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2. 9. 09:16

      <2013.12.07.PM 7:00>                            <2013.12.08.PM 2:00>

                                                 

성두섭(Tom), 박은미 (Sara)                      한지상 (Tom), 박은미 (Sara)

김신의 (Michael), 문진아 (Narrator)           홍경수 (Micheal), 홍륜희 (Narrator)

 

Murder Ballad Poisining

이쯤되면 그냥 그렇게 불러야 할 것 같다.

올해 최대 관람직었던 <Thrill Me>는 아홉번을 봣는데

이 작품은 내년 1월가지 10번을 넘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전혀 예정에도 없던 성두섭 Tom까지 보게 됐으니...

지금껏 성두섭이 보여준 연기를 떠올려보면 Tom이 과연 어울릴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뭐지?

성두섭에게 이런 면이???

우려했던 것보다 훠~~얼~~씬 잘 어울려서 정말 놀랐다.

약각은 유약한 Tom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강하고 힘있었다.

나쁜 남자의 느낌도 들었고 공원에서 사라와 마이클과 만나는 장면은 비열하기까지 하더라.

작정하고 배역에 뛰어들었다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노래도 나쁘지 않았고 감정도 좋았다.

어쩌나...

성두섭까지 이렇게 나오면...정말 안되는데...

제일 약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세 명의 탐과 또 완전히 다른 성두섭만의 Tom을 보여줬다.

네 명의 Tom 중에서 가장 감정적이었던 Tom.

신체조건이 좋다보니 당구대와 bar에서 사라와 몸을 부딪치는 과감한 장면들이 보기가 아주 좋았다.

(그리고 머리 모양을 바뀐 건 탁월한 선택!)

 

박은미 sara.

신인이라는데 소리와 노래는 괜찮았다.

다만 아직 어린 나이라 연기적인 면에서 어설픈게 자주 보이더라.

특히 표정이 과정된 부분이 많았다.

(프랭키 장면들은 전부!)

아직 린아 sara를 못봐서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장은아 sara가 연기와 노래, 표정이나 액팅도 제일 좋았다.

 

문진아와 김신의는 pass!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점점 문진아의 시각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

문진아의 표현에는 확실한 스토리가 있고, 악섹트가 있고, 흐름이 있다.

그래선지 Tom과 Sara 보다 그녀에게 점점 더 투사되는 중이다.

김신의 마이클은 노래뿐만 아니라 이제는 표정과 연기도 너무 좋아졌다.

이젠 몽니 보컬 김신의가 아니라 정말 뮤지컬 배우가 다 됐다.

 

매번 문진아 narrator로만 봤는데 여섯번째만에 드디어 홍륜희 narrator를 봤다.

그런데 어쩌지!

아무래도 내가 문진아에 이미 익숙해져버렸나보다.

처음 본 홍륜희 narrator는 어딘지 살짝 노쇄해보이고

처음부터 노골적인 질투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뭐랄까 narrator가 아니라 그저 Tom을 사랑하는 한 명의 여자로만 보여진다고 할까?

표정과 시선도 처음부터 이미 질투에 사로잡혀 있어 당황스러웠다.

그러다보니 일종의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의 긴장감도 현저하게 떨어진라.

여자 둘의 기싸움을 보는 느낌...

(이거 엄청 무시무시한거다!)

 

한지상 Tom은 왠일인지 음을 어느 정도 맞춰서 부르더라.

그래도 어린 청년의 허세스런 느낌은 여전히 남아 있고

가끔은 Tom이 아니라 한지상의 흥이 출몰하기도 한다.

박은미 sara와의 발란스는 노래와 연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박은미가 체격이 커서 그런지 들어올리는 장면에서 유난히 힘겨워보였다. .

무대에서 실수하지 않을가봐 힘을 쓰는 게 다 보이더라.

