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12. 8. 08:39

<빌리 엘리어트>

 

일시 : 2017.11.28. ~ 2018.05.07.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극본 : 리 홀 (Lee Hall)

작곡 : 엘튼 존 (Elton John)

연출 : 스테판 달드리 (Stephen Daldry)

출연 : 천우진, 김현준, 성지환, 심현서, 에릭 테일러 (빌리) / 유호열, 한우종, 곽이안, 강희준 (마이클)

        김갑수, 최명경 (아버지) / 최정원, 김영주 (미세스 윌킨슨) / 박정자, 홍윤희 (할머니) / 구준모 (토니)

        석주현, 김요나, 박시연 (데비) / 백두산, 서재민, 강대규 (성인 빌리) 외

제작 : 신시컴퍼니

 

2010년 초연 이후 무려 7년이나 기다렸다.

아직은 낯설지만,

특히 대사와 가사가 너무 많이 바뀌어서 대면대면하지만,

빌리 엘리어트는 역시 진리다.

2년 동안 트레이닝을 했다는 5명의 빌리와 네 명의 마이클은 환상적이다.

그야말로 작은 거인들.

이 아이들.

심지어 떨지도 않고, 오버액팅도, 어색함도 없다.

성인 배우들의 긴장감은 느껴져도 아이들이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더라.

춤, 노래, 연기.

3시간을 끌고가는 이 아이들의 힘이라는건 정말 엄청나다.

ql록 7년의 세월이 느껴지긴 했지만

초연의 브레이스웨이트 정원령을 다시 본 것도 정말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1막의 Grandma's song의 미묘한 감성은 초연과는 차이가 좀 많이 났다.

확실히 이주실이라는 노배우의 아우라를 무시할 순 없겠구나 싶었다.

(그런 이유로 대배우 박정자 캐스팅에 기대를...)

아버지 김갑수는 아직 무대 적응이 완벽하진 않은 것 같고

2막의 노래는...

노래에 집중한 탓에 감정 전달이 충분히 되지 못해 좀 아쉬웠다.

(초연땐 조원일 배우는... 정말 가슴끝을 먹먹하게 만들었는데...)

프리뷰 기간이라 angry dance는 충분히 angry 하지 안고

electricity의 전류도 아직은 불꽃이 튀지 않지만

이렇게 빌리를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히 좋다.

 

어쩌면...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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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12. 7. 08:30

 

<빈센트 반 고흐>

 

일시 : 2017.11.04. ~ 2019.01.28.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극본 : 최유선

작곡, 음악감독 : 선우정아

연출 : 김규정

영상디자인 : 고주원 / 영상감독 : 정혜정

출연 : 박한근, 이준혁, 김경수, 조상웅 (빈센트 반 고흐) / 김태훈, 임강성, 박유덕, 유승현 (테호 반 고흐)

제작 : HJ 컬쳐

 

후후, 또 봤다.

솔직히 말하면...

뮤지컬을 보러간게 아니라 고흐의 그림을 보러 갔다는게 정확한 표현일거다.

11월 초에 이 작품을 보고 프랑스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묘하다.

단 한 번도 프랑스에 가고 싶다는 생각 안해봤는데

이 작품이 날 프랑스라는 나라를 꿈꾸게 했다.

Gogh Road.

헤이그 - 파리 - 아를- 생레미 정신병원 - 오베르쉬르우아즈.

시작과 끝은 네덜란드 고흐 박물관이면 딱일거고.

다른 곳은 몰라도 고흐가 마지막까지 살았던 오베르란 곳엔 꼭 가고 싶다.

오베르의 시청과 교회를 둘러보고,

밀밭 주변을 오랫동안 천천히 걸은 뒤

빈센트와 테호의 무덤에 노란 해바라기 한 무더기 올리고 싶다.

 

고흐는...

자신의 삶에 어떠한 확신도 갖지 않았단다.

하지만 별들의 풍경이 자신을 꿈꾸게 했다고...

그 힘으로 삶을 버텼고,

그 힘으로 그림을 그렸던 고흐.

