리처드와 만나니 네이슨도 포텐이 확 터졌다.

관람하는 중에도

또 보고 싶다, 다시 보고 싶다... 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두 배우의 회차도 적고,

남은 좌석은 전무하다.

심지어 이번 시즌을 끝으로 2년간 재정비에 들어간단다.

그러니까 2019년이 되야만 <쓰릴미>를 볼 수 있다는 뜻.

그런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많이 잔인하다.

(숱한 폐인들 어떻게 버티라고...) 

 

다 반칙이다.

최재웅, 김무열도 반칙이고

김재범 정상윤도 반칙이다.

 

고로 <쓰릴미>는 늘 반칙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5. 18. 08:57

 

<스모크>

 

일시 : 2017.03.18. ~ 2017.05.28.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작, 연출 : 추정화

작곡, 음악감독 : 허수현 

출연 : 김재범, 김경수, 박은석 (초) /  정원영, 고은성, 윤소호 (해) / 유주혜, 정연, 김여진 (홍)

제작 :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작년 12월에 본 김경수의 초도 좋았고,

3월에 본 김재범, 고은성, 유주혜 캐스팅의 확 바뀐 스모크도 아주 인상깊었었다.

그래서 이번 관람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음... 결론은,

고은성은 좋았고, 김경수는 의외였고, 김여진은 좀 과했다.

기대했던 김경수 초는 작년엔 그러지 않았는데 설정을 바꿨는지

목소리를 일부러 긁어내서 김경수 특유의 청량함이 느껴지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나는 현실 속 인물이 아닙니라... 라고 작정한듯 드러낸 것 같다.

어딘지 시종일관 비아냥거리는 느낌!

(시니컬이 아니라 확실히 비아냥이었다)

김여진 홍에게서는 고통의 보따리...라는게 실감되지 않았다.

정연 홍에게는 신여성의 강단이,

유주혜 홍에게서는 모성애가 강했는데

김여진 홍에게서는 난데없는 관능미가 느껴져 개인적으론 당황스러웠다.

 

후반부 초와 홍의 날 선 대립은 좋았고,

김경수의 성대를 긁는 발성도 이 부분에서는 괜찮더라.

고은성은 예전엔 노래 잘하는 배우라고만 생각했는데

연기력 역시 나날이  일취월장하는 중이라 여러가지로 훈훈하다.

저렇게 떡 벌어진 건실한 체격에 아이같은 해맑음이 있는 것도 신기하고...

특히 이 작품에서는 표정까지 살아있어 더 좋았다.

마지막 장면의 연출은 언제 봐도 압권!

다음번에 다시 돌아올 때도 엔딩만큼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무대셋트는 수정했음 좋겠고....)

 

실존한 예술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계속해서 창작되는건 고무적인 일이다.

이상도 그렇고, 백석도 그렇고, 윤동주도 그렇고,

일종의 역린(逆鱗)같다.

망각의 강줄기를 거슬러 오라오는 느낌.

모두 다 잊지는 말아 달라고,

가끔은 기억해달라고 당부하는 것 같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 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5. 17. 14:59

 

<쓰릴미>

 

일시 : 2017.02.14. ~ 2017.05.28.

장소 : 백암아트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최재웅, 정상윤, 이창용, 강필석, 정욱진, 김재범 (나 ; 네이슨)

        김무열, 에녹, 송원근, 이율, 정동화, 정상윤 (그 ; 리처드)

피아노 : 오성민, 이범재

제작 : 달컴퍼니

 

이번 시즌 세 번째 <쓰릴미>

사실 좀 걱정이 되긴 했다.

첫번째로 본 최재웅, 김무열 페어가 워낙에 강렬해서

정상윤, 에녹 페어를 밋밋하게 만들어버려

세번째도 그러면 어쩌지 싶었다.

 

하지만!