박은미 sara는 개인적으론 김신의보다 홍경수 micheal이 

음색이나 연기면에서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홍경수 micheal은 표정과 감정연기가 점점 좋아져 이젠 쾌감이 느껴질 정도 ^^

특히나 sara에게 분노를 폭발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다.

확실히 좋은 소리와 울림이 있는 배우다.

어색하던 커틑콜도 이젠 완전히 즐기는 것 같고...

그래도 커튼콜 즐기기의 정석은 역시나 한지상!

매번 페도라까지 들고 나와서 제대로 논다.

심지어는 커튼콜 때문에 이 작품을 하는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무지 부럽다.

눈부시게 활기찬 그 에너지가!

젠장!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7. 23:43

<올모스트 메인>

일시 : 2013.11.11. ~ 2014.01.19.

장소 : 예술마당 4관

대본 : 존 카리아미 (John Cariani)

번역 : 이상우 

연출 : 민준호

출연 : 박정민, 한슬기 / 차용학,서태영 / 윤여진, 김지현

        오의식, 박민정 / 조현식, 안정윤 / 윤여진, 차용학

        오의식, 서태영 / 박정민, 백은혜 / 조현식, 박민정 

제작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가 모여서 2004년에 만든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올해로 벌써 10주년이 됐단다.

10주년 기념 페레이드로 신작과 기존 작품들을 공연할 예정이라는데 그 첫번째 개막작이 바로 연극 <almost main>이다.

almost... almost...

그러고보니 사는 건 항상 "almost"인 것 같다.

완벽하게 이룰 순 없지만 "거의" 그 근처에 가기 위해 하루하루를 애쓰며 사는 사람들.

그게 삶이든, 가족이든,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리고 과거의 그 혹은 그녀이든.

우리는 항상 "almost"에 주저앉고 때로는 일어선다.

절망적이면서도 딱 그만큼 희망적인 단어 almost!

 

좀 따뜻해지고 싶었다.

추운 겨울에 난로 앞에서 차갑어 얼어버린 손을 녹이는 그런 따스함을 느끼고 싶었다.

"almost maine"에 가면,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나면 그렇게 될거라 기대하면서.

 

9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연극 <Almost Maine>은

조금은 지루하고 나른했다.

이게 코믹인지, 감동인지 결정하기 애매한 에피소드도 있어 당황스러웠다.

특히 에피소드4 "Getting is back'은 개그콘서트를 보는 느낌이다.

에피소드별로 그날그날 출연 배우들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매번 신선한 공연이 보여준다는 장점은 있지만

아무래도 일관된 느낌을 전달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싶다.

변수가 참 많겠다는 걱정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그래도 에피소드와 출연 배우의 싱크로율이 잘 맞는 날을 골라서 보면 9편 모두 꽤 괜찮을 것 같긴 하다.

오늘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3편 정도

에피소드1 "Her heart"와 에피소드6 "Where it went"

그리고 에피소드8 "seeing the thing"

이 세 편은 배우들과 에피소드가 잘 맞았고 그래선지 보면서 편안하고 따뜻했다.

가장 좋았던건 "seeing the thing"

한밤중에 오래전에 헤어진 남자의 집 앞을 찾아간 여자.

담담하게 말하던 백은혜의 연기가 기억에 담긴다.

나고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결코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그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

혹 그게 너무 오래 전에 헤어져 과거의 모습이 전혀 남아있지 않는 그 사람이라고 해도.

때론 독백같은 대화가 새로운 "hope"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건 "기억"이다.

하루하루를 산다는 건,

어쩌면 기억을 하루하루 밀어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일부러 한걸음 한걸음씩 애써 멀어졌는데

에필로그의 두 연인들처럼 결국 한바퀴를 돌아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멀어지는게 사실은 가까워지는게 될수도 있다는 말.

"거의" 옳은 말이다.

"almost......!"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2. 6. 08:00

이스탄불 구시가지에서 살짝 외곽에 위치한 카리예 박물관.