어쩌면 정말로 아를의 뜨거운 태양이 고흐의 광증을 증폭시켰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고갱이 떠난 후 자신의 귀를 잘라냈는지도 모른다.

광증과 발작 그리고 환청.

정신병원에 가겠노라 결정한건,

그렇게해서라도 발작과 환청에 저항하고 싶었던 삶에 대한 강렬한 애착이었으리라.

가슴에 총을 맞고 집으로 돌아와 이틀을 보내면서 고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의 죽음에 자살이네 타살이네 아직까지 말이 많지만

뭐가됐든 자살같은 죽음임에는 틀림없다.

"울지마! 이게 모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야.

 슬픔은 영원히 남는거야. 난 이제 집에 가는 거라고,

 이제 모든게 끝났으면 좋겠어.... "

 

빈센트와 테호가 주고받은 편지들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마치 내가 빈센트인듯.

그리고 또 테호인듯.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2. 6. 08:32

 

<햄릿 얼라이브>

 

일시 : 2017.11.23. ~ 2018.01.28.

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원작 : 윌리엄 세익스피어 <햄릿>

작사, 각색 : 성종완, 강봉훈

작곡 : 김경욱

각색, 연출 : 아드리안 오스몬드

음악감독 : 양주인

출연 : 홍광호, 고은성 (햄릿) / 양준모, 임현수 (클로디어스) / 김선영, 문혜원 (거투루트) / 정재은(오필리어)

        황범식, 최용민 (호레이쇼) / 김보강 (레어티스), 최석준(폴로니어스) 외

제작 : CJ E&M(주)

 

세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이 창작뮤지컬로 만들어진다고 해서 기대가 컸다.

게다가 홍광호, 양준모, 김선영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니...

누구라도 다 알고는 있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해 고전(苦戰)을 면치 못한다는 고전(古典).

혹시라도 그렇게 되는건 아닌가 걱정스럽긴했다.

개인적으로 고전의 재해석 혹은 현대물로 탈바꿈을 좋아하지 않아서...

아무래도 클래식은 클래식할 때 가장 좋은것 같다.

 

각설하고,

양준모와 김선영은 기대 그 이상으로 좋았다.

정극연기도 좋았고 넘버도 과함이나 부족함 없이 정확하고 정적했다.

홍광호 햄릿과 선왕으로 분한 양준모가 함께 부르는 "복수를 해다오"는 이 작품의 백미라 할 만한데

살인, 음모, 북수를 외치는 장면은 마치 "쇼미더머니" 능가한다. 

개인적으론 홍광호보다 양준모의 포텐에 감탄했던 넘버이자 장면.

"날 용서하소서"에서의 연기와 눈빛도 엄지 척!

오필리어를 향해 도와달라며 부탁하는 장면에서 김선영 거투루트의 절절한 모성애는 너무 좋더라.

다 쏟아내지않고 꾹꾹 눌르면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모습에 역시 김선영이구나 감탄했다.

홍광호 햄릿은 노래... 두 말할 필요 없이 잘한다.

연기도...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미스터마우스>때도 느꼈던건데 바보연기는... 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햄릿은 왜 바보가 된거지? 단지 미친척 했던건 뿐인데...

로젠크랜츠와 길든스턴은 완전히 반푼이였고

레어티스의 친구들이 오필리어에게 남자를 조심하라는 장면은 고~~~대로 통째로 드러내고 싶다.
코믹도 아니고, 위트도 아니고, 난잡할 뿐이다.

이 작품이 어딘지 워크샾 공연같다는 평가가 있는데

마아도 이런 너저분하 장면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전적이던지, 현대적이던지...

스토리에 비해 너무  비장한 넘버도 어딘지 균형감을 흔든다.

아무래도 나는...

모던한 햄릿보다는 고전극의 햇릿을 더 사랑하는 모양이다.

