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3. 8. 08:36


<쓰릴미>

 

일시 : 2017.02.14. ~ 2017.05.28.

장소 : 백암아트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최재웅, 정상윤, 이창용, 강필석, 정욱진, 김재범 (나 ; 네이슨)

        김무열, 에녹, 송원근, 이율, 정동화, 정상윤(그 ; 리처드)

피아노 : 오성민, 이범재

제작 : 달컴퍼니

 

와.. 이 작품은...

정말 올인을 부르는 작품이다.

2010년 신촌에서 봤을때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최재웅, 김무열 두 사람이 또 다시 내 기억 속 레전드 쓰릴미의 순위를 뒤집었다. 

그야말로 초장보다 살을 가르고 피가 튀는 혈전이다.

강약강약이 아니라 끝없는 강강강강의 연속이다.

불꽃 튀는 두 사람의 그와 나를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은데...

표가... 없다.

아마도 세상 어디에도 없을듯 싶다.

 

나는 내가 이 작품의 구석구석까지 다 알고 있노라 자부했는데

뜻밖에도 전혀 아니더라.

스무번 이상이나 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 보는 작품처럼 봤다.

익숙하지만 또 낯설게

수시로 훅훅 치고 들어와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익숙했던 동선도 달라졌고,

나와 그의 어투와 표정, 행동까지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대사 하나 하나의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나가 내뱉는 말 속에 숨겨져있던 명확한 복선들.

엄청나다.

최재웅도 최재웅이지만

김무열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뮤지컬, 연극 통틀어 내가 지금까지 본 김무열 작품 중에 가장 좋았고

내가 본 쓰릴미 중에서도 최고의 리처드였다.

특히 후반부 나의 배신에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연극이 아닌 실제 상황을 보는 느낌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감정 표출이 그야말로 끝장이더라.

 

최재웅, 김무열.

두 배우 모두 <쓰릴미>라면 이골이 났을텐데

어떻게 이런 표현과 감정전달이 가능한지 놀랍다.

게다가 이번 시즌 처음 합류한 이범재 피아니스트의 조심스러운 연주가

강강강강인 두 배우와 만나면서 극단의 효과까지 느껴졌다.

개인적으론 두루두루 놀라운 경험이었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다 안다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전혀 생각치도 못한 이면을 본 느낌.

 

<쓰릴미>는 역시나 진리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3. 7. 11:12

 

<더 데빌>

 

일시 : 2017.02.14. ~ 2017.04.30.

장소 :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

대본, 연출 : 이지나

작사 : 이지나, 이지혜, Woody Pak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출연 : 임병근, 고훈정, 조형균 (X-White) / 장승조, 박영수, 이충수 (X-Black) / 송용진, 정욱진 (존 파우스트)

        리사, 이하나, 이예은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앤디윅스

 

2014년 초연때 회전문 돌았던 뮤지컬이라 3년 만에 올라오는 재연이 정말 반가웠다.

초연과 많이 달라졌다고해서 걱정스럽긴 했지만 워낙 탄탄한 작품이라 일단은 믿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이긴 했지만...)

그런데... 내 믿음이 너무나 컸나보다.

가끔 이지나의 B급 정서가 산으로 갈때가 있는데 이 작품이 딱 그렇다.

같은 작품인데도 초연과 재연의 느낌이 이렇게 극과 극일 수 있다는게 놀랍다.

추가된 넘버도 기존의 넘버들과 느낌이 확 달랐고

X를 둘로 분리시켜버린 것도 당혹스럽다.

덕분에 화이트 X의 역할이 애매해져버렸고 블랙 X가 훨씬 더 부각되버렸다.

가장 재앙아었던건...

코러스??? 앙상블???

초연때도 오른편에 있는 코러스에 시선이 몰려 불만이었는데

재연때는 아예 무대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그 의상과 분장, 동작하며...

중간에 의자같은 장치에 기묘한 자세로 널부러져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혼자 식겁했다.

 

초연이 성공적이지 못해 아쉬웠다며

칼을 갈고 재연을 준비했다고 말한 송용진의 열일은 인정한다.