2년 전 이곳에 들어선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건 감탄과 황홀을 넘어 온 몸을 꼼짝달짝 못하게 만드는 경외감이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무슨 일이 있어도 이곳만은 꼭 다시 가리라 작정했다.

예전에 너무 어렵게 이곳을 찾아간 기억때문에

조카들과 동생을 데리고 또 다시 헤매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숨을 쉴 수조차 없었던 경외감을 다시 한 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다행히 이번엔 아주 수월하게 찾아갔다.

에미뇌뉘에서 37E를 타고 에디르네카프에서 하차해서 길 건너에 있는 카리에 박물관을 바로 찾아서 들어갔다.

(도대체 나는 2년 전 왜 여길 그렇게 헤맸을까? 지금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카리예 박물관은 처음엔 "코라 성당"으로 불렸다.

그러다 오스만제국때 아야소피아처럼 자미로 바뀌면서 "카리예 자미"로 명칭이 바뀌었다.

미나레와 미흐랍도 그대 만들어졌단다.

"코라"이든"카리예"든 그 뜻은 전부 "교외(郊外)"를 뜻하는 그리스어와 아랍어라니

뭐 결정적으로 바뀐 건 사실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일까? 이곳의 모자이크와 프레스코화는 보전이 잘되어 있는 편이다.

"교외"라는 단어 그대로 술탄 아흐멧 중심지에서 벗어난 지형적인 요인이

비극의 참상을 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나서 자연스럽게 훼손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정교함과 크기와 섬세함이 무시무시할 정도다.

이 성화들을 자세히 보려고 한국에서 짐을 챙길 때 일부러 망원경까지 넣었었다.

이번 여행에서 내 동생이 가장 좋아했던 곳!

동생은 이곳에서 파는 도록까지 사서 지금도 시간날 때마다 펼쳐본다.

분량도 꽤 되고 영어판이긴 하지만 그림 하나하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꽤 유용한 도록이다.

(물론 사전을 곁에 두는 건 필수고!)

 

본관 정중앙의 황금색 성경을 들고 있는 예수의 모자이크.

머리쪽 황금빛 모자이크에 쓰에 있는 글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는  그리스어다.

햇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보이는 예수님의 온화함이 그대로 가슴 안으로 들어온다.

이곳은...

정말 빛의 공화국이고, 빛의 유토피아고, 빛의 현신이다.

햇빛의 이동에 따라 모자이크화도 변한다.

작은 큐빅조각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서 춤을 추는 것 같다.

경외감과 신비감이 종횡무진으로 함께 뛰어다닌다.

이곳에는 시간도, 공간도 다 사라진다.

단지 "나"와 대면하는 절대자만 있을 뿐.

 

예수의 모자이이크 왼쪽에는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는 베드로가

오른쪽에는 로마 세차례 선교여행을 했다는 사도 바울의 모자이크가 있다.

좌우에서 예수를 호위하는 느낌.

특히 사도 바울 모자이크는 햇빛을 정면으로 받고 있어서

작은 모자이크 조각 하나하나가 그대로 빛이더라.

뿜어져나오는 빛때문에 눈이 부셨다.

그대로 고해성사라고 해야 할 것 같은 심정.

모든 죄를 다 자백하고 나면 정말 내 안에 평안이 찾아와 줄 것 같아

그대로 무릎을 꿇고 싶었다.

 

이곳은 하루 온종일 있으라고 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곳.

오히려 보면 볼수록 신비감과 경외감에 말문이 막혀버리는 그런 곳이다.

침묵 속에서 그저 바라만 볼 뿐.

카리에 박물관.

그 신비한 시간과 공간 속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2. 5. 08:32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여행은 walking and walking이다.

그리고 그걸 실현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곳이 바로 터키다.

요즘 "꽃보다 누나" 덕분에 9월에 다녀온 turkey를 생생하게 떠올리는 중이다.

