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4. 19. 13:48

 

<맨 끝 줄 소년>

 

일시 : 2017.04.04. ~ 2017.04.30.

장소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원작 : 후안 마요르카 (Juan Mayorga) 

번역 : 김재선

연출 : 김동연 / 리메이크 연출 : 손원정

출연 : 박윤희, 우민화, 백익남, 김현영, 유승락, 전박찬 / 코러스 : 나경호, 유옥주

제작 : 예술의 전당

 

묘한 작품이다.

한없이 끌리면서도 보면 볼수록 왠지 모를 화가 치미는 그런 작품.

관음과 상상이 주는 폭력성은

가히 정유정의 <종의 기원>을 떠올리게 한다.

혼자 생각해봤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까지 상상하는게 허용해야 될까?

이 질문의 핵심은,

상상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닌 상상을 해도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다.

가능의 아니라 범위의 문제.

 

지금껏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않았던 맨 끝 줄에 앉아 있는 소년 클라우디오.

그러나 한 편의 작문숙제로 이 소년의 존재감은

맨 끝 줄에서 조금씩 맨 앞 줄로 위치 이동하더니

급기야 교사 헤르만의 자리까지 위협하는 상황까지 직면한다.

그야마로 파란(波瀾)이 아닐 수 없다.

 

클라우디오를 연기는 전박찬의 무의건조한 표정과 대사에는

소년의 활기가 아닌 세상을 다 살아버린 노파의 염증이 느껴진다.

다른건 다 죽었는데

눈(目)과 머리만 살아 끝임없이 누군가를 관음하고 있는 조로(早老)의 소년.

그 시선과 사고가 범죄로까지 이어지는건 아니지만 

범죄 그 이상의 찜찜함과 불편함이 덕지덕지 들러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작품도, 배우들의 연기도, 코러스의 활용도 나무랄데 없는데

이 묘한 찜찜함에서 벗어날 길이 도무지 없다.

절대 악(惡)이 아닌 절대 오(誤)의 공모자가 된 듯한 느낌.

이 느낌을 어찌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4. 18. 09:16

 

<프라이드>

 

일시 : 2017.03.21. ~ 2017.07.02.

장소 : 대학로 아트원 시어터 2관

극작 : 알렉시 켐벨 (Alexi Kaye Campgell)

각색 : 지이선

연출 : 김동연

출연 : 이명행, 배수빈, 정상윤, 성두섭 (필립) / 오종혁, 정동화, 박성훈, 장율 (올리버)

        임강희, 김지현, 이진희 (실비아) / 이원, 양승리 (멀티)

기획 : 연극열전

 

누군가 그랬다.

살기 위해선, 버티기 위해선 주문이 필요했다고...

이 작품이 딱 그렇다.

내겐 이 작품이 귓속말이고, 주문이고, 의지다.

지쳐 나가 떨어질것 같은 때,

이 작품의 대사를 떠올리면 그래도 버틸 힘이 생긴다.

올리버의 대사 그대로 오래전 내가 지금의 나를 위로하는 느낌.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을거야.

내 목소리를 어떻게든 내게 닿게 하려고 노력하다보면

그게 삶이고, 그게 생이구나 싶어진다.

아프고, 슬프고, 기쁘고, 즐겁고, 처연하고, 괴로운 작품.

하지만 이 모든 감정들을 피하지 않고 다 받아들이게 만드는 작품.

위로는 그렇게 시작된다.

내 감정의 지도같은 작품.

그래서 늘 고맙고, 안스럽고, 반갑고, 사랑스럽고, 아련한 작품.

적어도 이 작품과 함께 하는 순간만큼은

나는 나를 아낌없이 들여다 볼 수 있다.

필립인 나를, 올리버인 나를, 실비아인 나를.