하지만 고훈정은 너무 거룩하게 접근한거 같고

이하나는 그레첸이 아니라 이하나에 가까웠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징징거려 보기가 불편하더라.

그레첸에게 광기에 가까운 고통과 절망이 느껴져야 하는데

주사(酒邪)에 가까운 병악이 느껴져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그레첸의 클라이막스 넘버는 그레첸이 아닌 이하나가 느껴졌다.

저 신인인데 이렇게 노래 잘해요....의 느낌!

브라운관에서 오랫만에 무대로 돌아온 장승조는

노래 한 토막을 뭉터기로 날리긴 했는데 노련하게 잘 넘기더라.

(처음 보는 사람은 아마 눈치 못챘을거다.)

 

... 많이 씁쓸하다.

정말 좋아했던 작품인데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르다.

초연도 그립고,

마이클리도 그립고,

심지어 취향 아닌 차지연까지도 그립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3. 3. 09:10

 

<남자충동>

 

일시 : 2017.02.16. ~ 2017.03.26.

장소 : 대학로 TOM 1관

극작, 연출 : 조광화 

무대 : 손호성

출연 : 류승범, 박해수 (장정) / 손병호, 김뢰하 (아버지) / 황정민, 황영희 (어머니) / 송상은, 박도연 (달래)

        전역산(유정), 문장원(단단), 이현균, 백승광, 정승준, 박광선, 류영욱, 고유안

제작 : 프로스랩

 

조광화 연출이 연출 데뷔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연극을 올린대서 살짝 기대했다.

혹시라도 <됴화만발>이 포함되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와는 다르지만 <남자충도.과 <미친키스>도 나쁘지 않다.

세 작품 다 내가 못 본 연극이니까...

개인적으로 조광화는 뮤지컬보다 연극을 연출할 때 그 진가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게다가 뮤즈(?) 박해수와 만나면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다.

그래서 이 연극도 류승범이 아닌 박해수를 선택하는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역시나 옳았다.

무대에서 펄펄 나는 박해수를 보는건 언제나 즐겁다.

박햬수의 장점은,

펄펄 날지만 절대로 과장하지 않는다는거다.

게다가 진중함과 버텨내면서 평형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작품에서도,

조직폭력배에 불과한 장정에게 끝없이 동화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의 죽음이

어느 면에서는 인과응보가 아닌 처절한 비극으로 느껴진다.

(실제로 처절한 비극이긴 하다)

 

박해수, 김뢰하, 황영희.

이 연기의 신들 때문에 2시간이라는 시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울랄라시스터즈"의 막내 박광선의 연기에도 깜짝 놀랐고

전역산, 문장원의 연기에도 찬사를 보낸다.

사실 이런 말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게,

무대 위 열 두 명 배우 모두가 다 그 역할의 연기신이더라.

관객 입장에선 정말 오랫만에 볼 맛 제대로 나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류승범 장정은 박해수 장정과 얼마나 다를지 슬슬 궁금해온다.

지금보다 더 커지면 직접 확인해보는 걸로! ^^

일단은 자중~~!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2. 28. 08:53

 

<베헤모스>

 

일시 : 2017.02.01 ~ 2017.04.02.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원작 : 박필주 

각색 : 정민아 

연출 : 김태형

출연 : 정원조, 김도현 (오검사) / 최대훈, 김찬호 (이변호사) / 문성일, 이창엽 (태석) / 권동호, 김히어라

제작 : (주)PMC 프로덕션

 

외극 원작을 번역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KBS 드라마 스페셜 <괴물>이 원작이란다.

드라마를 안봐서 모르겠지만 내용 참 살벌하고 추악하다.

블러드포비아(bloodphobia)에 폐소공포증(claustrophobia)까지

갖출건(?) 두루두루 다 갖춘 유력 정치인 아들 태석.

그가 저지른 살인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검사측과 변호사측의 적나라한 파워게임.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시츄에이션 아닌가!

요즘은 영화나 연극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고 추악하다.

 

Behemoth

구약에 나오는 거대한 괴물의 이름.