내가 머물렀던 곳, 내가 지나왔던 곳이 화면에 보일때마다

깊어지고 깊어지는 향수.

두번이나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화면 속 그들에게 불같은 질투를 할까?

여행이란 마을을 떠나 마을에 이르는 과정이라는데

나는 그곳에 마음까지 다 두고 와버린 모양이다.

마을과 마음이 겁도 없이 만나버려 지금 이렇게 끝없이 그리워하는 중이다.

미적거리다 아직 끝내지 못한 여행 리뷰가 이렇게 다행스러울수가...

 

톱카프 궁전은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의 정궁으로 사용돼서인지 규모가 엄청나다.

3개의 문(황제의 문, 경의의 문, 행복의 문)과 4개의 정원 모두 볼거리들로 가득하지만

개인적으로 이곳은 4개의 정원을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걷는 활홀함에 빠지게 하는 곳이다.

키 큰 사이프러스 사이로 길게 뻗어있는 길을 걷는 것도

움직이는 햇빛의 명암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보스포러스 해협 위를 지나는 배에게 시선을 던지는 것도

사실은 내 발걸음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오로지 발의 움직임에 따라 그대로 걸기만 해도 행복했던 곳.

 

2년 전 방문 때는 제1문인 "황제의 문" 위에 문구가 쓰여여있다는 걸 몰랐었다.

돌아와서도 한 참이 지난 후에 알게 됐는데  

적여 있는 글은 "메흐메트 2세가 147년 이 궁전을 완공했다"는 뜻의 이슬람어란다.

이번엔 일부러 찾아봤는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방인의 눈에는 글자인지 그림인지조차도 구분이 안된다.

(러시아어와 이슬람어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다!)

 

 

제 1문을 지나면 이레네 성당이 조금은 고적한 모습으로 햇빛 속에 서있다.

소피아 성당이 지어지기 전까지 이곳이 정교외 역할을 담당했다는데

지금은 잊혀진 역사의 한 페이지처럼 고요히 서있다.

그런데 무심한듯 웅크린 모습이 그렇게 거룩하고 웅장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귈히네 공원에서 박물관을 지나서 톰카프 궁전으로 가게 되면 

제2문으로 연결되버려 제1문과 아레네 성당은 그냥 지나치게 된다.

나오면서 봐도 되긴 한데 생각없이 다시 궐히네로 나가버리면 그냥 못보게 되니 

아예 처음부터 조금 내려와서 제1문을 시작으로 들어가길 권한다.

그리고 다시 제1문으로 나오면서 대면하게 되는 아야소피아도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술탄아흐멧 광장과 반대방향이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더라.

솔직히 고백하면 다른 건물인줄 착각했었다.

단지 바라보는 방향만 바뀐 것 뿐인데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까?

신비한 터키의 일면을 또 하나 목격했다.

 

하렘엔 일부러 조카와 동생만 들여보내고 혼자 남아 정원을 걸어다녔다.

2년 전 하렘의 기억을 떠올리면...

막혀있는 공간에서 평생을 살아야만 했던 여인들의 갑갑함과 막막함이 내 눈까지도 시리게 했었다.

walking and walking.

눈 대신 발에 길을 물어선지 2년 전에 못봤던 곳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황금지붕의 아프탈리에와 보스포러스 해협에 눈이 멀어

제 4 정원에 sofa camii가 있다는 것도 몰랐었고

(게다가 남자들이 아잔시간에 맞춰 이곳에서 절을 하더라.)

외진 구석에 elephant park란 곳도 이제서야 봤다.

물론 지금 그곳에 꼬끼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오스만 제국때는 황실에서 꼬끼리를 길렀던 모양이다.

관상용이든, 이동수단이었든.

혼자 이곳을 발견하고 얼마나 좋아했던지!