THE MAP


Who know, the pain.
I'm lost in the dark.
Your memory.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This is the reason why I stand here still.
Wherever you will go-
will be alright.
will be alright.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Who know, the whisper.
I find in my mind.
Our history.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This is the reason why I stand here still.
Wherever you will go-
will be alright.
will be alright.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 성두섭은 감성적인 필립이었다.

  그래서 더 슬펐는지도 모르겟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본 배우 장율에게선 오종혁과 박은석의 이미지가 묘하게 겹쳐 보인다.

  하지만 연기할 때는 다른 느낌이다.

  중요한건, 이 작품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거.

  그 마음이 내게 닿았다.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4. 13. 08:47

 

<홍보씨>

 

일시 : 2017.04.05. ~ 2017.04.16.

장소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극본, 연출 : 고선웅

작창, 작곡 : 이자람

출연 : 김준수(흥보), 최호성(놀보), 김학용(연생원), 최용석(마당쇠), 유태평양(제비), 이광복(원님) 외 국립창극단

제작 : 국립창극단

 

역시 고선웅이고, 역시 이자람이다.

솔직히 창극이라서 구태의연하고 살짝 고리타분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 너무 멋지다.

대한민국 전국민이 다 아는 흥부놀부 이야기가

이렇게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신선한 충격에, 문화적 충격까지 아주 제대로 받고 왔다.

사실 전 날까지 취소할까 고민했었는데

재미도 이런 재미가 없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무엇보다 어쩜 그렇게 창을 그리 맛깔나게 잘하는지...

젊은 소리꾼 김준수를 비롯해서 배우 한 명 한 명의 신명이 그대로 객석까지 전달됐다.

그야말로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이더라.

1막, 2막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고선웅의 웹툰같은 해학도 빛이 났고

국악과 가요를 넘나드는 이자람의 작창과 작곡도 빛이 났다.

오랫만에 듣는 육각수의 "흥보가 기가막혀"도 반가웠고...

 

어태껏 몰랐었다.

내가 그렇게 흥이 많은 사람인줄은!

하마터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출 뻔 했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4. 5. 08:27

 

<윤동주 달을 쏘다>

 

일시 : 2017.03.21. ~ 2017.04.02.

장소 :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

극본, 작사 : 한아름

작곡, 편곡 : 오상준

연출 : 권호성

출연 : 박영수, 온주완 (윤동주) / 하선진, 송문선 (이선화) / 김도빈(송몽규), 조풍래(강처중), 김용한(정병욱)

제작 : (재)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윤동주 달을 쏘다>는...

말을 잃게 만드는 작품이다.

제목만 들어도 이미 가슴이 무너지고,

울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매번 눈물을 줄줄 흘리게 만든다.

이 작품엔 9편의 윤동주 시가 나오지만

단 한 편도 넘버의 가사로 사용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작곡자 오상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동주의 시 안에 음악적 선율이 내포돼 있어 시는 독백과 낭독으로 표현하고 음악은 시의 감성과 비슷하게 표현했다"라고.

그의 말에 100%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이 내가 아는 지금까지 서정적이라고 생각한 윤동주의 시가

얼마나 처절하고 가슴 아픈 시인지 처음 알게 됐다.

이 작품은...

감상을 말하는것 조차 부끄럽게 한다.

 

박영수, 김도빈, 조풍래.

박영수가 서울예술단을 떠나면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세 배우의 조합은,

역시나 아름다웠고 든든했다.

배우들도 나도 인물에 동화돼

순간순간 치고 올라오는 감정들로 아팠고, 슬펐고, 힘들었지만

이 모든 것들이 다 좋았다.

 

올 해로 네 번째 무대가 오른 박영수는 대체불가 윤동주였고

이 엄청난 작품에 뛰어든 온주완 역시 진심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적이었다.

쉽게 할 수 없는 작품이고,

쉽게 할 수 없는 인물인데

두 배우 모두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솔직히 말하면,

뮤지컬이라고는 고작 <뉴시스> 한 작품을 했을 뿐인데

온주완이라는 TV 배우가 이 어려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의심했었다.