한 마리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동물을 다 모아 놓은 것처럼 거대해서

그 누구도 잡을 수도, 쓰러뜨릴 수도 없는 괴물 베헤모스.

연극의 결말은...

제목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모든 정황상 네가 범인이야. 그런데 네가 죽인진 않았어!"

태석을 변호하는 이변의 말은

박근혜를 변호하는 변호인단과 똑같다.

거대한 권력 앞에 매번 진실은 왜곡되고

겨우겨우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시 왜곡된 진실이 버티고 선다.

계속되는 증거 조작.

이 모든걸 가능케 하는 힘은 다름 아닌 "돈"이다.

정말 세상이 이 정도일까 싶다가도

이보다 더하다는 생각을 하니 참담하다.

(내가 이려려고 대한민국 국민을 했나... 싶어 자괴감이 든다)

 

아직도 우리가 다르다고 생각해?

막아서는 질문 앞에 대답할 말이... 없다.

다르다고 간절히 말하고 싶지만

정말 다른건지는...

모르겠다.

 

나라는 베헤모스.

너라는 베헤모스.

그래서 다시 하나가 되는 거대한 베헤모스.

 

 

* 배우들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2. 24. 08:16

 

<광염 소나타>

 

일시 : 2017.02.14 ~ 2017.02.28.

장소 : 아트원씨어터 1관

작가 : 정민아, 다미로

작곡, 음악감독 : 다미로 

연출 : 손효원

출연 : 성두섭 (J), 김경수 (S), 이선근 (K)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하하하.

또 다시 김경수다.

실제로 이 뮤지컬을 예매한 이유도 배우 김경수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작품이 HJ 컬쳐 제작이라고 생각했을까?

<파리넬리>, <라흐마니노프>의 여파다.

재관림 할인으로 HJ 티켓을 챙겨가는 바람에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할인을 못받고 차액을 결제하는 우를 범했다.

(무려 20%로 12,000원이나....)

누굴 탓하나. 내 탓인데.. 하하하!

 

본의 아니게 두루두루 <라흐마니노프>와 비교하게 되는데

스토리와 연출은 <라흐마니노프>가,

음악과 무대는 <광염 소나타> 쪽이 훨씬 좋았다.

연기적인 부분은,

김경수 > 성두섭 > 이선근 순이었고 역시나 김경수의 연기는 탁월했다.

혹여 <라흐마니노프>와 유사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기우더라.

나레이션이자 등장인물인 두 가지 역할에 대한 균형을 정확히 잡고 끌고갔다.

K 이선근의 연기가 살짝 부담스러웠던걸 빼면

배우들의 연기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압박하고 죄여오는 강도가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강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작품 속에 나오는 단어 "베클렘트(Beklemmt : 죄다, 압박하다, 괴롭히다)" 처럼.

 

"예술적 영감"을 위해서 살인까지 불사하는 J.

그걸 부추키는 K.

K는 J에게 말한다.

"어떤 대가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죽음과 담보로 한 예술.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리스의 세기의 거래는 이 작품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위대한 괴테는 앞으로도 그 위대함의 빛이 꺼지지 않으리라...)

결론은 결국 "S"다.

"사람"이 없는 "예술"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진실.

 

감동과 감탄은 다르다.

기교와 공감이 다르듯.

Beklemmt... Beklemmt... Beklemmt...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2. 23. 08:10

 

<어쩌면 해피엔딩>

 

일시 : 2016.12.20 ~ 2017.03.05.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작,작사 : 박천휴

작,작곡 : 윌 애런슨 (Will Aronson)

음악감독 : 주소연

연출 : 김동연

출연 : 김재범, 정문성, 정욱진 (올리버) / 전미도, 이지숙, 최수진 (클레어) / 고훈정, 성종완 (제임스)

제작 : 대명문화공장, 네오프로덕션

 

구석구석 빈틈없이 상처받는 나날들이었다.

바닥 저 아래까지 가라앉은 기분은 그 무엇으로도 나아지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랑스런 로봇을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인간을 도와주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이 로봇들이 나를 완전히 사로 잡았다.