 

고전적이거나, 현대적이거나....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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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12. 5. 08:43

 

<타이타닉>

 

일시 : 2017.11.08. ~ 2018.02.11.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작곡 : 모리 예스톤 (Maury Yeston)

대본 : 피터 스톤 (Peter Stone)

안무 : 메튜 가디너 (Matthew Gardiner) / 무대디자인 : 폴 드푸 (Paul Depoo)

연출 : 에릭 셰퍼 (Eric Schaeffer)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김용수, 왕시명, 이상욱, 조성윤, 정동화, 이준호, 권용국, 박준형, 이희정, 문종원, 김봉환, 임선애, 윤공주,

        전재홍, 임혜영, 서승원, 송원근, 이지수, 김리, 방글아, 김태문, 김가희, 노태빈, 남궁혜윤, 강동우

제작 : 오디컴퍼니 주식회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작품...

괜찮다. 잘 만들었다.

음악도, 무대도, 배우도, 연기도, 연출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결코 두 번 다시 보고 싶진 않다.

"안녕! 내 사랑, 2주 후에 만나"

이 대사부터 뭉클했는데

2막으로 갈수록 세월호 사건과 중첩되면서 견디기가 힘들었다.

도저히 거리감이라는 생기지 않아 객관화에 실패하면서 개인적으로 너무 많이 괴로웠다.

(실제로 두 눈을 질근 감아버리기까지 했다.)

모든 참사와 재난은 진정 인재일 수밖에 없다는게 참혹하다.

역사적인 첫출항에 기록적인 전설을 만든 거대한 타이타닉의 생애는 고작 5일에 불과했다.

15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은 그대로 차가운 바다 속에 수장됐고

배는 거짓말처럼 침몰됐다.

다를게... 하나도 없다.

다른게 있다면,

작품 속에서 선장은 힘없고 가난한 3등실 승객들을 버렸지만

다른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버리지 않았다는 거.

침몰하는 배 위에서 선장과 14살 승무원의 대화가 가슴에 너무 오래 남는다.

- 자네 두렵지 않나?

- 두렵습니다. 하지만 전 제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이 순간 배를 책임지는 사람은 선장이 아니라 14살 승무원이었다.

침몰하는 배를 최후까지 버티게 한 건,

선주와 선장과 설계자의 으르렁거리는 책임전가가 아니라 힘없는 승무원의 책임감이었다.

그게 위대했던거고, 그게 전설인거다.

배가 가라앉고 시작되는 산 자와 죽은 자들의 독백을 듣는건...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 이제 남은 생애동안 그 비명소리를 들으며 살아가겠죠.

지금 우리가 딱 그런 모습라는게 적막하다.

신이여.

우리를 지켜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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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11. 29. 09:22

 

<Classica>

 

일시 : 2017.11.25. PM 6:00

장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출연 : Forte Di Quattro(고훈정, 손태진, 김현수, 이벼리) / 김덕기 오케스트라

주최 : (주)아트엔아티스, 고양문화재단

 

서울에서 하는 디너쇼는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엄두도 못내고

지방콘서트는 갈 수가 없고

수원컨서트는 11월 12일에 이미 했고

12월 17일 인천 콘서트는 매진이고...

다행히 바로 전날 고양콘서트 표가 남아있길래 4층 맨 앞 좌석 하나를 급하게 예매했다.

그런데 막상 가려니...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그야말로 억수같이 퍼붇더라.

갈... 수... 있으려나....

진지하게 고민하다 그래도 포디콰의 라이브를 포기할 수 없어 공연장을 향했다.

Forte Di Quattro.

4중창의 힘.

올 해 초 1집에 이어 11월 2집 Classica가 발매됐다.

2집이 너무 빠른거 아닌가 싶었는데 음악적인 완성도도 좋고, 기획도 참신하다.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겨울연가>의 작곡가 이지수가 클래식 명곡을 새롭게 편곡했고

한글가사까지 만들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서양의 클래식곡에 한국적 가사가 겻들어지면서 궁극의 크로스오버가 탄생됐다.

실제로 콘서트도 김덕기 오케스트라가 전곡을 연주해서 풍성한 사운드를 선사했다.

그리고 기타리스트 함춘호와의 협연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아람누리극장의 음향만 좋았더라면 더없이 완벽했을텐데...

(4층에서 너무 많은걸 바란건가 싶기도 하고...)

 

결론은,

빗 속을 뚫고 가길 아주 잘했다는 거다.