그런데 디테일까지 깨알같이 적어논 그의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고

실제 그의 무대를 보고 그의 진심을 단정하게 인정했다.

욕심으로 나선 작품은 아니라는걸... 알았다.

이 작품을 수락하고, 연습을 하면서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감정들과 마주했을 온주완을 생각하니 뭉클하다.

서울예술단을 나가는 박영수도,

객원배우로 처음 참여한 온주완도 이 작품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시즌에도 이 두 배우를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꼭 그래주면 좋겠다.

 

<윤동주 달을 쏘다>

잊혀지지도,

보내지지도 않는 작품.

꼭 견텨야 한다.

제발 견뎌 주어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4. 4. 08:07

 

<스모크>

일시 : 2017.03.18. ~ 2017.05.28.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작, 연출 : 추정화

작곡, 음악감독 : 허수현 

출연 : 김재범, 김경수, 박은석 (초) /  정원영, 고은성, 윤소호 (해) / 유주혜, 정연, 김여진 (홍)

제작 :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2016년 12월에 현대카드 understage와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됐다.

그 당시 난해하다는 평이 많아서 작품을 대폭 수정했다는데

개인적으론 수정된 공연이 훨씬 좋더라.

난해까지는 아니었지만 작년 공연은 정리가 덜 된 건 확실했다.

한 공간에서 만나는 세 명의 이상이라.

현실 속 이상과, 과거의 이상,

그리고 죽음으로서 현실을 초월하려는 혹은 현실에서 탈출하려는 이상과의 대면을

훨씬 더 매끄럽고 긴장감있게 연출했다.

후반부에 초와 해가 대립하듯 (혹은 거울을 보듯) 마주서서

대치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김재범과 고은성의 목소리 톤이 다른듯 닮아서

인물과 스토리에 아주 적절하게 어울리더라.

시작과 엔딩의 중첩도 아주 탁월했고!

게다가 작년에 지루하게 본 부분이 없어져서 밀도감도 생겼다.

쉬우졌다기 보다는 맥락있는 작품이 됐다고나  할까?

(시인 이상을 대상으로 "맥락"이라는 말을 사용하는게 맞나 싶지만...)

 

개인적으론 "홍"까지 남자였다면 좋았을것 같다. 

유주혜 홍도 정말 좋았는데

셋 다 남자였다면 훨씬 더 팽팽하고 긴장감 넘쳤을것 같다.

그렇게되면 "홍"이라는 이름이 없어져버리긴 하겠지만....

작년에 뭣모르고 볼 때 "홍"이라는 이름만 듣고 이상의 연인인 "금홍"도 나오나 보다 했었다.

그러다 극을 보면서 아니라는걸 알고 혼자 뻘쭘 ㅠ.ㅠ

 

원래는 한 번만 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완전 다른 작품으로 변했으니 김경수 "초"도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넘버도 좋고, 스토리도 좋고, 배우도 좋고...

무대는 좀 아니었고, 결말도 솔직히 좀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작품이다.

추정화와 허수현 콤비가 <인터뷰>에 이어 멋지게 한 건 올렸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3. 28. 08:21

 

<수탉들의 싸움>

 

일시 : 2017.03.10. ~ 2017.04.09.

장소 : 아트원씨어터 3관

극본 : 마이크 바틀렛(Mike Bartlett)

번역 : 이인수

연출 : 송정안

출연 : 이태구(존), 이명행(M), 손지윤(W), 선종남(M의 아버지)

제작 : 노네임씨어터컴퍼니

 

2014년 두산아트센터에서 이 연극을 처음 봤었다.

그 당시 캐스팅은 박은석, 김준원, 손지윤, 선종남이었고

박은석 때문에 예매했는데 김준원을 발견(?)한 계기가 됐던 작품.

