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릴미>
일시 : 2017.02.14. ~ 2017.05.28.
장소 : 백암아트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최재웅, 정상윤, 이창용, 강필석, 정욱진, 김재범 (나 ; 네이슨)
김무열, 에녹, 송원근, 이율, 정동화, 정상윤(그 ; 리처드)
피아노 : 오성민, 이범재
제작 : 달컴퍼니
와.. 이 작품은...
정말 올인을 부르는 작품이다.
2010년 신촌에서 봤을때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최재웅, 김무열 두 사람이 또 다시 내 기억 속 레전드 쓰릴미의 순위를 뒤집었다.
그야말로 초장보다 살을 가르고 피가 튀는 혈전이다.
강약강약이 아니라 끝없는 강강강강의 연속이다.
불꽃 튀는 두 사람의 그와 나를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은데...
표가... 없다.
아마도 세상 어디에도 없을듯 싶다.
나는 내가 이 작품의 구석구석까지 다 알고 있노라 자부했는데
뜻밖에도 전혀 아니더라.
스무번 이상이나 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 보는 작품처럼 봤다.
익숙하지만 또 낯설게
수시로 훅훅 치고 들어와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익숙했던 동선도 달라졌고,
나와 그의 어투와 표정, 행동까지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대사 하나 하나의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나가 내뱉는 말 속에 숨겨져있던 명확한 복선들.
엄청나다.
최재웅도 최재웅이지만
김무열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뮤지컬, 연극 통틀어 내가 지금까지 본 김무열 작품 중에 가장 좋았고
내가 본 쓰릴미 중에서도 최고의 리처드였다.
특히 후반부 나의 배신에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연극이 아닌 실제 상황을 보는 느낌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감정 표출이 그야말로 끝장이더라.
최재웅, 김무열.
두 배우 모두 <쓰릴미>라면 이골이 났을텐데
어떻게 이런 표현과 감정전달이 가능한지 놀랍다.
게다가 이번 시즌 처음 합류한 이범재 피아니스트의 조심스러운 연주가
강강강강인 두 배우와 만나면서 극단의 효과까지 느껴졌다.
개인적으론 두루두루 놀라운 경험이었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다 안다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전혀 생각치도 못한 이면을 본 느낌.
<쓰릴미>는 역시나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