이런 헬퍼봇이

내 옆에서 평생 같이 있어주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 이 세상이 훨씬 더 수월하고 편했을텐데....

 

처음엔 분명 한없이 따뜻하고 유쾌하게 보고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감정이 무더기로 허물어진다.

올리버처럼 감춰진 슬픔 한자락이 내 가슴 속에도 그대로 남겨졌다.

전미도 클레어는 왜 이렇게 끝까지 사랑스러워서 가슴을 무너지게 하는지...

화분과 방(room)조차도 친구로 만드는 올리버의 순수함은

어리숙함이 아니라 선함이다.

 

그렇다면 클레어는 정말 저장된 기억을 지웠을까?

나는 아닐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들의 관계는 아마도 도돌임표처럼 끝나지 않을 것이다.

클레어는 올리버의 기억이 지워졌을거라 믿고

올리버는 클레어의 기억이 지워졌을거라고 믿고...

그리고 서로 그렇게 믿고 있다는 걸 알고 최대한 모른척 하면서 그렇게...

진실을 알지만 진실을 꺼낼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올리버와 클레어가 함께 하는 순간이 정확히 그렇다.

처음이지만 처음이 될 수 없고,

끝이지만 결코 끝이 날 수 없는 올리버와 클레어.

누군가 작동 종료가 될때까지 이 둘의 관계는 그렇게 계속 이어질거라 믿는다.

그게 그들의 "휴먼"이다.

 

* 박천휴와 윌 애런슨 콤비는

  <번지점프를 하다>에 이어 또 다시 아름답고 사랑스런 작품을 만들어냈다.

  두 사람도 <번점>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덕분에 <번점>의 흔적을 느낄 수 있어서 애뜻했다.

  비, 우산, 그리고 전미도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2. 20. 08:22

 

<라흐마니노프>

 

일시 : 2017.02.04 ~ 2017.03.12.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극본 : 김유현

작곡 : 이진욱, 김보람

음악갑독 : 이진욱

연출 : 오세혁 

출연 : 김경수, 정동화 (니콜라이 달) / 박유덕, 안재영 (라흐마니노프) / 이번재, 박지훈 (피아니스트)

        신우근, 지현호, 임수찬 (바이올린). 이승구 (비올라), 강중구 (첼로), 최승규 (데블 베이스)

제작 : HJ컬처 (주)

 

음... 내가 요즘 김경수 배우에 살짝 꽃혀서...

<라프마니노프>까지 챙겨봤다.

내가 김경수 배우를 처음 본 건 2014년 <블랙메리포핀스>의 요나스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땐 연기도, 노래도 그다지 존재감이 없었다.

그래서 이후에 다른 작품에서도 그의 출연 회차는 피해서 관람을 했었다. 

그러다 작년에 뮤지컬 <인터뷰>를 봤다.

깜작 놀랐다.

2014년에 내가 봤던 그 김경수가 정말 맞나 싶어 찾아보기까지 했다.

불과 2년이 지났을 뿐인데....

그렇게 <인터뷰>의 김경수가,

<스모크>와 <라흐마니노프> 그리고 관람예정인 <광염소나타>까지 예매하게 만들었다.

 

작품 제목이 <라흐마니노프> 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시선과 관점은 니콜라이 달에게로 향한다.

(김경수 때문이 아니라 작품 자체가 원래 그렇다)

정신분석학자 달로 분한 김경수의 딕션은 정확했고 연기도 명확했디.

개인적으로 배우가 자기가 연기하는 인물에 과도하게 빠지는걸 좋아하지 않는데

(특히 우는 장면에서 더!)

그런 점에서 김경수의 균형감은 아주 탁월했다.

그래서 후반부에 박유덕 라흐마니노프가 죽은 누나를 떠올리며 흐느끼는 장면은 좀 불편했다.

마치 자신의 트라우마를 공유해달라고 강요하는 것만 같아서...

그대도 두 배우의 케미는 참 좋더라.

잘 끌어당기고 잘 잡아당겨서 보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살짝 개인적인 욕심을 부려보면

라흐마니노프의 성격이 더 예민하거나 다크했으면 좋겠고

연주자 인원도 늘려 지금보다 더 웅장한 연주를 감상할수 있었으면 싶다.