아무말 대잔치 속에서도 그들 사이의 우정과 믿음이 끈끈하게 느껴져 흐뭇했다.

김현수, 손태진의 목소리에 감동했고,

김현수의 말재간에 많이 웃었고,

이벼리의 노력에 감탄했고,

고훈정의 아우름에 내내 든든했다.

오래 보고, 오래 듣고 싶은 네 명의 연주자들.

Forte Di Quattro.

 

 

Set List

 

*01. 영광의 순간(Moment of Glory) - 오케스트라 연주곡

*02. Ave Maria (카치니) 

*03. 신기루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

*04. 외길 (차이코프스키 '사계" 중 6월 뱃노래

*05. 얼음꽃 (로드리고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 2악장)

 06. 베틀노래

*07. 빛의 사랑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 - 신성한 사원에서)

-   Intermission

*08. 좋은날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 아다지오)

*09. Notte Stellata

 10. Senza Parole

 11. Luna

 12. Stella Lontana

*13. Adagio

 14. Fantasma D'Amore

 -   Encore

 15. Il Libro Dell'Amore

*16. Panis Angelicus (세자르 프랑크)

*17. Love of My Life (Queen)

*18. Heal the world (Michael Jackson)

 (*는 2집 classica 수록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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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11. 21. 08:32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일시 : 2017.10.19. ~ 2018.01.28.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극작 : 박햬림

가사 : 백석, 박해림, 채한울

작곡 : 채한울 / 음악감독 : 박지훈

연출 : 오세혁

출연 : 강필석, 김경수, 오종혁, 고상호, 진태화 (백석) / 정운선, 곽선영, 정인지, 최연우 (자야)

        윤석원, 유승현, 안재형, 김바다 (남자)

제작 : (주)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정확히 1년 만의 재관람이다.

작년 관람에서는 백석 강필석의 연기에 감탄했고

이번엔 곽선영 자야에 감동했다.

한 인터뷰에서 관객이 어떤 대사에 종점을 두고 봤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그녀가 답했다.

모든 대사 전부...라고.

실제로 곽선영은  대사 하나 하나를 몸에 새기듯이 연기했고

폭풍같은 감정들을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까지 그대로 전달하더라.

작년에 자야에 감정이입이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단번에 이입이 됐다.

자야의 몽(夢)을 누가 감히 환상(幻想)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에겐 환(幻)이 현실보다 더 실제적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생(生)이 있다는걸 나는 안다.

그래서 울컬울컥 감정이 올라왔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눈물을 쏟게 하는 최류성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도 작년에 한 번 보고 끝냈는데

이번엔 여운이 좀 깊다.

이게... 다... 곽선영 때문이다 ^^

기대했던 김경수 백석은 감정에 너무 깊게 빠져 내가 비집고 들고 갈 여백이 없어서 아쉬웠다.

<인터뷰> 이후에 김경수가 출연하는 작품은 거의 다 찾아보는데

현재까지는 <인터뷰>를 넘어서는 작품을 만나지 못해 아쉽다..

아! 백석을 머리 모양을 그대로 따라한건 정말 좋더라.

(아마도 의도한 연출이지 싶다)

윤석원은 어딘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고

"북관의 계집"은 임펙트가 많이 약했다.

두 배우와의 균형감도 살짝 어긋나는것 같고...

아무래도 초연캐스팅으로 한 번 더 보게 될 것 같다.

 

* 사실...정말 보고 싶은 캐스팅은 강필석, 곽선영, 안재형인데... 단 한 번도 없어 너무 아쉽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1. 20. 08:32

 

<칠서>

 

일시 : 2017.11.10. ~ 2019.11.17.

장소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극작 : 장성희

작곡 : 민찬홍

편곡, 음악슈터바이저 : 김성수

음악감독 : 나정윤

각색, 연출 : 노우성 

출연 : 박영수(서양갑), 정원영(허균), 박강현(광해군) 외 서울예술단 단원

제작 : 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 가무극은 극과 극이다.

이 작품도 첫공연 후 평가가 별로여서 살짝 고민을 했는데 그래도 보길 잘했다.