역시 <쓰릴미>는 <쓰릴미>고

초연 배우의 위력은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누군가는 중학생들 같았다던데 나는 Never!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강필석의 비밀스러운 섬세은 지극히 네이슨스러웠고,

이율의 센 척하는 불안감도 리처드스러워  아주 좋았다.

 

이 작품,

참 볼 때마다 보여지는게 다르고, 느껴지는게 다르다.

일반적으론 네이슨에 많이 이입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전적으로 리처드에게 이입이 되더라.

그리고 석방된 네이슨이 어떻게 살았을지가 궁금한게 아니라 

보여지지 않는 리처드의 과거가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혼자 열심히 상상한 "쓰릴미" pre version과 post version)

 

"난 너의 동반자, 절대 배신 안 해!"

딱 내 마음.

뭐가 어찌됐든!

쓰릴미는 항상 옳다. 늘 옳다. 무조건 옿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5. 16. 15:16

 

<팬텀싱어 콘서트>

 

일시 : 2017.04.28. ~ 2017.04.30.

장소 :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

출연 : 포르테 디 콰트로 (고훈정, 손태진, 김현수, 이벼리), 인기현상 (박상돈, 유슬기, 백인태, 곽동현)

        흉스프레소 (권서경, 고은성, 이동신, 백형훈)

주최 : JTBC

 

원래는 28일, 29일 이틀 공연이었는데

폭발적인 성원으로 30일 티켓이 추가로 오픈됐다.

그래서 천만다행스럽게 이 한 몸 비빌 자리 하나를 겨우 예매했다.

1,2층은 구경도 못했고 간신히 3층을...

천정부지로 치솟는 암표가 판을 치는 상황이라 이 자리라도 잡은게 어딘가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평화의 전당은 내가 꺼리는 공연장 세 곳 중 한 곳이다.

아수라장이었던 임태경 콘서트도 기억나고,

팬텀싱어 최종회 생방송 때의 형편없는 음향도 떠올라 슬슬 걱정이 됐다.

하지만!

한 팀도 아닌 세 팀의 노래를,

그것도 현장에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싶어 기대감을 키웠다.

 

무려 3시간 30분을 훌쩍 뛰어넘는 공연시간.

와...

지금 생각해도 찬사와 탄성이 아깝지 않은 무대였다.

연주, 조명, 음향 다 완벽했고

12명의 싱어들의 실력은 상상초월 그 이상이었다.

한 마디로 미쳤구나... 싶었다.

그게 아니라면 사람이 아니던가...

 

천상의 시간 속에 잠시 머물렀던 것 같다.

지금껏 내가 본 콘서트 중에서 가장 좋았고, 가장 아름다웠고, 가장 훌륭했다.

라이브 앨범을 만들어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고 또 좋았다.

 

이 모든게,

정말 현실어었을까?

설마... 꿈이었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5. 15. 14:01

 

<보도지침>

 

일시 : 2017.04.21. ~ 2017.06.11.

장소 : 대학로 TOM 2관

대본, 연출 : 오세혁 

출연 : 봉태규, 김경수, 이형훈 (김주혁-사회부기자) / 고상호, 박정원, 기세중 (김정배-편집장)

        박정표, 박유덕 (황승욱-변호사) / 남윤호, 안재영 (최돈결-검사) / 서현철, 윤상화 (송원달-판사)

        김대곤, 최연동 (남자) / 정인지, 이화정 (여자)

제작 : (주)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작년에 개막과 동시에 엄청난 폭풍을 몰고왔던 작품.

작품 자체는 정말 좋았는데

기획사에서 올린 홍보글때문에 불매운동 비슷한 상황까지 직면했고

결국 공연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재공연은 못올라오겠구나 생각했는데

기획사와 연출을 바꿔서 올 해 다시 올라왔다.

(초연엔 변영주 연출, 지금은 대본을 오세혁이 연출을 맡았다).

그냥 묻히기엔 살짝 아까운 작품이었는데 다행이다 싶다.