게다가 네 명의 파이터(?)들의 사생결단 싸움이 꽤 흥미롭게 재미있었다.

이번엔 이명행이 M을 한다니 더 볼만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공이 울리고...

존은 링 안에 이미 올라가있고

M은 탐색하듯 경기장 주변을 가볍게 뛰다 훌쩍 링 안으로 올라간다.

파이트~~~ 시작!

 

그런데... 이게 또 요상한게...

초연때는 박은석 존이 징징댔는데

이번엔 M이 훨씬 더 찡찡댄다.

김준원 M이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이었다면

이명행 M은 그야말로 질투로 눈이 뒤집힌 화신 같다.

존 역시도 초연의 박은석은 결정장애자에 가까웠는데

이태구 존은 저울 위에 두 사람을 올려놓고서 누가 연인으로 더 좋을지 열심히 측정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사실 좀 혼란스러웠다.

아무래도 초연보다 쉽게 접근한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초연의 박터지는 느낌이 훨씬 좋았는데...

의상도 이번에 너무 대놓고 게이스러워 좀 그랬다.

 

초연이 참 그립다.

M의 파란색 셔츠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3. 27. 08:52

 

<Murder for two>

 

일시 : 2017.03.14. ~ 2017.05.28.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2관 라이프웨이홀

극본 : 켈렌 블레어 (Kellen Blair)

작사, 작곡 : 조 키노시안 (Joe Kinosian) 

음악감독 : 허수현

연출 : 왕재헌

출연 : 제병진, 안창용 (마커스) / 박인배, 김승용 (용의자들) / 강수영 (루, 피아니스트)

제작 : 오디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아예 처음부터 연습에 올인할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한다는 조건이었단다.

그래서 캐스팅 제안을 고사한 배우도 꽤 많았다고.

대한민국에서 한 작품에 올인하겠노라 나설 배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

생계에 지장이 없는 배우라면 모르지만

"출연료= 생계"인 대다수의 배우들에겐 이런 결정은 분명 쉽지 않을게 분명하다.

용기있는 배우 4명이 나섰다.

솔직히 말하면... 걱정이 많이 됐다.

박인배 배우를 제외하면 Who are you?... 스런 배우들만 있어서...

(박인배 배우도 고정팬이 상당하긴 하지만 폭발적인건 솔직히 아니라서...)

게다가 공연기간도 두 달이 훨씬 넘는다.

미안한 말이지만 흥행은 매우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보고 난 느낌은...

확실히 흥행은 힘든 작품이다 싶다.

2인극이지만 등장하는 인물은 10여 명을 훌쩍 뛰어 넘는다.

그리그 그 많은 인물 대부분을 1명의 배우(내가 본 회차는 박인배)가 소화해야 한다.

하드트레이닝 배우 육성 프로젝트.

코믹물임에도 불구하고 웃기 즐기는데 쉽지 않았다.

중노동이라는게 눈에 훤히 보이니까...

그래선지 스토리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넘버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박인배 배우를 보면서 느낀 아주아주 솔직한 감상은...

저건 정말이지 사람이 할 짓이 아니야... 죽자고 하는거지... 였다. ㅠ.ㅠ

(박인배 배우에겐 아낌없는 찬사를~~~!)

마커스 역의 제병진 배우는 땀을 비오듯 쏟아서 저러다 탈진하는건 아닌가 걱정됐다.

코믹물이라는데...

이렇게 시종일관 조마조마하게 가슴 졸이며 보는게 맞나 싶다.

 

배우들의 열연 아니 혈연은 눈부시지만

두 번 보기는 너무 힘겨운 작품.

매우 murder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3. 22. 08:07

 

<So Far>

 

일시 : 2017.03.18.

장소 : 구리아트홀 코스모스 대극장

음악감독 : 한정림

출연 : 마이클리

주최 : 구리아트홀

 

내가 정말 미쳤지~~~

구리까지 꾸역꾸역 찾아가다니...