(2인극에선 좀 과할까)

커튼콜에 연주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사운드가

내내 아쉬워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2. 15. 08:19

 

<Reply>

일시 : 2017.02.01 ~ 2017.02.05.

장소 : 대학로 TOM 1관

M C : 이이경

출연 : 정휘, 고훈정, 백형훈, 송용진, 정영주, 서범석

        리플라이 싱어즈 (홍기주, 이준혁, 이아영, 이한밀, 임찬민, 도율희, 추연성)

연출, 음악감독 : 구소영

제작 : 프로스랩

 

조광화 연출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가 5일 동안 총 6회 열렸다.

사실 6회 중 보고 싶었던 공연이 3회차나 있었는데 그야말로 자중하고 또 자중했다.

(2017년 내 공연관람 모토는 아마도... 자중?)

그 결과 선택한게 마지막날 2시 공연.

<팬텀싱어>로 요즘 핫한 배우가 된 고훈정, 백형훈, 정휘와

뮤지컬 <서편제>의 주역인 송용진, 정영주, 서범석이 출연하는 회차.

콘서트의 시작은 리플라이 싱어즈가 부른 조광화 연출 뮤지컬 넘버 메들리였다.

무대를 보다 깜짝 놀랐다.

리플라이 싱어즈에 배우 "이준혁"이 있어서...

처음엔 비슷하게 생긴 사람인가 했는데 사회자가 이름을 호명하는데 정말 이준혁이더라.

허... 이준혁 배우가 앙상블을 할 급은 아닌데....

나중에 구소영 음악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했다.

의리출연이라는걸. ^^

그리고 또 놀라웠던 거 하나!

MC가 TV연기자 "이이경"이다는거.

이 또한 본인 스스로 조광화와 구소영과의 인연을 이야기해서 이해는 됐는데 솔직히 의심의 눈초리가 가시지  않았다.

뭘 알고 진행을 하는건가 싶어서.

근데 이 녀석 참 잘하더라.

실수에 솔직했고,

자신이 못 본 작품에 대해 아는척 하지 않았고,

진행에 능숙능란한 송용진과도 유쾌한 케미를 이끌어냈다.

객석에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얼마전 복면가왕에 나와 노래 실력도 뽐냈는데 앞으로 뮤지컬 무대에서 종종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뮤지컬 데뷔는 작년에 <알타보이즈>로 이미 했으니까.)

 

Reply 콘서트를 보면서 뮤지컬 <서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애정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다시 올라오게 된다면

송용진, 이자람, 서범석, 정영주 캐스팅은 꼭 챙겨보고 싶다.

그리고 다시 공연될까 싶은 <락헴릿>도!

역시 송용진은 이런 장르의 넘버에는 최적화됐다.

제목만 알고 있었고, 넘버조차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는데

송용진이 부른 2곡만으로도 범상치 않는 작품이라는게 느껴졌다.

연륜이라는게 무시할 수 없는게.

사실 이 콘서트는 2월 19일 DCF 고훈정, 백형훈 concert를 예매하지 못해 아쉬워서 예매했던건데

서범석, 정영주, 송용진 배우에게서 받은 풍족함이 훨씬 크고 깊었다.

마지막에 조광화 연출이 무대에 나와 인사라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대로 끝을 내 많이 아쉬웠다.

 

뭐, 그래도 오랫만에 좋은 노래 잘 들었으니까 그걸로 만족 ^^

Good~~~!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2. 9. 14:45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일시 : 2017.01.18. ~ 2017.02.12.

장소 : 명동예술극장

대본, 연출 : 고선웅

출연 : 장두이(도안고), 김정호(조순), 하성광(정영), 호산(한궐), 이영석(영공), 이형훈(조씨고아, 정발) 외

제작 : 국립극단(주)

 

와... 이 연극 엄청나다.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데 소문보다 훨씬 강렬하다.

보는 내내 미쳤구나... 를 수없이 연발했다.