톱카프 궁전에서 하렘이나 도자기방, 보석방은 줄을 서서라도 들어가지만

자미와 코끼리 정원을 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제 4 정원은 술탄과 그의 가족만이 출입할 수 있었다는데

역시나 구석구석 보물같은 장소들이 많이 숨어있었다.

그 흔적을 야금야금 쫒아가는 재미에 흠뻑 빠져서

이곳에서 나는 잠시 앨리스가 된 것 같았다.

톱카프 궁전에 떨어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톱카프의 앨리스는 그곳이 너무나 좋아서 

   결코 떠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결말이 이랬다면 더 좋았을텐데...

시름시름..

그리움이 점점 커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4. 08:33

<Ghost>

일시 : 2013.11.24. ~ 2014.06.29.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대본 : 브루스 조엘 루빈 (Bruce Joel Rubin)

작곡 : 데이브 스튜어트 (Dave Stewart), 글렌 발라드 (Glen Ballard)

특수 효과 : 폴 키예브 (Gaul Kieve)

협력 연출 : 폴 그리핀

국내 연출 : 한진섭 

음악감독 : 박칼린

출연 : 김준현, 김우형, 주원 (샘 위트) / 아이비, 박지연 (몰리 젠슨)

        최정원, 정영주 (오다메 브라운) / 이창희, 이경수 (칼 브루너)

        성기윤(병원 유령), 박정복, 심건우 외

주최 : SBS, 신시컴퍼니 

 

페트릭 스웨이지와 데미무어 주연의 영화 <사랑과 영혼>으로 잘 알려진 <Ghost>가 드디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오랫만에 최루성 작품이 나오나 싶었는데 들리는건 전부 무대에 대한 이야기다.

마술(눈속임)과 LED를 이용한 최첨단 멀티미디어 영상을 운운하면서

"magicall"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단어까지 홍보용으로 나와서 이게 뭔가 싶었다.

무비컬은 들어봤어도 매직칼이라니....

그런데 어느새 나도 old해진 모양이다.

전면에 내세운 "화려한 무대"가 이렇게까지 부담스러운걸 보니.

누군가는 그러더라.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트릭이 다 보여서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2층 맨 앞에서 보긴 했는데 글쎄...

그다지 신기하거나 대단하다는 느낌은 솔직이 안 들었다.

뉴욕이나 라스베가스의 밤하늘을 수놓는 번쩍이는 광고 벤허를 보는듯한 느낌!

눈이 아프고 피로했다. 

 

4년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주원은 확실히 무대를 오래 쉰 게 티가 난다.

고음에서는 더 그랬지만 노래할 때 목을 잘 못쓰는 것 같고 전체적인 넘버 소화력도 좀 섭섭하더다.

그래도 TV 경력 때문인지 연기와 대사 타이밍은 아주 절묘했고

박지연 몰리와 나란히 서있을 때 비쥬얼은 영화보다 백만배 보기 좋다.

(아무래도 아이비와는 연상연하 커플의 느낌이 들어서...) 

자기를 죽인 살인범을 쫒아간 장면에서

무대 뒤 영상으로 클로즈업되던 숱한 샘.샘.샘.샘..... 샘들의 포효하는 장면은

정말 미안하지만 너무 코믹했다.

(이 영상기법은 확실히 지나치게 과했다! 동물의 왕국 사자도 아니고...)

내년 6월까지 주원이 계속 출연을 할지는 미지수지만

공연을 하면서 목이 점점 트이면 지금보다는 소리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개인적으로는 주원 샘은 박지연 몰리보다 정영주 오다메와의 케미가 환상적이었다.

서로 어찌나 쫀쫀하게 대사를 주고 받던지 밀당(?)의 진수를 보는 느낌이었다.    

 

몰리 박지연.

아주 사랑스럽고 귀엽고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몰리였다.

곡 소화력도 괜찮았고 연기도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듀엣곡보다 솔로곡이 더 좋더라.