특히 지금처럼 시국이 흉흉할때 제격인 작품 ^^

 

개인적으론 초연보다 재연의 느낌이 훨씬 좋았다.

초연 배우들이 워낙 쟁쟁해서

재연 배우들이 밀리겠구나 싶었는데 왠 걸!

초연보다 재연의 느낌이 훨씬 좋았다.

(편집장 역의 고상호가 살짝 이질감이 있긴 했지만...)

무대 자체도 초연보다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초연보다 훨씬 좋았다.

초연보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맞춰진듯한 느낌적인 느낌.

 

바람이 있다면,

다음에 올라올땐 

더 정치적이고, 더 노골적이고, 더 직접적이고, 더 뻔뻔해도 좋을 것 같다.

지금보다 훨씬 더, 더, 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5. 12. 08:20

 

<킬 미 나우>

 

일시 : 2017.04.25. ~ 2017.07.16.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극작 : 브래드 프레이저 (Brad Fraser)

각색 : 지이선

연출 : 오경택 

출연 : 이석준, 이승준 (제이크 스터디) / 윤나무, 신성민 (조이 스터니) / 이진희, 정운선 (트와일라 스터디)

        문성일, 오정택 (라우디 에이커스) / 이지현, 신은정 (로빈 다토나)

제작 : (주) 연극열전

 

내가 정말 많이 사랑하고 아끼는 연극 <킬 미 나우>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죽고 싶은 열망"이 아닌 "죽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죽을 수 있음이,

그리고 그걸 선택할 수 있음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늘 이해하고 있다고 믿었는데

이 작품을 만나고서야 알았다.

내가 아는 건 빙산의 일각, 그 근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걸.

 

아주 오랫만에 펑펑 울었다.

주변 사람들 모두 통곡중이라 터지나오는 울음이 무안하지 않았다.

때로는 울음을 참지 않는 순간이 필요하다.

머리가 텅 빌 때까지 울고 나면

몽롱한 머릿속에 바닥을 치고 일어서는 새 힘과 만날 수도 있으니까.

그런 순간엔,

죽고싶어 죽겠는 마음도

살고 싶어 죽겠는 마음으로 방향전환 된다.

그래도 살아봐야 겠다고,..

 

 

내 결말을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현실.

그걸 나도 하루하루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왜냐하면

나는 제이크이기도 하고 조이이기도 하니까.

 

Kill Me Now!

&

Heel Me Now!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5. 2. 16:20

 

<세일즈맨의 죽음>

 

일시 : 2017.04.12. ~ 2017.04.30.

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원작 :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연출 : 한태숙

출연 : 손진환, 예수정, 이승주, 박용우, 이문수, 이남희, 민경은, 이화정, 이형훈, 김형규, 최주연

제작 : 예술의 전당

 

이 작품은 나이가 들어서 보는게 이해하는게 용이하다.

이론적인, 표면적인 이해가 아닌 몸과 마음의 이해도 모두가 나이를 먹을수록 훨씬 진중하게 다가온다.

한 십 년 전 쯤인가!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땐 지금 만큼의 절절함은 없었다.

슬프다.... 안됐다.... 의 감정이었는데

지금은 치명적인 통각으로 묵직하게 자리 잡는다.

 만약 나이를 더 먹어서 또 이 작품을 보게 된다면

공연 내내 울먹이다 결국엔 통곡으로 끝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작품을 보고 나오는데,

마음 깊숙한 곳에 커다란 바위덩어리 하나가 같이 따라 나왔다.

 

아서 밀러는 결말을 꼭 이렇게 비극적으로 만들어야 했을까?

세일즈맨의 죽음이 아닌,

세일즈매의 좌절, 혹은 절망이었으면 견디기가 좀 수월했을텐데...

과거에세 보낸 현재의, 아니 미래의 청사진 같다.

비참하다.

너무...

 

점점 허물어지고 일그러지는 저 얼굴.

이건 연극이 아니다.

픽션이다, 사실이다. 진실이다.

그래서 또 다시 비참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