서울에술단의 특성보다 노우성 연출의 특성이 두드러진 작품이긴 했지만

뭐가 됐든 박영수는 서울예술단 작품을 할 때가 가장 박영수답다.

노우성 연출은...

<앤더슨가의 비밀>이 현재까지는 그의 최고의 작품이지 싶다.

그 이후의 작품들은,

뮤지컬보다는 연극적인 요소가 훨씬 많고

솔직히 말하면...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허무한 경우가 너무 많아서...

그래도 다행히 이 작품은 <페스트>보다는 괜찮았다.

워낙 기대치가 크지 않긴 했지만...

MR이 아닌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는 색다랐고

의상은 역시나 예술단답게 아름다웠다.

 

정원영은 이쯤되면 준 서울예술단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고,

박강현은 팬텀싱어의 주역답게 노래가 좋더라.

시간이 지나 연기적인 깊이가 생긴다면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허균의 누이 허초의 역의 송문선은 재앙이었고,

(1막 2막에서 서양갑과의 듀엣곡은 솔직히 답이 없더라.)

예술단 특유의 군무를 볼 수 없는 것도 많이 아쉬웠다.

힘있는 군무... 라고 쓰려다가

생각해보니 서울예술단원의 나이도 더이상 젊지 않구나...를 생각하니 이해가 된다.

김도빈, 조풍래도 예술단을 떠났고 이제 F4 중 박영수만 남았다.

솔직히 <바람의 나라>,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이 좀 걱정된다.

이러다 객원배우에 의지하는 모양새가 되는건 아닐까 싶어서...

이번에보니 고미경의 소리도 많이 약해졌던데...

아무래도 예술단에 변화가 필요하지 싶다.

 

이런 걱정들도 다 예술단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이 깊어서다.

<바람의 나라>도 다시 보고 싶고,

<윤동주, 달을 쏘다>는 계속 보고 싶은 간곡한 마음에...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1. 17. 08:50

 

<빈센트 반 고흐>

 

일시 : 2017.11.04. ~ 2019.01.28.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극본 : 최유선

작곡, 음악감독 : 선우정아

연출 : 김규정

영상디자인 : 고주원 / 영상감독 : 정혜정

출연 : 박한근, 이준혁, 김경수, 조상웅 (빈센트 반 고흐) / 김태훈, 임강성, 박유덕, 유승현 (테호 반 고흐)

제작 : HJ 컬쳐

 

내가 유럽 여행시 네덜란드 항공(KLM)을 타는 이유는 딱 하나다.

혹시나 경유시간에 고흐 박물관을 다녀올 수 있을까 싶어서...

하지만 불행히도 지금까지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여행에서 암스테르담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릴 줄 알았다면 빗 속을 뚫고서라도 다녀왔을텐데...)

그 헛헛함을 달래려고 이 뮤지컬을 보러 갔다.

(이유도 참...)

초연부터 호평을 받았고

재연에 이어 중국과 일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단다.

이번이 세번째 공연.

그런데 이 작품...

정말 잘 만들었다.

무대도, 음악도, 음향도, 영상도, 조명도, 연출력도,  스토리도, 배우들 연기까지도 모든게 다.

고흐의 마지막 대사 딱 그대로다.

"좋아. 완벽해!"

그림을 그리워하다 그 그리움을 그림으로 그린 화가 고흐.

 

 

고흐는...

행복했겠다.

그리고 그만큼 아프고 힘들었겠다.

그 마음이 느껴져 고흐의 그림 앞에선 늘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황금빛 밀밭의 색에, 반짝이는 밤하늘 별빛에, 휘몰아치는 초록의 나무에,

그 모든 감정들이 다 담겨있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더 크게 다가왔던 작품.

 

배우들의 연기는 아름다웠다.

스킬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작품과 인물에 접근하는 방식이 간곡했다.

이런 배우들을 보면...

사랑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한 발의 총성, 바람 가득한 황금빛 밀밭 위로 날아오르는 검은 까마귀.

그리고 마지막까지 무대를 가득 채운 고흐의 그림들.

가슴이 사정없이 무너졌다.