편지장면의  "With you"는 감정도 정말 좋았고!

이창희 칼은 후반부에서 조금 더 비열하고 강한 모습이었으면 훨신 좋았을 것 같다.

(이 역을 에녹이 했으면 어땠을까 잠깐 생각했다.)

 

정영주 오다메.

이 작품은 단언컨데 "정영주" 오다메를 위한 작품이다.

잘할거라고는 충분히 예상했는데 이건 완전히 무대를 휘어잡는다.

무대장악력, 관객장악력 둘 다 환상적이다.

"빌리 엘리엣"에 이어 그녀가 나의 재관람 의욕을 또 다시 부추키고 있다.

(그래도 6월까지니까 천천히...)

 

오피스룩을 입은 앙상블들의 댄스는 셔플댄스 혹은 6,70년대 클럽 댄스를 떠올리게 해서

최첨단의 무대 기술과 어딘지 좀 언발란스한 매칭이란 생각이 들더라.

전철장면은 도대체  어쩧게 한거지 싶을 정도로 신기했지만

마지막 샘이 사라지는 장면을 비롯한 몇몇 3D 장면은 살짝 웃음이 났다.

조명 아주 좋았고!

넘버는 가사를 너무 빡빡하게 밀어넣은 느낌이 들었고

지하철 유령의 랩 "Focus"는... 좀 난감했다.

그래도 숨은 그림 찾기처럼 다양한 버전의 "Unchained Melody"를 찾는 재미는 제법 솔솔하더라.

개인적으론 환상적인 작품이란 광고는 좀 과장된 것 같고

보는 재미보다는 듣는 재미, 느끼는 재미가 훨씬 더 컸던 작품이었다.

당장은 아니지만 한번쯤은 더 보게 될 것 같다.

그때는 꼭 김준현 샘으로...

 

 

<Ghost OST>

 

Overture

Heare Right Now

Unchained Melody

More

Three Little Words

Sam's Murder

Ball Of Wax

I Can't Breathe

Are You A Believer?

With you

Suspend My Deibelief / I Had A Life

Rain / Hold On

Life Turns On A Dime

Focus

Talkin' About A Miracle

Nothing Stops Another Day

I'm Outta Here

Unchained Melody (Dance) / The Love Inside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3. 09:43

<Murder Ballad>

일시 : 2013.11.05. ~ 2014.01.26.

장소 : 롯데카드 아트센터

작사 : 줄리아 조단(Juila Jordan)

작곡 : 줄리아나 내쉬 (Juliana Nash)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원미솔

안무 : 정헌재

출연 : 최재웅, 강태을, 한지상, 성두섭(Tom) 

        임정희, 장은아, 린아, 박은미 (Sara)

        홍경수, 김신의 (Michael) / 홍륜희, 문진아 (Narrator)

프로듀서 : 김수로

협력 프로듀서 : 최진, 임동균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쇼플레이

 

<Murder Ballad> 네번재 관람이자 stage석 두번째 관람.

임정희 사라는 한지상 탐과는 연상연하의 느낌이더니

최재웅 탐과는 음색도 연기도 잘 어울렸다.

여전엔 뒷자리 stage석에서 무대를 보다가 오십견이 동반됐는데

무대 오른쪽 side석은 그래도 시야장애가 없어서 아주 좋았다.

음향은 떨어긴 하지만 현장감 하나늕 정말 끝내주더라.

게다가 배우들이(특히 탐이) 등퇴장하는 입구 쪽이라서

최재웅 탐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 건 확실히 행운이다.

그 표정과 감정이라니!

 

문진아 나레이터는 점점 더 물이 오르는 것 같고.

그래선지 나 역시도 점점 더 나레이터 입장에 몰두하면서 극을 보게 된다.

몰랐는데 첫곡 "murdur ballad"도 단순한 프롤로그가 아니라

탐을 향한 일종의 세레나데이자 고백, 원망의 노래라는 것도 이해했다.

