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모스트 메인>
일시 : 2013.11.11. ~ 2014.01.19.
장소 : 예술마당 4관
대본 : 존 카리아미 (John Cariani)
번역 : 이상우
연출 : 민준호
출연 : 박정민, 한슬기 / 차용학,서태영 / 윤여진, 김지현
오의식, 박민정 / 조현식, 안정윤 / 윤여진, 차용학
오의식, 서태영 / 박정민, 백은혜 / 조현식, 박민정
제작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가 모여서 2004년에 만든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올해로 벌써 10주년이 됐단다.
10주년 기념 페레이드로 신작과 기존 작품들을 공연할 예정이라는데 그 첫번째 개막작이 바로 연극 <almost main>이다.
almost... almost...
그러고보니 사는 건 항상 "almost"인 것 같다.
완벽하게 이룰 순 없지만 "거의" 그 근처에 가기 위해 하루하루를 애쓰며 사는 사람들.
그게 삶이든, 가족이든,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리고 과거의 그 혹은 그녀이든.
우리는 항상 "almost"에 주저앉고 때로는 일어선다.
절망적이면서도 딱 그만큼 희망적인 단어 almost!
좀 따뜻해지고 싶었다.
추운 겨울에 난로 앞에서 차갑어 얼어버린 손을 녹이는 그런 따스함을 느끼고 싶었다.
"almost maine"에 가면,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나면 그렇게 될거라 기대하면서.
9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연극 <Almost Maine>은
조금은 지루하고 나른했다.
이게 코믹인지, 감동인지 결정하기 애매한 에피소드도 있어 당황스러웠다.
특히 에피소드4 "Getting is back'은 개그콘서트를 보는 느낌이다.
에피소드별로 그날그날 출연 배우들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매번 신선한 공연이 보여준다는 장점은 있지만
아무래도 일관된 느낌을 전달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싶다.
변수가 참 많겠다는 걱정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그래도 에피소드와 출연 배우의 싱크로율이 잘 맞는 날을 골라서 보면 9편 모두 꽤 괜찮을 것 같긴 하다.
오늘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3편 정도
에피소드1 "Her heart"와 에피소드6 "Where it went"
그리고 에피소드8 "seeing the thing"
이 세 편은 배우들과 에피소드가 잘 맞았고 그래선지 보면서 편안하고 따뜻했다.
가장 좋았던건 "seeing the thing"
한밤중에 오래전에 헤어진 남자의 집 앞을 찾아간 여자.
담담하게 말하던 백은혜의 연기가 기억에 담긴다.
나고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결코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그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
혹 그게 너무 오래 전에 헤어져 과거의 모습이 전혀 남아있지 않는 그 사람이라고 해도.
때론 독백같은 대화가 새로운 "hope"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건 "기억"이다.
하루하루를 산다는 건,
어쩌면 기억을 하루하루 밀어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일부러 한걸음 한걸음씩 애써 멀어졌는데
에필로그의 두 연인들처럼 결국 한바퀴를 돌아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멀어지는게 사실은 가까워지는게 될수도 있다는 말.
"거의" 옳은 말이다.
"alm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