쿵.쿵.쿵...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1. 3. 08:29

 

 

<사의 찬미>

 

부제 : GloomyDay16260804

일시 : 2017.07.29. ~ 2017.10.29.

장소 :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작곡, 음악감독 : 김은영

극본, 연출 : 성종완

출연 : 정동화, 이율, 고상호 (김우진) / 최유하, 최수진, 최연우 (윤심덕) / 최재웅, 김종구, 성두섭 (한명운)

제작 : 네오프로덕션

 

사의 찬미라니...

死를 讚美해도 되는 건가??? 死가 讚美되어도 되는건가???

씁쓸하다.

죽음을, 비극을 설계하는 미스테리한 남자 한명운과

그의 타켓이 된 여자와 남자.

비단 꾸며진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의심.

나도 안다.

이 의심이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의심이라는걸.

하지만 이성과 합리성으로 이해되지 않는 죽음이 너무 많다.

오히려 객관적인 죽음의 상태보다

황당한 살이 붙여질지언정 팩션으로 남을 실종(失踪)이 간절하다.

 

아무도 날 찾지않는 곳,

아무도 날 알아보지 않는 곳, 

그 어떤 오해도, 그 어떤 편견도 없는 곳... 은

이 세상에 결코 없겠지?

그런 곳이 어딘가에 있어주기만 한다면...

나도 진심 그곳에 가고 싶다.

그런 이유로,

나는 윤심덕과 김우진이 이태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거라고

굳게 믿고 싶다.

그들의 결말은 사내의 설계한 결말과 달랐다고...

 

* 이날 공연이 막공이였던 최재웅과 이율은 불꽃이 튀었다.

  특히 40분께 이율의 노래 중간에 물어뜯듯 시작되는 최재웅의 "사의 찬미"는 압권이었다.

  휘몰아치듯 치고 들어오던 피아노 연주까지...

  이율의 "저 바다에 쓴다"는 처절했고, 최유하의 "사의 찬미"도 처연했다.

  死를 讚美 하는건 힘들고 아픈 일이겠지만,

  이 작품의 넘버는 찬미받아 마땅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0. 24. 15:08

 

<여신님이 보고계셔>

 

일시 : 2017.09.26. ~ 2018.01.21.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대본, 작사 : 한정석 

작곡 : 이선영

편곡, 음악감독 : 양주인

연출 : 박소영

출연 : 김신의, 김재범, 성두섭 (한영범) / 정휘, 서은광, 윤지온, 임진섭 (류순호) / 윤석원홍우진 (이창섭)

        김대현, 강기둥 (신석구) / 조풍래, 호효훈 (조동현) / 강성욱, 손유동 (변주화) / 최연우, 유리아 (여신)

제작 : (주)연우무대 

 

추석전 날 몰래(?) 가서 본 작품 ^^

오랫만에 보니까 더 반갑고 좋았다.

여전히 이쁘고, 아름답고, 짠하고, 슬프고, 해맑은 작품이었다.

몽니 김신의는 지금까지 한영범 연기한 배우 중 코믹요소를 최대한 자체해서 진중한 느낌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그게 참 좋았다.

그러다보니 신석구의 까불까불함이 더 돋보이면서

동네 누나와의 에피소드가 감정적으로 확 다가왔다.

(아마도 김신의는 한영범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딸들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류순호역의 정휘는 너무 천진난만해서 살짝 모자란 느낌도...

(겉모습은 정말 더없이 순수, 청순...)

홍우진은 매번 가벼운 역할 하는 것만 봤었는데 이런 역할도 참 잘 어울리는구나 의외의 발견이었고

조풍래의 활용은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이 녀석이 한영범을 했으면 무지 잘했을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 작품은 무엇보다 넘버의 힘이 아주 크다.

한정석의 가사도 좋지만 이선영 작곡자의 멜로디가 귀에 오래 남는다.

양주인의 편곡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볼 때마다 배우와 제작자의 각별한 애정이 객석에게까지도 그대로 전달된다.

비슷한 류의 <공동경비구역 JSA>, <로기수>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

흥해라. 흥해라. 더 흥해라 기원하게 하는

착하고 이쁜 작품.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