이게 다 마이클리 때문이다.

마이클리가 아니었다면 자전거로 가는 거 말고 구리까지 갈 일은 절대 없었을거다.

게다가 그렇게 꾸역꾸역 찾아간 보람이 얼마나 크던지.

꾸역꾸역 돌아오는 내내 이거 안 봤으면 어쩔뻔 했나 싶어 혼자 흐뭇했다.

이 사람...

뭐 이렇게 멋지고, 바르고, 매너있고, 섹시하고, 건강하고, 다정하고, 정성스러울까?

곡 한 곡 한 곡마다 스토리가 다 있고

그 스토리를 영어와 한국어 섞어가며 정성껏 들려주고

노래되 정성을 다해 부르고.

이렇게 매번 정성을 다 담는데 어떻게 이 사람 공연을 안 볼 수가 있을까!

스킬은 진심을 이기지 못한다.

(그렇다고 마이클리가 스킬이 별로라는 이야긴 결단코 아니다.)

어쩌면 그렇게 스토리와 정확하게 일치하는어 곡들을 선별했는지 그 정성도 아름다웠다.

여러 곡을 놓고 오래 고민했을 그의 모습이 선명하다.  

 

곡마다 180도로 변하는 그의 모습에 천상 배우구나 절감했고

김보경과 부른 <미스 사이공> 넘버에

넋을 잃고 크리스와 킴을 그리워했다.

(꼭 다시 보고 싶은 킴과 크리스라서...꼭... 다시 볼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블랙 앤 화이트를 매치한 의상도 너무 좋았고

무대 한켠에 의상 행거를 놓고 노래에 맞게 옷을 바꿔입는 모습도 신선했다.

Rent. Stanford... ^^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부른 노래도 너무 스윗했고,

특히 두번째 앵골송으로 부른 자작곡 "My ange, My you"는 정말 좋았다.

본인은 전혀 준비를 안하고 부르는거라며 멋쩍어했는데

나는 그 노래가 단백하면서도 진심이 느껴져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자,

지금은 한국에서 뮤지컬 배우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마이클리.

그가 콘서트 말미에 했던 말이 가슴에 담긴다.
"So where do I belong?"

마이클리 대답은,

"Where there is Love, there is Home"

그 말을 듣는데 가슴 끝이 뭉클해졌다.

이 사람은 배우로서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도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구나 싶어 부럽기도 했다..

마이클리는 콘서트 내내 amazing 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고

나 역시 그의 정성 덕분에 90분이라는 시간 내내 amazing의 연속이었다.

 

그렇구나...

진심이 담긴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따뜻하게 만드는구나.

또 다시 amazing. amazing, amazing

 

Set List

 

01. America – Neil Diamond
02. Anthem – Musical <Chess>
03. Out there – 디즈니 애니메이션 <노틀담의 꼽추>
04. Getting to know you – Musical <King and I>
05. It’s my life – Bon Jovi
06. Music of the night – Musical <Phantom of the opera>
07. Close every door – Musical <Joseph and the amazing technicolor Dreamcoat>
08. For Forever – Musical <Dear Evan Hansen>
09. Proud of your boy – Musical <Aladdin>
10. Step One – Musical <Kinky Boots>
11. Oh my love – John Lennon
12. Marry you – Bruno Mars
13. Why god why - Musical <Miss Saigon>

14. This money’s yours, Sun and moon, The last night of the world

     - Musical <Miss Saigon> (with 김보경)
15. 사랑이야 – Musical <루돌프> song by 김보경
16. Gethsemane – Musical <Jesus Christ Superstar>
17. Home – Musical <The Wiz>
* encore
18. Tear me down – Musical <Hedwig>

19. My angel, My you (마이클리 자작곡)

 

 

* 내 기억 속 최고의 크리스 마이클리!

  공연 사진을 보니 더 간절히 보고 싶다.