대본도, 연출도, 배우들도, 심지어는 관객들도 제정신은 아니지 싶다.

부퍠한 관료, 모함과 권력의 암투, 출생의 비밀, 은혜갚음, 원수를 향한 복수 그리고 용서.

작품의 표면적은 사건을 나열하면 정말 뻔하고 뻔한 내용에 불과한데

이 작품은 단 한 장면도 결코 뻔하지 않다.

심지어 소리내서 웃고 있는데 슬프다.

그것도 아주 가슴 저 밑바닥까지 울리는 슬픔이다.

웃긴데 슬프고, 슬픈데 웃긴 이야기.

대한민국과 비슷한 아이러니가 주는 무게감때문에 무심해지가 어렵다.

보는 내내 울컥울컥해서

눈을 감고 진정해야했다.

 

이 작품의 배우들은...

존재 자체로 위대하다.

스쳐지나가는 장면이 하나도 없다.

대사와 표정, 그 몸짓들이 그대로 달궈진 화인(火印)이 되어 가슴팍에 꾹꾹 찍힌다.

무대 위에서는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이어야 해서 참 힘들겠다. 저 사람들은.

뭉턱뭉턱 피흘림도 없이 살덩이가 쪼개지는 느낌이지 않을까?

나같은 사람은 초장에 나가떨어졌을텐데...

 

"나는 어떤 기억으로 후세에 전해질까?"

징글징글하게 버티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 역시 묻고 싶은 질문.

남겨질 기억이...

무섭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 25. 09:24

 

 

일시 : 2016.12.16. ~ 2017.03.05.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곡 : 허수현

안무 : 심새인

극작, 연출 : 성종완

출연 : 조풍래, 동현, 고은성 (로미오) / 양서윤, 김다혜, 전예지 (줄리엣) / 김수용, 김종구 (티볼트)

        박한근, 이용규 (머큐소) / 이훈진, 이선근 (로렌스) / 한서윤, 박재은 (소피아) 외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첫 장면이 주는 임펙트가 제법 강렬했다.

게다가 안무와 무대, 조명, 음악, 음향까지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스토리도 공상만화스럽긴 했지만 세익스피어의 고전에 대한 색다른 시도라 신선했다.

기본기 탄탄한 박한근, 김수용, 고은성의 활약도 만족스러워

어... 이 작품 생각보다 괜찮은데....

하며 흐뭇해하고 있었다.

전예지 줄리엣의 첫넘버를 듣기 전까지는...

깜짝 놀랐다.

이건 재앙이다.

저 실력으로 무대에 선 무모함을 칭찬이라도 해야 하는걸까?

건강상의 문제라고 하기엔 너무 심하다.

집중해서 보고 있다가도 전예지 줄리엣이 노래를 시작하면 한숨부터 나왔다.

앞으로 뮤지컬 배우를 계속 하겠다면 

주인공에 대한 욕심 다 버리고 앙상블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아직 한참 어리니까 지금부터 기본기를 다져도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뎔릴테니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더이상 좌절감을 안기지 말고...

이날도 인터미션때 전예지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많이 들렸다.

(내 귀만 이상했던건 아니었구나...)

잊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예매처를 들어갔더니

건강상의 문제로 전예지 배우가 하차한다는 안내문이 있더라.

미안한 말이지만 다행이다 싶었다.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요즘 <팬텀싱어>어 한창 주가가 상승 중인 고은성은

역시나 좋더라.

감정표현도, 연기도, 노래도 다.

고훈정, 고은성, 백형훈.

<팬텀싱어> 덕분에 이 좋은 배우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돼서 좋다.

역시 사람들의 눈과 귀는 크게 다르지 않는것 같다.

이 작품 역시도 팬텀싱어 출연자인 고은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 같다.

김수로의 프로듀싱 능력도 역시 무시할 수 없고.

이쯤되면 김수로가 어떤 작품을 하든 일단은 믿고 볼 수는 있겠다 싶다.

꾸준함과 강단을 이길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없는 것 같다.

 

김수로 프로젝트도,

고은성도, 

고훈정도,

백형훈도,

<팬텀싱어>도,

다 흥해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