홍경수 마이클은 이런 역할이 처음인지라 아무래도 살짝 어색했는데

이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자상한 남자에게 분노로 폭발하는 장면은 J&H를 떠올릴 정도로 극단적이라 놀랐다.

스스로의 틀을 깨고 새로운 작품과 배역에 익숙해져가는 모습을 보는게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다.

너무 한가지 이미지로만 굳어 있어서 배우로서 운신의 폭이 좁았다.

어떤 면에서는 본인의 역량보다 평가를 덜 받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그의 스펙트럼도 넓어졌으면 좋겠다.

소리나 울림은 워낙에 좋은 배우니까...

 

임정희 사라.

한지상 탐과는 노래도, 연기도 살짝 어색해서 재관람은 피해야지 생각했는데

최재웅과는 느낌이 아주 좋다.

노래도 막혀있지 않았고

연기적인 것도 두 사람의 발란스가 아주 잘 맞더다.

마이클도 김신의 보다는 홍경수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고.

 

최재웅 탐!

확실히 최재웅은 이런 류의 작품과 배역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군더더기 없이 feel을 제대로 끌고 가면서 연기적인 표현에선 결코 넘침이 없다.

특히 노래할 때 눈빛은 정말 압권이다

지금까지 세 명의 탐을 봤는데

(성두섭 탐은... 현재까지는 볼 계획이 없어서...)

한지상 탐은 약간 허세가 있는 젊은 청년의 느낌이고

강태을 탐은 퇴폐적이면서도 자극적인 느낌.

최재웅 탐은 사이코틱한 중독자의 느낌이다.

개인적으론 최재웅 탐이 제일 맘에 든다.

그래서 아마도 최재웅 탐과 박은미 사라, 최재웅 탐에 린아 사라까지도 찾아서 보게 될 것 같다.

 

이 작품...

막장의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중독성있다.

사라와 탐처럼 너무 깊게 들어온다.

아무래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그럴 수 있다면!

Posted by Book끄-Book끄
카테고리 없음2013. 12. 2. 08:42

01. <더블 side A, B> - 박민규

03. <최소한의 사랑> - 정경린

04. <새의 말을 듣다> - 윤후명 

05. <무기질 청년> - 김원우

06. <왕을 찾아서> - 성석제

07. <펭귄뉴스> - 김중혁 

08. <미스터 모노레일> - 김중혁  

09. <제 3 인류 1,2> - 베르나르 베르베르    

11. <허균, 최후의 19일 상, 하> - 김탁환  

13. <대장경> - 조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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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권의 책을 읽고 14편의 공연을 봤다.

아무래도 이 고민이 오래 갈 것 같다.

피하기 위해, 생각하지 않기 위해 보는 것에 점점 더 과하게 몰두하고 있다.

"그만 멈춰!"

어느날 내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되는 날이 와줬으면 좋겠는데...

 

일주일 전에 계단에서 넘어졌다.

아주 많이 심하게...

양쪽 무릎은 물론이나 아직까지도 온몸 구석구석이 멍투성이다.

걷는 게 지금도 조금 불안하고 계단을 내려가는 건 완전히 노인네다.

난간 손잡이를 꼭 잡고 한계단 한계단을 힘겹게 내려가고 있다.

행여 눈이라도 올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 서울엔 눈이 안왔다.

이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벌써 12월이다.

엄마, 아빠의 생신도 있고

여기저기 송년회 모임도 있어서

몸과 마음이 어쩔 수 없이 바빠진다.

한 며칠 아무것도 안하고 동그랗게 뭉쳐있고 싶다는 바람이 간절해진다.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open ticket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동료가 아주 많이 부럽다.

올라오는 사진 속 모습을 보면 표정이 아주 평화롭고 여유롭다.

그냥 모든 게 부럽다.

 

다 잊고, 다 버리고, 다 두고

떠나고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