  <미스 사이공>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3. 21. 15:56

 

<미스터 마우스>

 

일시 : 2017.03.09. ~ 2017.05.14.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원작 : 대니얼 키스 <엘저넌에게 꽃을>

극작, 가사 : 천우연

작곡 : 정소영

연출 : 심설인

출연 : 홍광호, 김성철 (인후) / 서범석, 문종원 (강박사), 강연정, 권유진, 원종환, 심재현, 정목화, 진상현, 이유진

제작 : 쇼노트, 파파프로덕션

 

2006년 1월 초연 이후 벌써 1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초연 당시 워낙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 재공연도 당연히 쉽겠다 생각했는데

2007년 10월에 올라오고 10년이라는 훌쩍 지났다.

그 사이 몇 번의 재공연 소식은 있었지만 번번히 엎어지는 비운을 겪어 기대를 접었던 작품인데

10년 만에 홍광호라는 엄청난 티켓파워와 함께 돌아왔다.

(전쟁같은 티켓팅은 덤!)

 

But~~!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 홍광호는 내 취향은 아니다.

노래!

잘한다.

아니 정말 잘한다.

그래서 문제다.

연기가 노래를 좀처럼 따라오지 못한다는거.

그 거리감이 매번 불편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렇더라.

대사가 영 브리핑 하는 것만 같아서...

아마도 내 기억 속 홍광호의 최고의 작품은 <NDP>가 될 가능성이 크지 싶다.

(그 다음은 <스위니토드>의 토비)

보면서 계속 서범석 인후가 생각났다.

지금이라도 서범석이 강박사가 아닌 인후로 무대에 올라와도 좋을텐데... 싶었다.

(이벤트성으로 특공이라도 한 번... 안될까?)

특히 이발소 장면은 눈물 나게 그립더라.

신문성, 이건명, 박혜나도 너무 그리웠고 초연 넘버도 많이 그리웠다.

 

10년을 기다린 <미스터 마우스>였건만...

 나는 그냥 초연이 좋았던 걸로!

서범석 인후가 막~~ 그리웠던 걸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3. 14. 15:58

 

<쓰릴미>

 

일시 : 2017.02.14. ~ 2017.05.28.

장소 : 백암아트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최재웅, 정상윤, 이창용, 강필석, 정욱진, 김재범 (나 ; 네이슨)

        김무열, 에녹, 송원근, 이율, 정동화, 정상윤 (그 ; 리처드)

피아노 : 오성민, 이범재

제작 : 달컴퍼니

 

젠장.

이럴 수가...

최재웅, 김무열 쓰릴미가 너무 강렬했나보다.

정상윤, 에녹 캐스팅이 이렇게까지 밋밋하게 느껴진걸 보니.

개인적으로 정상윤 네이슨을 엄청나게 좋아하거

지금껏 최고의 네이슨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한동안은 웅무 페어의 후유증이 크게 작용할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정상윤의 확실한 한 방은 있다.

정상윤 네이슨은 리처드를 향한 절절한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래서 고통스럽고 슬프다.

네이슨은 그렇게라도 해서 리처드와 함께 있고 싶었구나... 공감이 된다.

함께 하기 위한 배신.

그러니 그렇게 뚝뚝 굵은 눈물이 떨어질 수밖에...

 

최재웅, 김무열 페어가 사생결단의 육탄전이라면

정상윤, 에녹 페어는 미묘한 심리전이다.

두 페어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어디 두 페어뿐일까마는...)

그리고 오랫만에 들은 오성민의 피아노 연주는 참 반갑더라.

확실히 처음 참여하는 이범재보다는 기술적으로 능수능란해서 듣기에 좋았다.

(개인적으로 오성민과 정상윤의 케미를 내가 좀 좋아라해서...)

 

강필석-이율, 김재범-정상윤 페어도 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웅무의 여운이 가실때까지 좀 기다려야 할 듯.

쎄도 너무 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